국내서도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급부상

데이터센터 최대 난제 해결...서버, 장비, 비전도성 냉각액에 담가 기존 공랭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성 높고, 소음도 거의 없어 미루웨어-SK엔무브, LG유플러스-GST, 현대오일뱅크, '일렉트로세이프' 등

2024-12-23     정한빈 기자
미루웨어 액침냉각 테스트 (제공 : 미루웨어)

[애플경제 정한빈 기자] 데이터 센터가 급증하면서 고난도 연산과 컴퓨팅으로 인한 열 냉각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전력 등 에너지 과다 소모가 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국내 산업계에서도 기존의 공랭 방식이 아닌, ‘액체냉각(Liquid Cooling)’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엔 액체에 아예 장비를 담궈버리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액침냉각은 서버와 전자 장비를 비전도성 냉각액에 완전히 담가 열을 직접 액체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랭(Air Cooling) 방식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고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탄소 배출 절감 효과도 뛰어나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LG유플러스, SK엔무브, 현대오일뱅크 등 대기업들이 관련 전문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과 협업, 이를 적극 구현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루웨어-SK엔무브, 액침냉각 안정화 테스트 돌입

AI 및 HPC 전문기업 미루웨어는 SK엔무브와 함께 23일 액침냉각 안정화 테스트 진행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스트에는 기가바이트 R283-ZF0-IAL1 서버가 사용되었으며 이 서버는 액침냉각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제품으로 AMD EPYC™ 9004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다.

미루웨어는 국내에서 서버 기반 기가바이트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SK엔무브는 2022년 국내 최초로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 개발에 성공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제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정훈 미루웨어 대표는 “기가컴퓨팅과 SK엔무브와의 협력은 AI 데이터센터 혁신의 시작으로 액침냉각 방식을 강화해 AI 솔루션 발전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는 부분으로 액침냉각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GST, AIDC 혁신 위한 협력 체결

LG유플러스는 AI 데이터센터(AIDC) 시장 선점을 목표로 GST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LG유플러스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평촌2센터’에서 액침냉각 기술 검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술 도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GST는 국내 유일의 액침냉각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공랭 방식 대비 약 50%의 에너지 사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술 검증 후 맞춤형 운영·관리 시스템 개발을 통해 B2B 고객의 요구사항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안형균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그룹장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에 차세대 냉각 기술이 더해져 AIDC 선도 사업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B2B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IDC 안정성 및 효율성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 냉각유 테스트 (제공 : 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 글로벌 인증 획득으로 시장 경쟁력 강화

HD현대오일뱅크는 자사가 개발한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가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Green Revolution Cooling)로부터 ‘일렉트로세이프(Electrosafe)’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인증은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 있는 지표로 HD현대오일뱅크의 냉각유가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의 안전성과 성능을 입증받았다.

GRC는 미국 국방부, 국가안보국(NSA), 인텔 등과 협력해 액침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인증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과 국내 데이터센터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000억 원에서 2040년 약 42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침냉각은 기존 냉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 미루웨어-SK엔무브, LG유플러스-GST, HD현대오일뱅크-GRC 등 다양한 기업들이 협력과 기술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액침냉각이 향후 데이터센터 산업의 표준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기술 검증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액침냉각은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필수 기술로 자리 잡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