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틱톡’ 퇴출 한 달 전…퇴출 둘러싼 논쟁 재점화

바이트댄스 매각 조건 미국 내 금지법, 틱톡 법적 이의 제기 등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즈, 페북 등 퇴출 후 대안 매체? “크리에이티브 경제 가장 큰 타격”…크리에이터, 다른 피난처로 이동

2024-12-17     이지향 기자
틱톡. (사진=로이터)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미국 내 틱톡이 운명의 날을 한 달 남겨놓고 있다. 연방의회가 틱톡의 퇴출 시한으로 설정한 날인 1월 19일이 가까워오면서 다시금 이는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미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틱톡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고, 틱톡도 16일 대법원에 매각조건부 퇴출을 규정한 법률의 효력을 중지시켜 달라고 청원했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틱톡은 미국에서만 무려 1억 7천만 명의 사용자가 있고,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만약 틱톡이 미국 내에서 금지되면 어떻게 될까. 유뷰트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즈 등이 틱톡의 자라를 대신 할까. 틱톡이 미국에서 금지되면 결국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벌써부터 틱톡 퇴출 이후를 가정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크리에이터들 가장 큰 타격

크리에이터와 기업들에게 틱톡은 단순한 소셜 미디어 앱 그 이상이다. 크리에이터 시장은 물론,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크리에이터 상당수가 폐쇄되는 등 가장 큰 영향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널을 다양화하지 않은 크리에이터도 큰 타격을 입는다.

전 세계적으로 2,5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크리에이터 경제는 2027년까지 4,8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틱톡 퇴출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인해 큰 혼란에 처하고 있다. 틱톡이 폐쇄될 경우 그로부터 한 달이면 미국 내 중소기업과 크리에이터 수익을 합해 13억 달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틱톡도 이 점을 겨냥, 중소기업에게 끼칠 타격을 강조하며,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해온 틱톡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전자 상거래 채널을 통해서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소비자와 연결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틱톡이 폐쇄되면 수백만 개의 중소기업은 다른 대안을 빨리 찾지 않는 한 사업을 그만둘 수 밖에 없다”고까지 한다.

틱톡은 단순한 소셜 미디어가 아니란 얘기다. 틱톡의 한 관계자는 ‘포브스’에 “틱톡에서 사업과 커뮤니티를 구축한 수백만 명의 미국인과 관련된 사건”이라며 “인스타그램 릴즈와 유튜브 쇼츠가 대체 수단일 수 있지만, 과연 미국의 크리에이터와 중소기업들의 사업이 종전과 같은 활력과 추진력을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틱톡 퇴출은 산업계가 소셜 미디어 전략에 일대 전환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브랜드 전문가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을 대상으로 일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 변경과 관계없이 고객과 직접 연락을 유지할 수 있는 이메일 목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커뮤니티를 구출할 필요가 있다.

틱톡 CEO 슈지츄가 미 하원 청문회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포브스)

VPN 통해 비공식 접속도 예상

틱톡이 미국에서 철수하면 사용자들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다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전할 수 밖에 없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 페북 등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 콘텐츠 제작자들을 대거 흡수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틱톡 콘텐츠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쉽게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제작자들로선 팔로우들을 잃지 않기 위해 신속히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

틱톡이 없어져도 콘텐츠 소비자들은 사라지지 않으므로 청중들은 가장 많은 콘텐츠가 유통되는 곳으로 이동한다. 현재로선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 릴즈가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눈길을 끄는 것은 다소 위험하긴 하지만 VPN을 통해 틱톡에 접속하는 사용자들도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VPN을 사용하면 미국에서 차단된 경우에도 사용자가 틱톡에 액세스할 수 있다”고 밝혔다.

VPN은 IP 주소를 가리고 다른 지역을 통해 트래픽을 라우팅, 틱톡에 계속 접속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면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틱톡 문제는 데이터 주권, 디지털 권리 및 국가 안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이로 인해 데이터 보호법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캐나다, 영국, EU 등도 미국의 퇴출 조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를 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아가서 틱톡 금지는 기술 생태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한 중국과 기술 분야에서 더욱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크다. 틱톡 금지는 미국 내에서 외국 소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어떻게 취급될지에 대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틱톡을 금지해도 국가 안보나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지금으로서는 틱톡의 운명은 불확실하다. 그러나 플랫폼 거버넌스, 데이터 주권, 인터넷 경제의 전망 등에 대한 논의가 새삼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