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팻 겔싱어 전격 사임
인텔 부진 만회 역부족?, 퀄컴 인수 계획 차질도 원인 거액 부채, 당국 규제로 인수 좌절…파운드리 전략 혼선 불가피 2명 임시 공동 CEO 중 “MJ 홀토스, 광범위한 권한, ‘실세’”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인텔 CEO 팻 겔싱어가 전격 사임했다. 당분간 이 회사의 파운드리 전략이 혼돈 상황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엔비디아, AMD, 퀄퀌, Arm 등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진 경쟁력을 회복시키려 애를 써온 겔싱어의 사임으로 인해 이 회사는 더욱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겔싱어는 특히 이 회사 파운드리 전략의 설계자인 만큼 이같은 우려가 더욱 팽배해진 상황이다.
한국시각으로 2일 저녁 갑작스런 이같은 소식을 외신들은 일제히 비중있게 다뤘다. 겔싱어의 사임 소식과 함께 인텔은 당분간 그의 자리를 잇기 위해 데이빗 진스너와 마이클 존스턴 홀토스 등 2명을 임시 공동 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진스너는 전무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이고 MJ 홀토스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CG), 데이터 센터 및 AI 그룹(DCAI), 네트워크 및 에지 그룹(NEX)을 망라한 CEO라는 새로운 직위에 임명되었다”면서 “인텔 이사회의 독립 의장인 프랭크 이어리는 이런 전환기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임시 임원 의장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회사측은 또한 “(겔싱어가 이끌던) 파운드리 경영 시스템은 당분간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조직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편, 당사자인 겔싱어는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순간”이라고 사임의 변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텔은 제 직장 생활의 대부분을 제 삶과도 같았다. 그러므로 우리가 함께 이룬 모든 것을 새삼 자랑스럽게 돌아볼 수도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의 전격 사임은 애초 인텔을 인수하려했던 퀄컴이 당국의 규제로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데 따른 후유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텔의 재기를 위해 퀄컴 인수 협상을 이끌었던 겔싱어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후문이다. 앞서 퀄컴의 인수 계획은 500억 달러에 달하는 인텔의 부채와, 규제 당국의 독점 금지 조치 우려로 인해 사실상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인텔은 최근 ‘CHIPS’법에 따라 78억 6,000만 달러의 연방 보조금을 확보했다. 이 보조금은 인텔의 생산 능력 확장과 애리조나, 뉴멕시코, 오하이오, 오리건의 사이트에 고급 패키징 장치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회사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겔싱어의 갑작스런 사임은 업계에 큰 충격파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