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빅3’ 독점 탈피?…인도, ‘클라우드 주권’ 주목
‘오픈 클라우드 컴퓨팅’ 프로젝트로 자국 CSP 중심 전환 시도 오픈 프로토콜과 표준 정착, 손쉽게 ‘빅3’ 외 CSP 갈아탈 수 있게 ‘엣지컴퓨팅과 IoT 통합, 에너지 효율, 데이터보호’ 등 숙제도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AWS,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GC) 등 글로벌 CSP가 세계 클라우드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소브린AI와 함께 ‘클라우드 주권’이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빅테크 CSP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국 실정에 맞고, 스스로 통제 가능한 자국산 클라우드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최근 그런 점에서 인도가 특히 눈길을 끈다. 가까운 미래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인도에선 이런 시각에서 클라우드 주권을 강력히 실혆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이에 관해 최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에 관련 연구보고서를 게재한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글로벌 CSP가) 대형 기업이나, 빠르게 확장하고자 하는 서비스에는 더 적합할지라도 스타트업이나 소기업, 또는 학생에게 반드시 잘 맞는 것도 아니고 가격도 비싸다는게 인도 당국과 산업계의 판단”이라고 그 배경을 전했다. 또한 “헬스케어나 금융과 같이 보안을 이유로 자기들의 데이터를 자국에 더 가깝게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국 데이터는 국내에 보관해야” 원칙
그에 따르면 인도의 비영리 단체인 ‘People+ai’가 이런 움직임을 견인하고 있다. 이 단체는 기존 ‘빅3’ 글로벌 CSP 외에도 크고 작은 모든 클라우드 업체들을 망라, 소개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OCC(Open Cloud Compute)’다. 이는 모든 CSP가 “오픈 프로토콜과 표준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다시 말해 어떤 클라우드 아키텍처이든, 필요할 경우 언제든 쉽게 다른 클라우드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미국에 본거지를 둔 ‘빅3’ CSP의 독점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는 얘기다. OCC는 이를 두고 ‘DPI(디지털 퍼블릭 인프라) 방식’으로 부르고 있다.
이를 위해 ‘People+ai’는 웹사이트에 몇 가지 원칙을 공표하고 있다. 즉, 프로젝트 업데이트, 마이크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개념 등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IaaS, PaaS, SaaS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 사용자를 위한 검색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공개하고 있다. ‘Beckn 프로토콜’, 즉 분산형 P투P 거래 네트워크 등과 같은 상호 운용이 가능한 API 세트도 규정하고 있다. 즉 상업적 또는 비상업적 거래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기본 구성요소를 파악하고 실행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취지다. 또한 “검증할 수 있는 자격증명, 등록부를 통한 신뢰 구축”을 강조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CSP의 카테고리 중 하나로서 ‘마이크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재정적, 기술적, 인프라 정책 및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또한 “사용자와 기업이 자신의 특정 컴퓨팅 요구 사항에 따라 손쉽게 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위해 CCC는 ▲표준 인터페이스 세트로 된 마켓플레이스 ▲ CNCF(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파운데이션)과 같은 파운데이션 기반의 오픈 소스 생태계 활용 방안 ▲클라우드 서비스의 코로케이션을 위한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파크를 만드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OCC 네트워크는 2024년 상반기에 이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두 가지 목표를 실행했다는 설명이다. 즉, OCC 네트워크의 강력한 비즈니스 사례를 구축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OCC 제공자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술 아키텍처를 디자인했다.
표준 인터페이스, CNCF,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파크 등
OCC 프로젝트는 현재 대부분 자원봉사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미 여러 데이터센터 공급업체에 가입하고, 그들이 공급해야 할 항목을 집계하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하면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클라우드 공급업체를 한층 자유롭고 원활하게 선택할 수 있다. 지금의 ‘빅3’ 독점체제와 같은 클라우드 업체 간의 ‘장벽’이 없어진 셈이다.
다이어그램에서 항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세부 사항을 사용자들은 쉽게 알 수 없다. 그러나 OCC는 최근 사용자가 이를 파악하거나, 요구사항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소스 코딩 모델’을 미세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특히 저렴한 비용의 인도 CSP가 AWS에 비해서도 그다지 경쟁력이 뒤지지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OCC 프로젝트의 다음 목표는 좀더 거창하다. 오픈 소스 프로토콜과 표준을 사용, 클라우드 플랫폼끼리 데이터나 아키텍처를 상호 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결과 궁극적으론 사용자가 원하는대포 CSP를 갈아타거나, 동시에 여러 CSP를 통해 작업 부하를 분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오픈 애플리케이션 모델을 비롯, 오픈 서비스 브로커,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CNCF) 같은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나아가서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모든 CSP들이 OCC가 만든 표준을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이는 ‘클라우드 주권’을 꿈꾸는 모든 국가들이 참고할 만한 것들이다.
즉, 엄격해진 데이터 보호 규정이 필요하다. 그로 인해 인도의 CSP는 글로벌 기업들이 더 많은 현실에서도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 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즉 ‘빅3’가 그렇듯이 자국 CSP도 AI를 통합, 기업의 자동화와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빅3’ 못지않은 에너지 효율성을 갖추는 것도 숙제다.
특히 인도 내 CSP들도 엣지 컴퓨팅과 IoT를 통합함으로써 산업 발전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는 기존 글로벌 ‘빅3’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