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앤트로픽 연합 vs MS·오픈AI 동맹의 ‘대결’

구글 알파벳도 앤트로픽 지원, 공동의 적 ‘MS·오픈AI’에 대항 AWS, 앤트로픽 ‘클로드’ 학습·훈련 투자, ‘클라우드로 널리 배포’ MS·오픈AI 동맹에 대한 당국 규제 틈타 ‘AI 패권’에 도전

2024-11-28     전윤미 기자
아마존과 앤트로픽 동맹을 시사한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앤트로픽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몸담았다가 뛰쳐나온 오픈AI에 대해 감정이 좋을 리가 없다. 아마존의 AWS에게 ‘애저’ 클라우드의 MS 역시 영원한 숙적이다. 그런 AWS와 앤트로픽이 손을 잡고, MS와 오픈AI의 동맹에 맞서 한판 승부를 벌이기로 해 관심을 끈다. 그야말로 숙적에 대한 도전, 원한이 쌓인 친정에 대한 복수가 맞물린 셈이다.

AWS는 최근 영국의 규제당국 승인 하에 앤트로픽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을 2배 늘린 80억달러를 앤트로픽에 쏟아붓기로 했다. 애초 계획했던 금액 40억 달러에 다시 40억 달러를 추가한 것이다. 이를 통해 “AI 학습과 훈련 프로세스에서 협업을 확대, AI 개발자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 AWS 트레니움·인퍼렌시아 칩 활용

이미 그 동안 AWS는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공급업체이긴 했다. 그러나 이번엔 AI 개발 등을 위한 훈련과 학습 파트너십까지 맺게 된 것이다. 앤트로픽은 대신 AWS 트레니움(Trainium)칩과 인퍼렌시아(Inferentia)칩을 사용, 향후 기초 모델을 훈련하고 배포할 예정이다. AWS는 자사의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의 성능, 보안 기능,개인 정보 보호 기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베드록은 앤트로픽, 코히어, 메타, 미스트랄AI, 스태빌리티 AI 등의 다양한 고성능 파운데이션 모델을 단일 API를 통해 제공하는 도구다.

두 회사는 또 앤트로픽 모델에 대해 AWS 고객들이 자체 데이터로 미세 조정할 수 있는 액세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런 수준의 사용자 정의는 새로운 클로드 모델에서 일정 기간 동안 AWS 고객에게 특별히 제공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다분히 MS와 오픈AI의 막강한 동맹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MS는 오픈AI에게 무려 130억 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글로벌 AI패권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엔 미 연방 규제당국과 EU 사법기관 등으로부터 ‘반독점’ 규제를 당할 정도다. 그 바람에 양사의 거침없던 행보가 주춤한 사이에 AWS·앤트로픽 연합이 반격을 가한 것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3.5 이미지. (출처=테크레이다)

AWS CEO 맷 가먼은 테크레이다, 더 인포메이션 등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아마존 베드록’에서 고객들이 앤트로픽의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웠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존 베드록에서 앤트로픽 모델을 계속 배포하고, 대신에 맞춤형 트레니움 칩 개발을 위해 앤트로픽과 협력함으로써 고객들이 생성 AI 기술로 달성할 수 있는 영역을 계속 넓혀갈 것”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앤트로픽의 혁신 속도와 책임 있는 AI 개발에 대한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또 “올해는 클로드에게 획기적인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마존과의 협력, 특히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클로드를 수많은 최종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앤트로픽으로선 AWS 트레니움 칩을 사용, 최첨단의 AI 모델을 훈련하고 구동하고 아마존과 AWS은 그런 ‘클로드’를 자사 클라우드 고객들에게 널리 배포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다.

MS·오픈AI 동맹과 달리 규제 당국도 양사 거래 승인

앤트로픽에 대한 AWS의 대규모 투자는 오픈먀에 대한 MS의 투자액 130억 달러를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앤트로픽의 미래 성장 기반 모델 개발을 가속화하는 대신, AWS는 고객들에게 그런 최첨단의 AI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규제의 장벽을 넘어서야 했다. 지난 8월, 영국의 ‘경쟁 및 시장 당국(CMA)’이 이 거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CMA는 “양사의 투자는 앞으로 추가 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이달 들어 CMA는 “아마존과 앤트로픽의 파트너십이 영국의 '기업법'의 합병 조항에 따라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거래를 승인했다.

AWS 이미지. (출처=IT프로)

이번 AWS와 앤트로픽 연합을 촉발시킨 MS와 오픈AI 동맹의 투자 규모는 역대급이다. 당초 AWS와 구글 모두 앤트로픽에 대해 앞다퉈 투자에 나섰다. 두 회사 모두 생성 AI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었다. 두 회사 모두 앤트로픽을 MS·오픈AI동맹을 깨부술 유력한 대안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 반대편에서 MS가 오픈AI에 투자한 금액은 그야말로 천문학적 규모다. 일단 지난 1월 MS는 오픈AI에 13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2003년 한 해 동안 그 중 100억 달러가 투자되었다. 앞으로도 투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두 회사 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시도 더욱 강화되었다. 영국의 CMA,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EU 규제 기관은 모두 두 회사 간의 투자 범위에 대한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이 틈을 AWS와 앤트로픽 연합이 치고 들어온 것이다.

앤트로픽에 대한 ‘구애’에 나선 것은 AWS 뿐이 아니다. 앞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오픈AI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CMA의 승인도 받았다. 최근 파이낸셜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은 이미 10% 지분을 대가로 앤트로픽에 추가로 투자할 것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