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굳이 AI까지?…‘AI PC’ 회의론 확산
실용성, 가용성에 대한 회의 커, “예상보다 보급 속도 느려” 직장인·소비자들 ‘AI에 대한 저항’과 고가 고급제품 위주에 부담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AI PC가 널리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시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특히 PC제조업계 등은 이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거나, 심지어는 ‘가용성’ 내지 실용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을 비치기도 한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굳이 AI까지 탑재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분석기관 카날리스에 의하면 가용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내년에는 AI PC를 배송할 계획이 없다”고 한 제조업체나 유통업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카날리스의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특히 유통업계는 AI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AI PC에까지 그런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진 않고 있다.
물론 AI PC가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건 분명하다. AI 지원 PC, 즉 NPU(신경 처리 장치)와 같은 전용 AI 워크로드를 위한 칩셋이나 블록이 포함된 데스크톱 및 노트북은 지난 3분기에 49%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현재 PC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윈도우 기기는 5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일단 AI를 엄청난 PC시장의 성장 기회로 꼽고 있다.
유통업계 다수 “내년에 판매 계획 없어”
그럼에도 이들 업계의 약 3분의 1 이상은 “내년에 코파일럿 PC를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카날리스에 밝혔다. 그 중 34%는 “아마도 2025년에는 전체 기기 판매에서 AI PC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카날리스 조사에 응한 업계의 4분의 1만 “AI 지원 PC의 출시 뉴스가 소비자들의 PC 교체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으며, 11%는 “구매 계획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15% 정도는 “기기가 출시될 때까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AI 지원 PC에 대한 일반 소비자나 유통업계의 인식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는 뚜렷한 효용 가치나 가용성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유통채널이나 최종 소비자 모두에게 AI 지원 PC의 이점을 확신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함께 제조업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파일럿t+ PC와 같이 이들 AI PC는 대부분 고가의 고급제품이란 점도 걸림돌이다. 코파일럿t+ PC의 경우 최소 40개의 NPU TOPS와 다른 하드웨어 사양이 장착된 고급 제품에 해당한다. 물론 윈도우 10 지원 종료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기존 디바이스 기반의 상당 부분을 AI 지원 PC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전망도 있다.
카날리스 “업계의 각별한 홍보와 교육 등 노력 필요”
그러나 이를 위해선 PC 공급업계의 각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AI 솔루션의 일부로 AI 지원 PC를 전파하는게 우선 중요하다. 즉, 장비에 대한 인식, 그리고 교육을 통한 소비 장려 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카날리스의 주문이다.
특히 유통채널 등을 포함한 소비자와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AI 지원 PC의 이점에 대해 교육하는게 중요하다. 시장 개발을 위한 기금도 지원하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 로드맵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제공하는 교육에 투자할 필요도 있다. 특히 “기업의 경우 사내에서 이미 디바이스와 AI를 효과적으로 접목, 활용해본 경험이 있을 때 AI PC를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는 카날리스의 판단이다.
대체로 기업체 구성원들이나 일반 소비자들은 AI에 대한 저항 수준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주로 보안문제나, 윤리적 우려, 사용자와 AI 솔루션 제공자 간의 신뢰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기업은 모델 교육부터 최종 사용자 데이터에 액세스하는 방법까지 AI 제품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개인 정보 보호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카날리스는 또 “산업계나 정부, 규제 기관 등이 협력, 소비자, 기업 및 교육 환경에서 AI를 사용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것”을 권장했다. AI PC 보급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