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이냐, 추락이냐 오픈AI의 ‘갈림길’

2024-11-04     김홍기 기자
            발핼인 김홍기

오픈AI가 과연 어디로 갈까.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내부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는데다, 최고 브레인들도 줄줄이 떠나가고 있다. 이런 균열의 근본적인 원인은 CEO 샘 앨트먼의 변신 때문이다. 처음 회사를 세울 때 내세운 신념과는 달리, 오로지 이윤과 수익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게다가 그는 안전한 AI’에 앞서 초지능 AI를 목표로 한 속도전에 박차를 가하다보니, 의견이 다른 사내 인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갈등은 애초 공익법인으로 출범했던 오픈AI의 정체성에 관한 물음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양극단의 서로 다른 시각들이 엇갈리고 있다. “영리기업화를 두고 오픈AI가 갈갈이 찢기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켠에선 진정한 공익을 위해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라며, 샘 앨트먼의 영리법인 전환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시각에선 오픈AI 창립 당시의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도 거세다. 특히 영리추구를 비판하면서 창업 공신들을 비롯한 인재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면서, 창업 이래 최대의 분열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오픈AI2022년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하면서 사실상 새로 태어났다. 그저 애매 모호한 기술의, 거의 알려지지 않은 비영리 연구소에서 벗어나 세계 AI혁명의 본거지로 각인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회사가 챗GPT로 쏘아올린 생성AI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버전을 인류에게 선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영리기업 전환이라는 변수와 ‘AI 안전문제가 돌출하면서, 창업 이래 유례가 없었던 분열과 내홍,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창업 동지인 일리야 서츠케버나 존 슐만도 떠났다. 최고 기술 책임자 미라 무라티에 이르기까지 무려 20여 명의 창업멤버나 핵심 브레인들이 떠나갔다. 무라티가 회사를 떠난지 몇 시간 후 최고 연구 책임자인 밥 맥그루와 연구 부사장인 배럿 조프도 사표를 냈다. GPT를 통해 오픈AI 신화를 기록한 주역들이 거의 모두 떠난 셈이다. 이젠 오픈AI의 원래 사명(使命)공익을 위한 AI 개발을 포기한데 따른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AI 안전성을 둘러싼 임원들 간의 갈등과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샘 앨트먼을 비롯한 AI 개발 속도론자들과, 이에 맞서 AI 안전을 우선으로 한 신중론자들 간의 대립은 결국 대규모 줄 퇴사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회사를 떠난 사람들은 샘 앨트먼의 새로운 강적으로 변신했다. 오픈AI 창업에 동참했던 일리야 셔츠케버는 안전한 AI’를 내건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역시 공동 창립자인 존 슐만 역시 경쟁사인 앤트로픽에 합류했다. 앞서 떠나간 오픈AI의 브레인들 역시 퍼플렉시티나 앤트로픽 등 여러 스타트업을 창업하며, 샘 앨트먼에 도전장을 냈다. 최근에는 챗GPT보다 성능이 우수한 AI솔루션도 연달아 개발하며, 오픈AI를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변한 셈이다. 이들은 퇴사의 변을 통해 하나같이 오픈AI가 제품 배포와 안전 테스트를 서두르다보니, 안전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있다.”고 샘 앨트먼의 노선을 비판하곤 했다. 그러면서 안전하며, 인류와 공존하는 AI’를 선언하며 앨트먼을 저격하고 있다. 또한 앨트먼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인간이라며 원색적 비판도 서슴지않는다.

그러나 사내에선 앨트먼의 노선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많다. 오픈AI가 재정적인 기반을 갖추려면 영리 위주의 경영이 필요하다고들 생각한다. 반면에 창업 이후 오래도록 이 회사에 몸담아온 AI 엔지니어를 포함한 또 다른 직원들은 오픈AI의 문화를 타락시켰다고도 한다. 그들 스스로 오픈AIAI 분야의 선구자라고 자부했던 터라 큰 좌절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오픈AI측은 여전히 본사는 단 2년 만에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고급 AI 연구를 제공했으며, 그런 과정에서 성장과 적응이 필요했다면서 영리법인 전환 기조를 굽히지않고 있다.

물론 샘 앨트먼의 행보 또한 변함없다. 그 와중에 앨트먼은 65억 달러의 모금을 추진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AI가 작동할 칩과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모금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오픈AI의 갈등과 운명은 아직은 안개 속이다. 잘만 하면 다시 한번 제2GPT 신화를 기록하며 도약할 수 있다. 반면에 자칫 오늘의 오픈AI를 있게 한 동력과 내공이 약화 되면서 추락할 수도 있다. 그 결과가 어떠하든, AI산업 지평에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전 세계 IT업계가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