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링’, ‘스마트 링’ 경쟁 불붙여

삼성, ‘오우라 링’에 도전, 중국·인도 기업들도 추격 애플 개발 중단설…“삼성엔 긍정적, 오우라와 경쟁 본격화”

2024-10-21     이윤순 기자
삼성 '갤럭시 링'(왼쪽)과 오우라의 '오우라 링'. (사진=매셔블)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스마트 링을 처음 선보인 곳은 핀란드 기업 ‘오우라’다. 그 후 삼성전자 ‘갤럭시 링’이 등장하고,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콜미테크의 ‘R06’, 인도 울트라휴먼의 ‘링 에어’ 등이 뒤를 이으면서 본격적인 ‘스마트 링’ 시장이 형성,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의 강자 애플은 다수의 스마트 링 관련 제품의 특허를 출원했으나, 정작 최근엔 개발이 중단될 것이란 소식이어서 앞으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스마트 링은 손가락에 끼워서 심장박동수, 활동량, 수면 패턴 등 건강 상태 및 신체활동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손목에 차는 밴드나 워치보다 가볍고 편하며 착용 거부감도 적다. 또한 사용자가 손가락 굵기에 맞게 착용할 가능성도 크다. 그럴 경우 손가락은 미세 혈관들이 몰려있고 반지 안쪽 면 전체가 손가락을 감싸는 형태어서 헬스케어 기능도 한다. 특히 “손가락에 착용한 반지를 통해 제스처를 해석, 손동작만으로도 기기를 컨트롤하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같은 다양한 기기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제조사측의 설명이다.

삼성의 '갤럭시 링' 티타늄 실버 버전. (출처=삼성)

이 밖에도 NFC를 통한 결제 서비스, 출입문·자동차 키·각종 휴대폰·노트북 등 잠금장치 제어, 건강 모니터링, 제스처 기반 기기 제어, 보안 시스템 관리 등 혁신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이는 최초로 핀란드 기업 오우라가 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 7월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갤럭시 링(Galaxy Ring)’을 공개하며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갤럭시 링’은 24시간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수면, 활동, 수면 중 심박수와 심박 변이도 등 7가지 주요 요인을 측정,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분석한 뒤 ‘에너지 점수’를 산출한다. 또한, 손가락에 끼우는 것만으로 단순 운동과 수면을 보조하고, 피부 온도 변화를 통한 생리주기 측정, 심박수 이상 측정 등 헬스케어 기능을 할 수 있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스마트 링 시장의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갤럭시 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실상 스마트 링 시장 경쟁을 본격화시킨 것”이라는 평가도 한다.

오우라의 '오우라 링' (출처=매셔블)

중국도 뒤를 이었다. 중국 기업들은 한화 2만 원이 채 안 되는 초저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혈중 산소 측정, 수면 분석 등 헬스케어 기능과, 디바이스 제어 기술까지 구현시켰다. 이를 통해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스마트 링 제조기업 콜미테크(Colmi Tech)는 지난 6월 신제품 ‘R06’을 299위안(약 5만 7,000원)에 출시했다. 최근엔 가격을 낮춰 100위안(약 1만 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갤럭시 링’(49만 9,400원)과 비교하면 26분의 1 수준이다. 콜미테크는 중국의 웨어러블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로서 스마트 링과 스마트워치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역시 중국 샤오미의 자회사 블랙샤크는 한 번 충전으로 180일간 지속되는 ‘블랙샤크 링(BlackShark Ring)’을 지난 4월 출시했다. 가격은 599위안(약 11만 4,000원) 안팎에 불과하다. 또 다른 기업 어메이즈핏은 출시가 299.99달러(약 38만 원)짜리 스마트 링 신제품 ‘헬리오 링(Helio Ring)’을 미국에 먼저 출시했다. 그 후 7월부터 인도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판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 기업들도 기능을 고도화하고 가격을 낮추며 스마트 링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도 기업 ‘울트라휴먼’(Ultrahuman)은 심장질환·카페인 섭취량 감지가 가능한 ‘링 에어(Ring air)’를 지난 7월 출시했다. 링 에어는 불규칙하고 빠른 심박수를 유발하는 심방세동(AFib) 질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된 제품이다. 또한, 앱을 통해 햇빛을 쐬고, 운동하기 좋은 시간을 알려주거나, 비타민D와 카페인 섭취량을 추적해 적당한 양을 안내하기도 한다. 가격은 349달러 수준이다.

역시 인도의 보트(Boat)사는 ‘스마트 링 액티브 2세대(Smart Ring Active2)’를 출시했는데, 가격은 2,999루피(약 4만 7,000원) 수준이다. 이는 심박수, 수면·스트레스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갤럭시 링' 티타늄.(출처=삼성)

한편 스마트 링의 원조격인 핀란드 기업 오우라(Oura)는 심혈관 연령과 스트레스 회복력과 같은 장기적인 지표를 제공하는 ‘오우라링 4(Oura Ring 4)’를 최근 공개했다. 제품 고급화로 차별화를 기한 것이다. 오우라 링 4는 이전 모델보다 향상된 센서, 고도화된 알고리즘, 세련된 디자인, 늘어난 배터리 수명 등 고급화된 점이 특징이다.

가격은 최소 349달러이며, 월 6달러 또는 연간 70달러 서비스 구독료를 내야 한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가능하다, 특히, 알고리즘과 업데이트된 센서를 사용하는 새로운 ‘스마트 센싱(Smart Sensing)’ 플랫폼도 있다. 이는 혈액 산소 감지, 주간 및 야간 심박수 및 호흡 장애 등의 정확한 판독 값을 수집, 제공한다 .

돌출형이었던 오우라 링 3의 센서와 달리 오우라 링 4의 센서는 평면형이다. 그래서 “편안하고 매끄러운 착용감에다, 비접촉식 결제까지 가능하다”는 오우라측의 소개다.

그 동안 스마트 링 특허출원이 활발했던 애플은 개발을 중단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를 두고 애플 소식에 정통한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는 “애플은 애플워치와 스마트 링의 수요층이 겹쳐 애플워치 판매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내부 판단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또 스마트 링 시장은 상대적으로 틈새시장인데다, 시장 진입을 보장할 만큼 충분한 수요가 있는지도 불확실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의 스마트 링 개발이 생각보다 늦어지거나 백지화될 경우 갤럭시 생태계를 기반으로 세를 확산시킬 수 있는 삼성전자에겐 긍정적”이라며 “그럴 경우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자동으로 연동되고, 자체 건강 분석 앱 ‘삼성헬스’를 통해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핀란드의 오우라와의 선두 경쟁에 한층 힘이 실리면서, ‘오우라 링’에 비해 얇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장기간 착용에 더 유리하다는 장점이 부각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