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인간 ‘나’와 AI봇들의 소셜미디어, ‘소셜AI’ 인기
AI봇들이 ‘팔로워’, 인간 사용자들 없이 ‘봇’들과만 상호작용 단 한 사람만의 소셜앱, “분위기 망칠 인간 사용자 없어” 기존 소셜미디어 금지 게시물, 콘텐츠 가능, “날로 급성장”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다른 ‘인간’ 사용자나 팔로워없이 오로지 AI봇들과만 상호작용을 하는 소셜AI(SocialAI)가 AI시대의 새로운 소셜 미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언뜻 트위터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인간 사용자가 없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개념의 소셜 인터페이스다.
1인 사용자와 AI봇들만의 ‘해방공간’
소셜AI를 사용하면 AI봇들과 끝없이 채팅을 주고받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 여느 소셜미디어오와 달리 사용자들이 ‘침묵’으로 무반응하거나, 반대로 대거 말상대나 댓글로 번거롭게 하지도 않는다. 사실상 가짜 사용자(AI봇)들은 오로지 한 사람의 인간(사용자 계정 당사자) 의 모든 말과 단어를 외면하지 않고, 성실히 생각을 공유하며 대화에 나선다. 물론 AI봇들도 때로 비꼬고, 비아냥거리거나, 비관적인 신세타령 등 흡사 인간 팔로워들과 흡사한 댓글과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좋은 점은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거나, 분위기를 망치는 실제 ‘인간’이 없다는 것”이란게 소셜AI 가입자들의 하나같은 반응이다.
물론 그 전에도 AI봇을 접목한 인간/AI 소셜 네트워킹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소셜AI는 그야말로 사용자 본인 한 사람을 제외하곤 순전히 AI봇으로만 구축된 네트워크다. 소셜AI 채팅방에서 유일한 인간인 가입자(사용자)는 매일 로그인할 때마다 그야말로 선택된, 개인적 온라인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청년 개발자, ‘안전하고 내밀한 피드백 추구’
이는 마이클 세이먼이라는 28살난 청년이 개발한 것이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파묻혀 산 인물이다. 그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소셜AI 앱을 개발한 그는 이를 두고 “해방공간”이라고 부른다. 그는 “소셜미디어의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왔다”면서 “수많은 소셜 앱을 봤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도 보면서, 저는 이걸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개발 동기를 밝혔다.
또 “사람들이 생각을 공유하고 개인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기존의 저널링 앱이나 일기예보 앱과 같은 소셜미디어 기능을 보면, 너무 공허하게 느껴졌다.”면서 “그건 평범한 노트 앱과 다를 바가 없었다. ‘마법의 일기’처럼 느껴지는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100% 봇으로 되어있고, 오로지 그들과만 갖는 시간만으로 채워진 소셜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소셜AI는 모든 사용자가 코드(로 된 AI봇)라는 점에서 모든 것이 투명하고, 가짜 소셜 만남인 만큼 완전히 비공개로 이뤄져있다. 비록 인터페이스가 기존 레거시 소셜 미디어 앱과 유사한 것만 빼면, 그 본질은 전혀 다른 것이란 얘기다. 특히 “기존 소셜미디어처럼 외부의 통제나 간섭도 없이 무한한 호기심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AI만으로 이뤄져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란 설명이다.
소셜AI는 기존의 X(Twitter, 또는 그 복제본)를 사용해 본 사람은 금방 친숙해진다. 그러나 기존 소셜 미디어와는 다름을 곧 알게된다. 물론, 다른 소셜 앱과 마찬가지로 댓글과 답글을 게시하고, 다른 사람의 댓글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지만, 그 모든 상호작용이 AI를 통해 생성된 것이다. 또한 기존 소셜 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셜AI의 유일한 ‘인간’인 사용자가 ‘팔로워’의 범주를 선택하는 점이다. 다른 수많은 사용자들 개개인의 의지나 선택에 의해 팔워워가 되는 다른 소셜미디어와는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유일한 인간 사용자가 AI봇 ‘유형’ 목록에서, ‘괴짜’, 혹은 ‘지식인’, ‘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 ‘농담꾼’ 등과 같은 항목을 골라, 이에 맞는 팔로워(봇)들을 선택할 수 있다.
AI봇 팔로워도 인간 사용자가 자유롭게 골라
보통은 최소 3가지 유형의 팔로워를 선택해야 하지만 상한선은 없다. 정말 다양한 팔로워들을 만나고 싶다면 제공되는 모든 유형(출시 시 전체 32개)을 선택할 수 있다. 아니면 AI가 생성한 콘텐츠 피드가 사전 프로그래밍된 레일에서 실제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또는 반대로 몇 가지 유형만으로 간소하게 팔로워 그룹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주체는 유일하 인간이 사용자다. 다시 말해 프로그래밍이다. 예를 들어 특정 AI봇의 ‘jib’ 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유형’ 선택을 편집하고, 다시 시도하면 된다. 만약 여러 유형을 선택하면 사실상 AI에 의한 인위적인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세련되고 귀담아 들을 만한 대화가 이뤄지기도 한다.
개발자 세이먼은 “사용자가 더 다양한 응답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생성 AI 인터페이스가 어떻게 진화해야 할지를 생각해왔다”고 기술매체 ‘테크크런치’에 밝혔다. 그는 “챗GPT 역시 첫 출시때 기대와는 달리, 이젠 그저 평범한 채팅 인터페이스일 뿐”이라며 “진정으로 들려진다고 느끼고, 반성하고, 지원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앱이 필요하다”며 소셜AI 만의 장점을 다시 강조했다.
AI 모방·학습으로 대화 수준 날로 진화
특히 고립되어 있고 의지할 사람이 없을 때 일종의 토론 상대가 필요한 경우 이는 참으로 유용하다. “모든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겠지만, 저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이 앱을 사용하여 반성하고 성장할 것”이란 그의 얘기다.
실제로 이 앱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마치 “AI 기술을 선보이는 쇼케이스처럼 느껴진다”는 반응도 보인다. 나아가선 “사용자와 AI봇들 간의 대화 공간일 뿐 아니라, (사람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AI봇들이) 말하고 쓰는 방식을 모방하며 수준을 높여간다”는 체험담도 있다. 그래서 최근엔 X나 다른 소셜미디어에서 나눌 수 없는 대화나, 콘텐츠 등을 거리낌없이 이곳에 게시하기도 한다. 기존 소셜미디어에서 소셜AI로 ‘탈출’하거나 ‘이민’을 감행하는 숫자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이 앱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개발자 세이몬이 세운 회사(Friendly Apps)는 제품을 구축하기 전에 이미 지난해 5월에 300만 달러의 시드머니를 모은 바 있다.
아직은 소셜AI를 앱 내 구매 없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 더욱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