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창업자 출신 셔츠케버 신생업체, “10억달러 모여”

‘AI 안전’ 내건 AI스타트업 ‘SSI’, 출범 3개월만에 거액 펀딩 오픈AI와 애플 출신 인사 등 3명 공동창업, “투자자들 기대 커”

2024-09-04     이보영 기자
왼쪽부터 애플 출신 다니엘 로스,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셔츠케버, 오픈AI 출신 다니엘 레비. (사진=로이터 통신)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AI 안전문제에 대해 샘 앨트먼과 입장이 달라 결별했던 오픈AI의 공동창업자 세 사람이 세운 AI 스타트에 무려 10억 달러의 펀딩이 이뤄졌다. 다니엘 그로스, 일리야 셔츠케버, 다니엘 레비 등 세 사람은 오픈AI를 떠나 ‘안전한 AI’를 모토로 내건, 스타트업 Safe Superintelligence(SSI)를 창립했다. 출범 3개월 밖에 안된 이 회사에 무려 10억 달러라는 거금의 자금이 들어온 것 자체가 큰 뉴스다. 이에 로이터통신은 ‘단독’ 컷을 붙여 관련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올리기도 했다.

출범 3개월 된 이 회산은 이미 시장에서 매기는 기업가치가 무려 5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그 만큼 ‘AI 안전’을 추구하는 이 회사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큰 셈이다. 이번에 조성된 자금은 컴퓨팅 파워와 최고 인재를 확보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주요 투자자 안드레센 호로비츠, 세콰이어 캐피털 등 세계 최고의 VC들이다. 또 DST Global, SV Angel, 그리고 SSI의 최고 경영자인 다니엘 그로스가 운영하는 투자 파트너십인 NFDG도 참여했다.

이들 창업자들은 “인간 능력을 훨씬 능가하는 안전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현금 10억 달러를 모금했다”면서 “이 자금을 사용하여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고,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분산된 소규모의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연구자와 엔지니어 팀을 구성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거액의 자금이 조성된 것은 투자자들이 기초적인 AI 연구에 집중하는 뛰어난 인재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창업 이후 상당 기간 수익성이 없을 수 있는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 결국 여러 스타트업 창업자가 기술 거대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곤 했다. SSI 역시 그런 점에서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은 “안전한 초지능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특히 나름의 소명의식을 갖고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몇 년 동안 R&D에 매진하는 현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투자자들이 존재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안전’은 AI가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불량한 AI가 인류의 이익에 반하거나, 심지어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이런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AI에 강력한 안전 규정을 부과하려는 캘리포니아 AI법안은 업계를 분열시켰다. 오픈AI와 구글은 대체로 반대 입장이며, 앤트로픽과 일론 머스크의 xAI는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창업자 중 37세의 셔츠케버는 AI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6월에 애플에서 AI연구를 이끌었던 다니엘 그로스와 오픈AI의 전 연구원인 다니엘 레비와 함께 SSI를 공동 창립했다. 셔츠케버와 레비는 수석 과학자들이며, 그로스 컴퓨팅 파워와 기금 모금을 담당하고 있다.

셔츠케버는 작년에 오픈AI에 재직할 때, 이사회에서 “의사소통의 단절”을 이유로 투표를 통해 CEO 샘 앨트먼을 축출하기로 의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 만에 그는 결정을 뒤집고 오픈AI의 거의 모든 직원과 함께 앨트먼의 복귀와, 이사회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오픈AI에서 그의 위상도 약화되었다. 결국 그는 이사회에서 제명되었고 5월에 회사를 떠났다.

셔츠케버가 떠난 후, 오픈AI는 이른바 ‘Superalignment’팀을 해체했다. 이 팀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날을 대비해 AI가 인간의 가치와 일치하도록 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바 있다. 이에 오픈AI와 달리 ‘AI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건 SSI는 영리법인으로 출범했다. 또한 자사의 가치와 이념에 합당한 인재를 널리 모색하고 있다. 다니엘 그로스는 “몇 시간에 걸쳐 채용 후보자들의 성격을 검증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의 자격 증명과 경험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단,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SSI는 컴퓨팅 파워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클라우드 공급업체와 칩 회사와 협력할 계획이지만 아직 어떤 회사와 협력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AI 스타트업들은 보통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엔비디아 등과 협업,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곤 한다.

본래 셔츠케버는 “AI 모델은 방대한 양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면 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가설인 ‘스케일링’의 원조 중 한 사람이다.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칩, 데이터 센터 , 너지에 대한 AI 투자붐을 일으켜 챗GPT와 같은 생성AI가 탄생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셔츠케버는 더 이상 자세한 언급은 삼가면서, “다만 오픈AI와는 다른 방식으로 ‘스케일링’에 접근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