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도구’가 ‘개발자’ 대체?…찬․반 ‘논쟁’

개발자 ‘무용론’…“AI자동화로 코딩, 인간은 개발보다 ‘혁신’ 치중해야” 반대론자들 “코딩 자동화, 기술적 결함, 오류 위험, 검증 위한 개발자 필수”

2024-09-04     이보영 기자
사진은 'AI엑스포 2024'에 출품한 업체의 부스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AI 코딩 도구가 발전하면, 수많은 개발자들이 필요없어질까. 일부 IT업계 경영자들은 “개발자 역할이 몇 년 안에 빠르게 변하거나,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자동 코딩 도구에만 맡겨놓으면 수많은 기술적 결함과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와는 다른 의견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많다. AI코딩 도구와 개발자는 서로 대체재인가, 보완재일까. 이를 둔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코딩 자동화로 2년 내 개발자 코딩 불필요”

AI 코딩 도구가 보급되면서, 세계 각국의 개발자들은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체로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술기업 경영자들은 ‘개발자 무용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각종 언론 인터뷰나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수시로 피력하고 있다. AWS의 신임 CEO인 맷 가먼은 대표적인 자동화 코딩 전환론자로 꼽힌다. “소프트웨어 개발 풍토는 ​​앞으로 몇 년 안에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AI 프로그래밍 생태계가 빠르게 성숙하면서 2년 안에 대부분의 개발자가 코딩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일부 언론을 통해 이런 주장을 꾸준히 펴고 있다. 그러면서 “ AWS의 직원들에겐 코딩이 더 이상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기술 세트의 전부가 아니며, 오는 2025년의 개발자는 2020년의 개발자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은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역량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그 보단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실력”이라고 했다.

그는 “기술 자체는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까? 최종 사용자에게 흥미로운 것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단 맷 가먼 뿐만 아니다. 2022년 생성 AI가 등장하면서 업계 일각에선 “AI 코딩 도구의 증가로 인해 향후 수년 동안 인력 감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다.

두바이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황은 연설을 통해 “생성 AI 분야에서 이루어진 발전을 감안할 때 코딩을 배우는 것이 더 이상 야심 찬 개발자의 우선 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누구도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없는 컴퓨팅 기술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인간이며, 이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가 되는 세상이며,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의 기적”이라고 했다.

한 달 후 산호세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GTC 2024’ 행사에서 황은 다시금 자신의 그런 의견을 재확인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선 황이 ‘코딩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황은 그러나 일말의 여지는 두었다. “많은 사람이 더 이상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강력한 이해가 필요하지 않지만 인간 프로그래머의 역할은 여전히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프로그래밍이 성공한 사람이 되는 데 필수적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어한다면, 그렇게 하라. 우리는 여전히 프로그래머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침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개발자와 프로그래머들을 의식한 듯한 코멘트다.

“‘AI 코딩 도구’, 산업별 코드 구현 서툴러”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깃랩(GitLab)의 CEO인 시드 시브란지도 그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AI의 역할을 둘러싼 담론에 반발하며,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체할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잘못된 질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보단 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 팀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게 올바른 태도”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AI엑스포 코리아 2024'에 출품한 업체의 부스로서, 본문과 관련은 없음.

이 밖에도 개발자나 프로그래머를 축출하기보단, 소프트웨어 개발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AI의 힘을 적절히 활용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즉, 개발 라이프사이클의 특정 영역에서 코딩 도구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아예 개발 팀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것은 옳지않다는 주장이다.

각종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 상당수는 “코딩 어시스턴트는 실제로 테스트 사례와 코드 문서를 만드는 데 상당한 생산성 향상을 제공할 수 있다”고 동의한다. 또한 전문 개발자들도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해당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과 사례를 제공하기 위해 범용 대규모 언어 모델(AI 코딩 도구)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일반 용도의 ‘코딩 어시스턴트’가 산업별 코드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코드 생성을 검토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등 궁극적으론 코드 작업의 생산성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또 다른 기술기업들은 생성 AI 코딩 도구가 인간 작업자를 곧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추세다. 설사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더라도 인간(개발자 등)이 작업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야 할 강력한 이유가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프로그램 언어에 대한 개발자의 깊이있는 이해 중요”

그 중엔 “모델이 제공하는 코딩 답변의 정확도가 허용 오차 범위(예를 들어 98~100%)로 증가하지 않는 한, 이러한 생성AI 도구 중 어느 것도 실제 프로그래머를 대체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들은 “생성AI(코딩 도구)가 이 정도 오차 범위 안으로 개선되더라도 여전히 인간의 오감 능력은 ​​내부 위험 관리의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라며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배송과 같은 상당한 위험이 있는 활동을 포함해 독립적이고 유능한 개인이 검토하고 다시 확인해야 할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이런 주장을 펴는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젠슨 황의 “이제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다”라는 주장도 문제가 있다고 이견을 제시한다. AI 랩 전문가이자, 대학 교수인 피터 반 더 푸텐은 “AI 코딩 도구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는 데 팰요한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 개발자가 더 이상 다양한 언어에 능숙할 필요가 없다는 황의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런 주장에 따르면 숙련된 코더가 없을 경우, 기업은 자동화된 코딩 도구로 인해 발생하는 상당한 양의 ‘기술적 부채’를 지고, 수많은 잠재적 취약성에 노출될 것이란 우려다. 이들은 “AI 코딩 어시스턴트가 도메인 전문가와 같은 ‘非코더(coder)’를 위해 소프트웨어 생성을 할 수 있도록 한다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면서 “AI도구가 코드를 생성할 경우 누군가가 그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한다.

즉 “(AI 도구와 같은) 非(비)코더에게 맡기면 많은 ‘기술적 부채’가 발생하거나, 심지어는 안전하지 않거나 성능이 좋지 않거나, 작동하지 않는 소프트웨어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부작용을 강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