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회의론에 암호화폐, 엔비디아 사상 최대 ‘폭락’
비트코인, 증시 폭락 후 56,000달러 이하로 급락 1시간 만에 약 1억 달러의 청산, ‘투자자들 타격 커’ 엔비디아, ‘AI붐’ 불신으로 주가 폭락, 2,790억 달러 날아가 솔라나, 이더리움, XRP, TON 등도 모두 폭락세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AI붐에 대한 우려가 암호화폐와 주식시장에 모두 얼어붙게 했다. 비트코인은 3일(현지시각) 늦은 시간에 55,746달러까지 폭락했다가, 몇 시간 후 겨우 5만6천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6~10%대를 오르내린 변동폭이다. 가장 큰 이유는 AI붐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이에 엔비디아가 사상 초유의 폭락세를 보이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직격타를 맞았다.
나스닥 100과 S&P 500을 비롯한 미국 주식은 이날 ‘AI붐’에 대한 JP모건, 블랙록 등의 회의적 분석이 나온 직후 최대 3.5% 하락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시 아시아증시, 특히 일본의 닛케이가 엔 캐리 트레이드 가속화 등으로 개장 후 몇 시간 만에 4% 이상 하락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1시간 만에 비트코인과 각종 알트코인, 밈코인 등이 일제히 폭락하기 시작했다.
JP모건, 블랙록의 ‘AI회의론’이 불씨
이런 폭락세는 무엇보다 엔비디아가 다우 존스 산업 평균에서 유사 이래 전례가 없는 600포인트나 빠지면서, 역시 증시 역사상 볼 수 없었던 2,79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폭락을 기록하면서 시작되었다. 더욱이 엔비디아 주가는 블룸버그가 이 회사가 미 법무부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소환장을 받았다고 보도한 후 더욱 하락했다.
도미노처럼 번져간 이번 폭락 사태의 불씨는 JP모건 자산관리사와, 블랙록(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이다. 앞서 JP모건의 시장․투자전략 회장인 마이클 켐벌리스트는 “IT분야가 아닌 업종에서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지 않는 한, AI에 대한 (지금과 같은 막대한) 투자와 지출은 정당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산업 전반에 AI제품과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대중화되지 않는 한 AI 관련 업계의 앞날이 밝지 않을 것이란 경고다.
블랙록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AI가 이륙(수익창출)하기 전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면서 “그것이 그저 몇 분기가 아니라,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촌평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전문기업 두 곳이 이처럼 동시에 ‘AI회의론’을 제기하면서, 금세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뉴욕증시에 찬바람이 불면서, 무엇보다 엔비디아가 직격탄을 맞았고, 나머지 기술주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그 여파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도 갑자기 얼어붙었다.
BTC 폭락, 자산상승 베팅 ‘롱 포지션’ 대부분 청산
BTC는 앞서 지난 8월 8일에도 최저가인 55,500달러까지 내려갔으나, 그 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며 한때 최고가 기록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폭락으로 한달만에 다시 ‘원위치’된 셈이다.
비트코인은 미국과 아시아 주식 시장에서 큰 폭의 하락을 보인 후, 4일 아시아 오전 시간에는 지난 8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주요 주식은 거의 10%나 하락했다. 다만 이날 오전에 약간 반등, 56,4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가장 큰 규모의 토큰을 추적하는 유동적 지수인 코인데스크20(CD20)이 추적하는 광범위한 코인시장 전체가 거의 6%나 하락했다. 주요 토큰인 솔라나의 SOL과 이더(ETH)는 7% 이상 하락, 코인 시장 전반의 침체국면을 리드했다. 이더리움도 3일 4% 이상 떨어져 비트코인의 하락과 함께 최저 2,318달러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의 갑작스러운 폭락으로 인해 불과 1시간 동안 9,500만달러의 청산이 촉발되었다. 그 중 대부분은 자산 상승에 베팅했던 롱 포지션이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는 지난 24시간 동안 1억6900만 이상의 롱 포지션 렉트에 추가된 셈이다.
인텔, 온세미컨덕터 등 반도체 주식들도 일제히 폭락
앞서 엔비디아 주식은 9.5% 폭락하여 미국 주식 사상 최대의 가치 손실인 2,789억 달러를날렸다. 특히 이 회사는 애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못미치는 실적을 보고한 이후 14%나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경우 30개 종목 모두 최소 5.4% 하락했는데, 특히 올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서 두 번째로 실적이 나쁜 Intel Corp.는 8.8% 하락했다. 또 ‘On Semiconductor’, KLA Corp., Monolithic Power Systems Inc.는 9% 이상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칩 장비 제조업체인 Applied Materials Inc.는 7% 하락했고, 세계 최대의 칩 위탁생산업체인 TSMC도 거의 같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 나스닥 100은 약 3.2%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미국 법무부가 칩 제조업체가 독점 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엔비디아를 포함한 몇 개의 기업들에소환장을 발송한 후 장 마감 후 2% 더 하락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도 최소 1.9% 하락했다.
그런 가운데 솔라나(SOL)는 하루 동안 6.4% 하락하여 12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XRP는 3.1% 하락하여 0.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DOGE)은 5% 하락, 0.0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전반적인 하락장에서 텔레그램과 연계된 Toncoin(TON)은 더욱 크게 떨어져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위 암호화폐에서 탈락했다. 특히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파벨 두로프가 체포되고 네트워크가 중단되면서 가격이 5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TON은 하루 동안 8% 이상 하락하여 4.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