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롤러코스터’?…불안한 ‘엔비디아의 전성기’
최근 분기 수익신장세 저하, 지난 7주간 주가, 시장가치 폭락 “여전히 AI붐 최고 수혜자” 불구, 빅테크 고객 동향 따라 변동성 클 듯 차세대 ‘블랙웰’, 내년 미룬 것도 악재, “현재 ‘호퍼’ 대량 공급으로 무마”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정상에 선 자의 ‘긴장된 운명’이랄까. 엔비디아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식’이 되면서 오히려 매 분기 실적 발표때마다 초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사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최근 ‘AI붐’이 시들 것이란 일각의 전망 탓인지, 최근엔 매출 신장세가 다소 꺾이고 있어 더욱 초조감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은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할 만큼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엔비디아 나름의 국면 전환을 위해 최근 인공지능 프로세서에 대한 또 다른 시도를 내비친데 대해 일부 투자자들이 동요하며, 이 회사 주식은 점점 변동성이 커졌다. 엔비디아는 사실 AI 붐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지난 4분기 연속으로 3자리 수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롤러코스터’를 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시장 가치 30% 소실, 시가총액 8천억 달러 감소
엔비디아는 2022년 말 이후 시가총액이 약 9배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지난 6월에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잠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이 된 후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 후 7주 동안 시장가치의 약 30%를 잃고, 시가총액이 약 8,000억 달러 감소했다. 요즘은 이 회사 주가가 6월의 사상 최고치에서 약 7% 이내로 떨어진 상태다.
CNBC, WSJ 등은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을 보고할 때마다 월가의 주요 관심사는 주가 변동성”임을 강조하고 있다. AI 수요가 감소하거나 엔비디아 고객들이 허리띠를 약간이라도 조이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면 매출이 상당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파벳, 메타, 아마존, 테슬라 등 주요 고객들이 모두 AI 모델을 훈련하고 방대한 워크로드를 실행하기 위해선 여전히 엔비디아의 GPU에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딥워터’의 업계 전문가 진 먼스터는 “AI의 중요성이 여전히 시장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면서 엔비디아의 지난 3분기 동안 매출 상황을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연간 기준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대부분의 성장은 데이터 센터 사업에서 발생했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가 4분기 연속으로 3자리 수 성장할 것을 예상하지만, 112% 감소한 287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선 향후 6분기마다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막대한 GPU 지출도 곧 ‘거품’?
투자자들은 특히 10월 분기에 대한 엔비디아의 예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선 약 75% 성장하여 31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돈 많은 고객사들이 AI 구축을 위해 지갑을 열 의향이 있어보인다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그런 인프라(GPU에 대한) 지출이 ‘거품’이 되었다는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낙관론은 주요 고객들이 여전히 데이터 센터와 엔비디아 기반 인프라에 많은 비용을 계속 지불하고 있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이익 마진이 최근 확대되고 있다곤 해도, 여전히 수만 달러에 달하는 GPU를 대량으로 판매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얼마나 지속가능한 투자 수익이 발생할지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지난 5월 엔비디아는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클라우드 공급업체가 앞으로 4년 동안 엔비디아 칩에 1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5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직면한 또 다른 의문은 차세대 AI칩 ‘블랙웰(Blackwell)의 타임라인이다. 기술매체 ’Information‘은 이달 초에 “엔비디아가 생산 공정상의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대량 출하가 2025년 1분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본래 엔비디아는 금년 하반기에 양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교롭게도 이런 예상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이번 회계연도에 “‘블랙웰’에서 많은 수익을 낼 것”이라며 투자자와 분석가들을 흥분시킨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호퍼’(Hopper)라고 불리는 엔비디아의 현 세대 칩은 챗GPT와 같은 AI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는 데 프리미엄 옵션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AMD, 구글, 그리고 소수의 신생 기업에선 이를 둘러싼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엔비디아는 원활한 제품 업그레이드를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블랙웰’ 타임 라인도 변수
‘블랙웰’ 생산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더라도, 그 수익은 현재의 ‘호퍼’ 판매, 특히 새로운 H200 칩을 늘리면서 미래 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호퍼’ 칩은 지난 2022년 9월에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물론 모건 스탠리는 이에 “이러한 타이밍 변화(블랙웰의 생산 지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공급과 고객 수요가 H200으로 빠르게 전환되었기 때문”이라고 일단 낙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 중 다수는 더욱 진보된 차세대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블랙웰’칩의 조속히 공급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나름의 ‘윗돌 빼서 아랫돌 막기’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이낟. HSBC는 8월 보고서에서 “Nvidia가 하반기에 ‘호퍼’ H200을 늘리는게 자연스럽도록, 향후 블랙웰 B100/B200 GPU의 공급계획을 일부러 축소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 만큼 시장을 둘러싼 엔비디아의 향후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