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고민…엄청난 물 소비

컴퓨팅 장비 ‘냉각수’로 필요, “밑빠진 독 물붓기” 비유 지하 깊은 곳 가압수 저장 등 지하수 이용 방식도 등장

2024-08-20     김예지 기자
데이터센터 모습으로 본문과는 직접 관련없음.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데이터 센터는 많은 전력과 물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을 앞둔 지역마다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는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물을 사용해 컴퓨팅 장비를 냉각시킬 뿐 아니라, 실내 습도 조절 등을 통한 장비 보존에도 이는 매우 중요하다. 이에 최근엔 지하 깊은 곳에 가압수를 저장,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정도다.

특히 ‘AI 붐’으로 인해 데이터 센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물은 데이터 센터 내부의 컴퓨팅 장비를 냉각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 센터가 있는 미국 버지니아에서는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물 사용량이 11억 3,000만 갤런에서 18억 5,000만 갤런으로 거의 3분의 2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것으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긋는다. 주요 데이터 센터 운영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에 소비한 물의 42%가 ‘물 부족 지역’에서 나왔다”고 한다. 부지만을 보명 가장 많은 데이터 센터를 아우른 구글도 “올해 (데이터센터에 쓰인) 담량의 15%가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데이터 센터가 폐쇄된 내부 시스템에도 불구, 물을 재활용할 수도 없다. 소비하는 물의 대부분은 습도 조절을 위해 따로 보관되므로 증발하고 만다. 특히 건조한 지역에서는 습도가 조절되지 않은 공기가 정전기의 강력한 도체가 되어 컴퓨팅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지하 깊은 곳에 가압수를 저장, 물 부족난을 해결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지의 일부 기업은 첨단 장비를 이용, 땅속 깊은 곳에서 물을 확보하고 있다. 땅속에서 뜨겁고 깨끗한 물이 솟아나와 냉각수로 사용하는 한편, 천연 가스를 대체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지구 깊은 곳의 열을 채취해온 지열 발전 전문업체인 세이지 지오시스템즈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수천 미터 땅속에 우물을 만들어, 지열 발전으로 전력난을 해소하고, 물을 길어 올려 냉각수로 씀으로써 물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지하에 우물을 뚫어 작은 태양열로 만든 전기를 저장하고 이를 사용하여 소규모 데이터 센터에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대형 데이터 센터의 모범 주택”이라고 나름대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또한 이 회사는 물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부분은 저장 연못에서 물이 증발할 때 표면에서 발생한다. 연못에서 우물로 물을 펌핑하면 더 많은 물이 저장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물 주변의 암석이 포화, 손실을 늦추는 장벽을 형성한다. 그래서 주입 및 회수 주기마다 누출과 증발로 약 2%가 손실되었으나, 한 달 조금 지나선 주기당 손실분이 약 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