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2-②)‘AI 컴패니언’ 시장-‘소셜미디어’ 규모 능가
국내 AI컴패니언 시장도 빠른 성장, ‘GPT-4 기반 고품질’ 평가 “AI와 사람이 한 공간에 어우러지며, 음성대화, 영상 등으로 발전” “지난 5년 간 30배 성장”, “앞으로 7년 동안 5,000배 성장”예상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구글이나 메타 같은 빅테크가 AI컴패니언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 실제로 메타가 최근 출시한 인기 래퍼 스눕 독(Snoop Dogg_의 페르소나 챗봇은 겨우 15,000명의 팔로워에 그쳤다. 그래서 페북으로 인스타그램과 경쟁하기보다 아예 인수해버린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AI컴패니언처럼 사람과 AI가 소통하는 경우, 콘텐츠나 공감 포인트가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인기를 끄는 AI 컴패니언 플랫폼 ‘로판 AI’도 그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한국어가 지원되는 플랫폼이다 ‘로맨스 판타지’의 줄임말이기도 한 ‘로판 AI’ 역시 사용자가 직접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제타’처럼 이미지도 생성할 수 있다. 또한 GPT와 클로드(Claude) 등 자유롭게 AI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해외 LLM들도 한글 기능이 좋아져서 대화 품질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의 대화형 AI컴패니언 플랫폼들
국내에서도 대화형 AI 컴패니언 플랫폼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만 해도 Rolp AI, BabeChat 등이 있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앱은 ‘러비더비’라는게 대체적인 사용자들의 얘기다. 올해 2월 출시했는데 벌써 3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구글플레이 엔터테인먼트 15위, 매출 순위 17위를 기록할 정도다. 이를 두고 개발자모임 사이트 운영자 ‘깊은 바다’는 “사용자들이 일상대화 챗봇과 돈을 내고 대화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밖에도 제타, 러비더비, 디어메이트, 레플리, 재피, 아이챗봇, 캐릭터톡, 케이브덕, 러브GPT, 러브퍼센트, harpy.chat, dreamchat.ai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그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뤼튼이 특히 눈에 띈다. 생성AI 업체인 뤼튼도 자사 앱에 AI 캐릭터 기능을 추가했는데, 내용은 다른 서비스와 거의 유사하다. 사용자가 설명 프롬프트를 넣어 캐릭터를 생성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한다. 현재는 웹에서만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데, 곧 앱에서도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깊은 바다’는 “대화를 해봤는데 대답 품질이 상당히 좋았다. 테스트해보는 문구들이 있는데 클로바X는 아니고 GPT-4로 보인다”며 “최신 기술인 GPT-4o를 써서 그런지 속도도 상당히 빨랐고, 아직은 완전 무료”라고 호평했다. 이에 비해 제타도 무료이긴 하지만 광고가 좀 많은 편이란게 단점이다. 뤼튼은 ‘광고제거’를 인앱으로 팔기도 하며, 무제한으로 자유롭게 챗봇과 대화할 수 있다.
최근 공개되었던 게시판 ‘네오 서울 2092’는 이같은 AI컴패니언 시장의 속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로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일종의 AI가 모여있는 가상세계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래의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페르소나의 AI들이 모여있는 게시판이다. 매일 새로운 글들이 올라오며, 클로드3 ‘Opus’ 모델을 적용한다. AI캐릭터들의 필력은 웬만한 사람 못지않고, 한글 문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지금은 사용자와 AI가 대화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네오 서울 2092’에서처럼 AI와 사람이 한 공간에 어우러지며,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추세로 갈 수도 있다. 이미 오픈타운이나 재피, 디어메이트 같은 서비스들이 그런 단계를 지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역시 인플루언서의 AI 아바타를 만드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AI, GPT-4o 등으로 시장 진입 가능
앞으로는 사람과 AI, AI와 복수의 또 다른 AI들 간에 좀더 생생한 음성 대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오픈AI의 GPT-4o 수준이면 이 역시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GPT-4o를 기반으로 하면, 진짜 사람같은 목소리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심지어는 웃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즐겁게 대화할 수 있다. 헐리우드 영화 ‘Her’의 음성대화 AI ‘사만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또 이미 챗GPT로 대화를 하고 그 내용에 맞는 이미지를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으로 생성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각에선 “AI 컴패니언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GPTs일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즉, GPT-4o와 같은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가 가능한 챗봇들이 GPT 스토어를 가득 채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선 말만 주고 받는게 아니라, 소라(Sora)처럼 영상까지 생성할 수도 있다. 실제로 스타트업 CharacterAI도 음성 기능을 도입했지만 품질면에서 GPT-4o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GPT-4o는 특히 엔드 투 엔드가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이어서, 음성과 이미지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으며, 속도도 매우 빠르다.
그럴 경우 오픈AI가 이젠 ‘AI컴패니언’ 시장에서도 나름의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즉, API 인프라를 넘어, 실제 솔루션에까지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GPT-4가 일부 무료화 되면서 GPTs가 이젠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됐다. 모델 가격이 점점 내려가면 GPT-4도 완전 무료가 되는 대신에 앱스토어처럼 GPTs 인앱결제로 수익을 얻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작은 스타트업은 빅테크와 직접 경쟁을 하기보단, 이런 GPTs가 해낼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결합해야 한다.”고 했다. 일상대화형 AI도 단순히 AI 챗봇과 대화하는 수준으론 GPTs에게 당해낼 수 없다는 조언도 따른다.
한편 미국의 자산운영사인 ARK Invest가 지난 6월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AI컴패니언 시장은 지난 2023년 불과 390억원이던 것이 오는 2030년엔 195조원으로 7년 동안 5,000배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평균 성장률은 236%나 됨으로써 여느 소셜 미디어나 게임 산업과 비슷한 크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2017년 최초로 출시되었던 대화형 챗봇 ‘Replika’는 활성된 월사용자(MAU)가 250만명을 기록했고, ‘CharacterAI’는 2022년 출시한 이후 MAU가 1,500만명으로 성장한 바 있다. AI 컴패니언 중 가장 활발한 영역 중 하나는 성인용 서비스로 나타났다.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장터인 ‘OnlyFans’에서 2023년엔 불과 1.5% 수준이었던 것이, 2024년엔 14.5%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모바일 앱 전성기 방불케하는 급성장 추세
또 게임의 MOD에서 생성 AI를 적용한 지능형 NPC를 도입하거나, 포켓몬, 심즈, 다마고치 같은 디지털 펫 장르가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게임의 경우 과거 텍스트 기반의 게임은 빠르게 고해상도 그래픽 게임으로 변환했다. 이철럼 AI 컴패니언도 지금의 텍스트 중심에서 음성 및 2D/3D 캐릭터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텍스트 기반 생성 AI의 가격이 매년 75%씩 인하되면서, 결국 모바일 앱 전성기처럼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AI 컴패니언은 2018년 MAU 50만에서 2023년 1,500만으로 30배 증가했다. 처음 6년간의 성장 속도는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게임보다 150% 더 빠르다는 평가다. 현재는 유료 구독이 주수익이다. 그러나 앞으로 생성 AI의 학습과 추론 가격이 하락하면서 광고나 디지털 상품 판매 등으로 수익화 방법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GPT-4o mini가 공개됐는데 이는 기존 GPT-3.5 turbo보다 토큰수 기준 80%나 저렴해졌다. 즉, LLM의 성능은 높아지는데 오히려 API의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상대화나 한글 능력도 충분히 쓸만해졌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반기나 내년에는 이와 유사한 제품들이 더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이며, 그런 만큼 콘텐츠와 기능으로 차별화하는게 중요해졌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