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으로 지은 세계 최대 ‘마을’ 등장

美 텍사스 조지 타운 인근, 3D프린터로 100채 주택 등 제작

2024-08-08     이보영 기자
3D 프린팅으로 지은 마을이 미국 텍사스주에 들어섰다. (사진=로이터통신)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오로지 3D 프린팅으로만 만들어진 마을이 미국 텍사스에 들어선다. 그 규모는 가히 세계 최대라고 할 수 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조지타운 인근에 들어서는 이 동네는 모든 데스크톱 3D 프린터와 마찬가지로 ‘Vulcan’ 프린터가 레이어별로 파이프를 연결해 집과 건물, 각종 시설물을 만들었다. 이 프린터는 너비 13.7m가 넘고 무게가 4.75톤이며 주거용 주택을 거뜬히 인쇄한다.

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약 30마일 떨어진 조지타운의 커뮤니티인 울프 랜치에 들어서는 이 동네는 ICON의 3D로봇 프린터로 지은 주택 100채로 이뤄져있다. ICON사는 지난 2022년 11월에 세계 최대 규모의 3D 프린팅 마을을 짓기 위해 처음 벽체부터 인쇄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기존 건축에 비해 3D 프린팅 주택이 더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고, 작업자가 적으며, 건축 자재 낭비가 최소화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벽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각기 다섯 명으로 구성된 5개팀이 작업을 시작했으나, 지금은 한 명의 팀과 한 명의 로봇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팀과 로봇은 콘크리트 가루, 물, 모래 및 기타 첨가제를 섞어 프린터에 펌핑한 후, 노즐이 콘크리트 혼합물을 칫솔에 치약을 바르는 것처럼 짜낸다. 그런 다음 미리 프로그래밍된 경로를 따라 층층이 쌓아 벽을 만들었다.

3~4개의 침실이 있는 단층 주택은 인쇄를 마치는 데 약 3주가 걸렸고, 기초와 금속 지붕은 기존 건축 방식으로 지어졌다. 또 “콘크리트 벽이 물, 곰팡이, 흰개미 및 극한의 날씨에 강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곧 입주할 예정인 한 부부는 “이번 여름 초에 울프 랜치 주택을 구매했다.”면서 “요새 같은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토네이도에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특히 벽체가 텍사스의 더위를 막아내는 강력한 단열재 역할을 하며, 에어컨을 최대로 사용하지 않아도, 실내 온도가 시원하게 유지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그러나 3D 프린팅 벽이 워낙 견고하다보니, 무선 인터넷 연결이 원활치 않다다는게 문제다. 이들은 “정말 튼튼하고 두꺼운 벽이다. 주택 소유자인 우리에게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텍사스의 여름에 이것을 정말 잘 단열시켜 주지만 인터넷 신호가 이 벽을 통해 잘 전달되지 않는게 단점”이라고 했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ICON 대변인은 대부분의 주택 소유자가 한 장치에서 신호를 보내는 기존 라우터가 아닌, 집 전체에 배치된 여러 장치에서 신호를 브로드캐스트하는 ‘메시 인터넷 라우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개발자들이 ‘Genesis Collection’이라고 부르는 3D 프린팅 주택의 가격은 약 45만 달러에서 60만 달러 사이다. 한화로 6억~8억원 수준이다. 현재 “100채의 주택 중 4분의 1이 조금 넘게 팔렸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2018년 오스틴에서 첫 번째 주택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ICON은 “언젠가는 이 기술을 달에 가져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나사(NASA)도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달 표면에 착륙장, 대피소 및 기타 구조물을 건설할 수 있는 건설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ICON과 계약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