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또 다시 ‘저커버그, 한판 붙자’
작년 격투기 무산 후 두 번째 제의, “이번에도 허풍” 전망많아 저커버그 “또? 그럼 구체적 일정 연락줘”…역시 해프닝 가능성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X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에게 또 다시 ‘맞짱 한판’을 뜨자고 제의하고 나섰다. 작년 6월에도 두 사람은 한판 격투를 벌이자며 코미디같은 행태를 보였으나, 막판에 없던 일이 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엔 또 다시 머스크가 먼저 나서 “언제, 어디서든, 어떤 규칙이든 좋으니까 한판 붙자”고 결투를 제의함으로써 세인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한 현지 언론 중 기술매체 ‘매셔블’은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의 머리가 몸에 겹쳐진 두 대의 로봇이 마주보는 모습의 일러스트로 이를 희화화하기도 했다. 매셔블은 그러면서 “이번에 머스크가 다시 한번 저커버그와 몸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제 싸움 계획은 없어서 머스크는 여전히 짖기만 할 뿐 물지는 않는 듯하다”고 비아냥거렸다. 하긴 두 사람은 지난 해 몇 달 동안이나 ‘링 위의 한판 승부’를 운운하며, 서로 공격하며 세간의 화제가 되었으나,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격투기 ‘선수’로 메달도 여러개
그러다가 이번에 머스크가 또 다시 결투를 제의한 것이다. 이에 저커버그는 다소 의아한 듯, 스레즈를 통해 “정말 이걸 다시 하는 거야?”라고 한 마디할 뿐이었다.
본래 격투기에 있어선 저커버그가 월등히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머스크는 작년 7월에 비로소 매치를 준비하기 시작했지만, 저커버그는 수년 동안 공개적으로 종합격투기(MMA)를 연습해 왔다. 그는 브라질 주짓수(BJJ) 토너먼트에서 여러 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격투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니고 있다. 그의 이런 열정은 심지어 지난 2월 자체 연례 사업보고서에서 “메타의 사업에 대한 위험 요소”로 나열되기도 했다. 사업에 지장을 줄만큼 격투기에 빠져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저커버그에 비해 훈련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자신만만해했다. 작년에도 “내 몸무게가 더 무겁기 때문에 저커버그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의 체중이 136kg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저커버그는 작년 5월 체중 제한이 70kg인 BJJ 토너먼트의 페더급 부문에서 메달을 땄다.
이에 대해 매셔블은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저커버그는 분명 BJJ 토너먼트에서 메달을 딴 선수”라며 “머스크는 평소 ‘아이들을 들어올려 공중에 던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운동이라곤 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라고 비교했다.
주변에선 “머스크, 또 허풍떤다”
실제 현지 업계 주변에서도 이런 머스크의 ‘도전’을 또 한 번의 해프닝으로 보는 분위기다. “어디서든, 언제든, 어떤 규칙이든 싸울 준비가 되었다”고 대담하게 주장한 것은 분명히 과장된 표현이란 얘기다. 그래서 이번에도 머스크가 실제로 주커버그와 싸울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했다.
앞서 머스크는 작년 6월 X에 “저커버그가 원한다면 ‘케이지 매치’(격투기_에 응할 것”이라고 게시하면서 먼저 도전 의사를 밝혔다. 사람들은 이를 농담으로 일축했지만 저커버그가 정작 정색하고 나서면서 이는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등 본격적인 ‘사건’으로 비화되었다.
저커버그는 당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시물을 스크린샷하고, 머스크에게 “격투를 벌일 위치를 보내달라”고 응수했다. 이에 머스크는 X에 ‘베가스 옥토곤’이라고 라스베이거스 링을 지칭하며, “나는 ‘월러스’라고 부르는 멋진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그저 상대 위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농담쪼의 답변을 했다.
이처럼 진지하지 않은 답변은 머스크가 실제로 저커버그와 싸움을 할 의도가 없었음을 시사하는 듯했다. 실제로, 모든 문제는 거기서 쉽게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머스크는 다시 그해 8월 초에 “자선 단체를 위해 주커버그와의 싸움을 X에서 라이브 스트리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아예 ‘8월 26일’로 구체적으로 못박으며, 머스크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후 머스크는 한 달이 넘도록 날짜를 확정하지 않았다.
머스크, 작년에도 ‘연습경기’ 운운하다 없던 얘기로 끝나
당시 머스크는 X에 게시한 글에서 ‘수술’을 핑계로 싸움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머스크가 공개 경기에 나가기 전에 ‘개인 연습’ 라운드를 요청했다”고 말하며 건강 문제로 링에 못나가는게 아님을 암시했다. 실제로 경기 전 연습 경기는 MMA에서 관행이 아니다.
머스크는 당시 8월 26일 이전에 연습 라운드를 열 것을 요청했으며, 8월 14일에 주커버그의 팔로 알토 집에 가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 날짜에 주커버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없었다. 이에 저커버그는 “나는 당시 진짜 데이트(결투)를 제안했다”면서 “이번에도 진짜 결투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저에게 연락할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지 언론은 머스크의 이번 ‘도전’ 자체가 또 다시 대중의 주목을 끌기 위한 하나의 ‘허풍’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