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3’, ‘마침내 엔비디아 승인’

로이터 단독보도, “‘HBM3E’보다 한 단계 낮아…美, 중국 수출 허용 범위” 엔비디아 H20 GPU에 사용, 최첨단 ‘H100’에 사용 여부는 미지수 SK는 ‘HBM3E’도 납품, 삼성 ‘HBM3E’ 엔비디아 승인 불투명

2024-07-24     이윤순 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임을 강조한 36G HBM3E 12H 칩. 삼성은 이번에 HBM3 칩에 대해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았다.(사진=삼성전자)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삼성전자의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 칩이 마침내 엔비디아의 승인을 얻었다. 그 동안 삼성 칩은 엔비디아의 테스트 과정에서 은 ‘열처리’ 등의 문제 등으로 승인 보류됨으로써 여러 뒷말을 낳기도 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엔비디아 프로세서에 처음으로 사용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HBM3’ 공급난 해소 위한 선택

이는 이미 엔비디아에 납품해온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의 전략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지도 관심사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의 HBM3 칩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에 따라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GPU인 H20에서만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제품에 비해 정교함이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앞으로 또 다른 자사의 AI 프로세서에 삼성의 HBM3 칩을 사용할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삼성 칩이 추가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할지 여부 또한 명확하지 않다.

삼성은 SK하이닉스와 달리, 현재 5세대 HBM3E 칩에 대한 엔비디아의 표준을 아직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해당 칩에 대한 테스트가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에 어렵사리 삼성의 HBM3 칩이 엔비디아의 승인을 얻은 것은 “생성AI 붐으로 인해 정교한 GPU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엔비디아 등 기존 칩 제조업체의 물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한 덕분”이라는 로이터의 분석이다.

현재 HBM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는 SK 하이닉스, 마이크론, 그리서 삼성 등 3곳뿐다. 그나마 HBM3의 공급도 부족한 바람에 엔비디아로선 삼성 칩을 승인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HBM3E 늘리고, HBM3 생산 축소’ 계획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한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 분야의 확실한 선두주자인 SK 하이닉스는 이미 HBM3E 생산량을 늘리고, 기존 HBM3 생산량을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때문에 엔비디아로선 기존 HBM3칩을 좀더 확보해둘 필요가 생겼고, 그 대안으로 삼성을 선택한 것이란 분석이다.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삼성은 지난해부터 HBM3과 HBM3E에 대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인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은 지난 5월 이같은 소식을 로이터가 보도한 직후, 국내 언론매체 포함해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일제히 배포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은 “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인해 (삼성제품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계속 진위를 둔 구설수만 잇따랐다.

그러다가 이번엔 마침내 부분적으로나마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고 납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8월부터 엔비디아의 H20 프로세서용 HBM3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8월부터 H20 프로세서용 HBM3 공급”

H20은 2023년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엔비디아가 나름의 대안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즉, 중국의 군사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슈퍼컴퓨팅 및 AI 혁신을 저지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맞춤형으로 개발한 3개의 GPU 중 가장 발전된 수준의 칩이다.

미국의 제재에 따라 H20의 컴퓨팅 성능은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버전인 H100에 비해 크게 성능이 떨어진다. 올 들어 처음 H20이 중국 시장에 출시되었을 때는 판매가 부진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중국 화웨이가 출시한 비슷한 수준의 칩보다 가격을 낮췄다. 그 결과 최근엔 급속도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삼성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칩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업체로서, 2022년 6월부터 이미 HBM3를 공급해왔다. 또한 3월 말부터 일부 선별된 고객사에 한해 HBM3E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고객사는 엔비디아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마이크론 또한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엔비디아와 삼성, SK하이닉스는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