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입국’의 동력…토종 AI기업들 ‘화이팅’ 절실
솔라, 포티투마루, 스켈터랩스, 업스테이지 등 ‘sLM’ 시장 공략 카카오․네이버, LLM과 함께 ‘맞춤형 AI’로 세계시장 진출 “’sLM’ 뿐 아니라, 기초체력 다듬어 LLM 구축 병행해야”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글로벌 기업과 빅테크들이 AI기술 패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토종기업들도 나름대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이같은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선 온디바이스AI 기술이 급속히 확산되고, 각종 후속 기술과 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분발이 한층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카카오·네이버 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크고 작은 각종 AI스타트업들도 다양한 비즈니스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경향은 ‘AI엑스포코리아’, ‘월드 IT쇼’ 등 관련된 산업전시회 등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카카오, AI 전담 조직 신설, ‘코(Ko)-GPT’ 등 개발
우선 대표적인 기업인 카카오는 지난해 11월에 선보였던 AI 프로필 사진 툴인 ‘칼로 AI 프로필’을 중단하고, 새로운 AI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본래 ‘칼로 AI 프로필’은 사용자의 얼굴 사진 한 장만으로 AI 프로필 이미지를 생성하는 제품이다. 그러나 이 달 중에 AI 프로필 신규 생성과 결제가 종료되고, 이달 말로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이는 이미 출시된 글로벌 기업들의 유사 제품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오픈AI의 챗GPT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등도 간단한 텍스트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조기에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카카오는 서비스와 모델 개발 등 두가지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우선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달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했다. ‘카나나’는 AI 모델 개발 중심의 ‘카나나 알파’와 AI 서비스 중심인 ‘카나나 엑스’로 구성되었다. “두 조직이 원팀으로 일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코(Ko)-GPT’를 비롯해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 등 다양한 경량화 언어모델 등의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접목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이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조기에 가시화할 방침”이라는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네이버, ‘소버린 AI’ 모델로 美 이외 지역 공략
네이버 역시 자국어와 자국 문화 중심의 AI를 구축할 수 있게 한 ‘소버린 AI’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중동·유럽·동남아 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학계·스타트업의 공동 연구와 글로벌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소버린 AI’는 누구든 굳이 빅테크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AI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다시 말해 MS, 오픈AI, 구글, 아마존, 메타, 애플 등 미국의 빅테크 아니라도, 어느 나라나 기업도 스스로 지역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AI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이 내놓은 AI는 미국 데이터 위주로 학습하기 때문에 미국 가치관에 편향된 결과물을 내놓는 한계가 있다”는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주요국들은 대부분 자체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런 만큼 네비어로선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정면으로 승부하기보단, 각국 정부나 기관에 맞는 AI 환경을 구축하는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엔 특히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반영한 다양한 ‘소버린 AI’의 중요성과 AI 모델 구축 방안을 두고 엔비디아와 논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만약 양사 간의 협력이 성사될 경우, 네이버는 자체 AI 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AI입국의 ‘풀뿌리’ 동력 ‘AI스타트업’들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AI개발을 견인하고 있다면, 그 못지않은 ‘풀뿌리’ 동력이 되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많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그 중에서도 소형 AI시장(sLM)에서 두각을 보이는 솔라, 포티투마루, 스켈터랩스, 업스테이지 등의 사례를 들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챗GPT 성능에 버금가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등 그 활약이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초거대 AI 시장은 자금력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기때문에 추격하는게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소형 AI에서는 기술력만 있으면 시장 진입과 기회가 더 큰 편”이라는게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솔라’사는 AWS를 통해 ‘솔라 미니’를 지난 3월 출시했다. “AWS를 이용하는 전 세계 기업은 자체 모델을 개발할 필요없이 ‘솔라 미니’를 활용, 자사 맞춤형 생성형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솔라 미니’는 한국어와 영어 모델을 지원하며, 연내 일본어와 태국어까지 확장해 해외 진출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포티투마루’사는 기업용 소형언어모델 ‘LLM42’를 지난 5월에 개발·공개했다. 또 스켈터랩스사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다양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벨라’를 6월에 선보였다.
특히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챗GPT 성능 못지않은 생성AI 모델을 개발,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는 세계 최대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오픈 LLM 리더보드’ 평가 점수에서 72.3점을 획득했다. 71.9를 받은 GPT-3.5 성능을 뛰어 넘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LLM모델 구축 역량도 갈고 닦아야”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도 초거대 AI 구현을 위한 자체 기술을 축적하고, 이를 뒷받침할 기반과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sLM에 의한 실속있는 이윤 추구도 중요하지만, AI기술의 원천이라고 할 LLM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생성AI 기술에 대한 데이터 축적과 학습, 연구에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자원도 중요하다. 또한 의료, 교육, 유통,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AI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내 AI스타트업들의 ‘설땅’을 넓혀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의료 영상 분석, 질병 진단, 맞춤형 치료 등 의료 분야와, 스마트 팩토리 구축, 생산 자동화, 품질 관리 등 제조 분야 AI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