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 도입, ‘노사 갈등’ 불씨 안 되려면…
CEO들은 강력 도입, “그러나 직원들은 일자리․업무 대체 불안” 국내 상황도 비슷, IBM “직원들 불만 요인 제거” 등 대안 제시 “AI가 구성원들의 득이 됨을 설득, AI활용 극대화 방법도 교육”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체 CEO나 경영진들은 생성AI를 적극 도입하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은 내키지않아 한다. 그럴 때 만약 경영진이 무리를 해서 이를 도입할 경우 노사 간 갈등의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는 IBM 연구결과가 주목을 끈다. 아무래도 CEO들은 생성AI 붐 속에서 직원들의 만족도보다는 생산성을 위한 속도와 경쟁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 그 때문에 생성AI는 자칫 기업체 노사 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국내 기업들도 사정은 이와 비슷할 것으로 짐작되는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AI도입? CEO․경영진과 직원들 생각 ‘정반대’
IBM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CEO 중 거의 2/3(61%)가 “직원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생성 AI를 도입함으로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슷한 비율의 다수 CEO들이 생성AI를 도입해 기존 직원들의 업무 능력보다 뛰어난 이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당장 자신이 업무와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보통의 기업체 직원들과는 전혀 생각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임원 내지 CEO들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보다는 효율성과 능률을 우선시한다. 실제로 생성AI 직원들이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을 고려하거나 신경쓴 사람들의 CEO응답자의 절반도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CEO들은 기업의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해고나 감원 등) 위험을 더 많이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IBM보고서는 “회사의 대다수 구성원들과 최고 경영진이나 의사 결정자 간의 선명한 ‘단절’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 생성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선 조직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비즈니스 로드맵과 매뉴얼을 새로 바꿔야 한다고 경영진은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직원들은 그런 점을 거의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생성AI는 새로운 노사 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직원들은 이미 자신이 후임자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런 가운데 생성AI를 무리하게 도입할 경우 마찰의 소지가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비즈니스 리더들은 생성AI 기술이 인간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할 것이라고 일관되게 설득하고 있으나, 기업체 직원들로선 여전히 회의적인 경우가 많다.
CEO나 경영진의 (생성AI 도입과 혁신에 대한) 열정이 개별 직원들에겐 자신들을 위한 행동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서도 직원들은 회사측의 이런 전략적 결정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공감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AI가 기존 시스템 ‘대체’ 아닌 ‘지원’임을 설득해야
이에 IBM은 직원들이 흔쾌히 생성AI 도입에 동의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우선은 생성AI 도입에 대해 직원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원인을 찾아 대안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직원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개선 방안을 찾음으로써 불만 요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생성AI 도입으로 직원들의 업무량이 줄어들면서 쉽고도 보람있고 효율성을 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느리거나 비효율적이거나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일꺼리를 만드는 부문을 AI로 대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AI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자신의 일자리나 업무에 변화가 초래될 경우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나 만족할 만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 IBM은 특히 “직원들에게 생성 AI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는 최선의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CEO는 생성 AI의 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해 거버넌스, 기술, 적절한 인재가 준비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CEO들 대부분이 AI도입은 ‘신뢰할 수 있는 조직 거버넌스’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그런 거버넌스가 마련되어 있다”고 답한 경우는 전체의 40%도 채 안된다는 점이다. 이런 결과를 감안하면 AI를 도입하더라도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면 ‘기술’보다 ‘사람’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즉, 직원들이 흔쾌히, 그리고 적절하게 AI기술을 활용할 때 비로소 소기의 목표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AI도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즉 직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IBM 연구의 분석이다. 즉, 이를 위해선 생성 AI가 업무를 어떻게 더 쉽게 만들고, 더 많은 보상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는지를 이해시키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