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헤지 펀드 ‘에테나’ 열풍, ‘기대와 불신' 엇갈려

37% 수율에 “언제까지 지속?” 의구심 교차, 수십억불 투자 유치도 지원 토큰 ‘USDe’ ‘현물 암호화폐와 선물 간의 기본 거래 의존’ 일부 전문가 “펀딩 비율, 보관, 담보 등 테라 환기시키는 잠재적 위험” 지적

2024-04-12     전윤미. 이윤순 기자
에테나 이미지. (사진=디크립트)

[애플경제 전윤미, 이윤순 기자] 헤지펀드 거래를 복제한 듯한 암호화폐 토큰 ‘에테나(Ethena)’ 열풍을 두고 기대와 의구심, 요행심과 불신이 교차하며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이는 이미 수십 억 달러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또 약 37%에 달하는 수율(수익률)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를 두고도 논쟁과 회의론이 오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수율 최적화 프로토콜 ‘연 파이낸스’의 창립자이자 ‘DeFi 설계자’로 유명한 안드레 크로네가 “'이해할 수 없는' 수익 모델”이라며 사실상 에테나를 저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 블로거들도 “테라-루나와 FTX사태 당시에도 그는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며 가세하고 있다.

최근엔 토큰 가격이 더 올라가고, 자금 조달 요율(강세 거래자가 선물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이자)이 급등함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는 리스크를 동반하곤 한다. 그러나 굳이 예전 테라 USD 토큰의 비정상적 가격 폭등을 환기하지 않더라도, 이는 분명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에테나와 그 지원 대상인 스테이블코인 내지 합성 달러인 USDe 토큰은 현물과 선물 간의 헤지를 통해 거래된다. 일종의 협금 스왑 거래인 셈이다. USDe는 일찍이 테라에 대한 비판과 함께 비교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10월에 USDe의 브랜드를 ‘스테이블 코인’에서 ‘합성 달러’로 변경한 것이다.

에테나 지원 USDe, 테라 기억 피해 ‘합성달러’로 변경

암호화폐 매체 디크립트의 한 애널리스트도 엇갈리는 촌평을 내놓고 있다. 그는 “에테나는 설계부터가 테라와는 전혀 다르며 유사한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로선 이처럼 유명한 자산 클래스에서 무엇이 잘못될 수도 있는지,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핀테크 벤처 펀드인 ‘로봇 벤처즈(Robot Ventures)’는 에테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한다. “이처럼 토큰화된 헤지 펀드로 인해 다양한 거래소에서 복잡한 거래 전략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런 헤지펀드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묵시적 자금 조달 요율에 맞춰 성과(수율)를 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묵시적 자금 조달 요율 만큼의 수율 못내면 큰 문제”

흔히 에테나 거래자들은 일단 이더리움의 파생물인 stETH와, 다른 토큰들을 입금해 자동화된 시스템에서 USDe 토큰을 생성한다. 그러면 USDe 배후의 에테나 랩스(Ethena Labs)는 만료되지 않는 암호화폐 선물 계약의 일종인 이더리움 선물과, 영구 스왑을 통해 매도 포지션을 개설한다. 해당 포지션은 바이낸스를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공개된다.

이러한 매도 포지션을 통해 프로젝트에 묶여 있는 USDe의 파생상품인 sUSDe 보유자는 올해 강세장에서 연간 기준으로 100% 이상인 자금 조달 요율의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에테나 랩스의 설립자이자 CEO인 가이 영은 그러나 이를 두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굳이 레버리지를 사용하거나, ‘미친 짓’을 하지 않고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의아해했다.

에테나의 이런 흐름은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분산형 암호화폐를 구축하려는 디지털 자산 스타트업 간의 야심찬 시도의 결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분산형 금융은 여전히 중앙화된 회사가 운영하는 USDC, 혹은 테더(Tether)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또 토큰은 실제 자산으로 뒷받침되는 것과 달리, USDe는 주로 stETH로 뒷받침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테나의 이런 패턴은 결코 최초가 아니다. 일찍이 ‘렘마 파이낸스’의 스테이블 코인인 USDL도 현물 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선물을 매도하면서 달러 페그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다만 이런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했거나 성장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앙화된 거래소보다 유동성이 부족한 분산형 선물 시장에 크게 의존한 시도는 더욱 실패확률이 높았다”고 한다.

(사진=디파이라마, 디크립트)

“분산형 선물시장에 과도 의존, 실패 확률 높아” 지적도

하지만 에테나는 지난해 창립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코인 추적업체인 ‘디필라마(Defillama)’에 따르면 2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가 이같은 분산형 선물 프로젝트에 입금되었다. 그 후 에테나가 놀라울 정도로 성장하게 된 것은 기존 금융시스템으론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토큰 터미널’(Token Terminal)에 따르면 에테나는 3월에 2,5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암호화폐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되었다.

디지털 자산 거래 회사 ‘셀리니 캐피탈’(Selini Capital)의 창업자인 조르디 알렉산더(Jordi Alexander)는 “전문 거래 회사의 경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다양한 코인에 걸쳐 기본 거래(베이시스 거래)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서 “에테나의 제품은 특히 수요에 부응할 만큼 충분한 미결제 약정을 찾기 위해 BTC니 ETH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에테나의 목표는 기본 거래를 민주화하고, 투명하지 않은 중개자를 늘 피하는 것”이라고 했다. ‘Genesis’의 파생 상품 관계자는 “에테나는 여러 암호화폐 시장 조성자와 협력하고 있으며, 거래 수수료 할인이나 장외 보관 등의 이점을 위해 중앙화된 거래소와 협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에테나 팀, 테라 권도형과 달리 ‘리스크’ 투명하게 개방”

이 대목에서 ‘디크립트’는 특히 “테라의 창립자인 권도형은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로 유명했지만, 에테나 팀은 리스크 정보를 개방하는 점이 다르다”고 비교했다.

실제로 에테나는 자체 웹사이트에 USDe의 위험성을 공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자금 조달 위험성을 경고했다. 즉 자금 조달 비율이 장기간 마이너스가 될 경우 잠재적인 손실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하나는 FTX 이후 암호화폐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우려되는 환율 위험이다. 또 프로젝트가 고객의 자산을 저장하기 위해 제3자 파트너에 의존하기 때문에 관리 위험도 따른다.

또 다른 부수적 위험도 있다. 에테나는 파생상품 포지션에 대한 담보로 stETH를 사용한다. 그런데 stETH가 이더리움보다 훨씬 낮게 거래된다면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올해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으로 이익을 얻었으며 2024년 들어 약 50%나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테나 팀은 대부분의 위험이 “가능성이 낮거나”, “안심할 만한 것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반신반의와 기대감이 엇갈리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