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야심작 ‘비전 프로’, “메타 ‘퀘스트3’보다 못해”
전문가들, “두 제품 성능 비슷, 가성비 고려하면 ‘퀘스트3’가 나아” 샘 앨트먼, ‘비전 프로’ 칭송, “그러나 디스플레이, 게임 성능 등 비슷” 퀘스트3, 구 버전 호환, 수 백가지 게임 vs 비전프로 ‘공간게임’ 많지 않아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샘 앨트먼이 칭송할 정도로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 헤드셋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호사가들은 굳이 이를 기존 메타의 퀘스트3(Quest 3) 헤드셋과 비교, 성능과 사양의 우열을 가리고 있다. ‘디지털트렌즈’, 테크리퍼블릭, 매셔블 등 기술매체들은 실제 사용자 체험을 바탕으로 어느 것이 나은지를 판가름하고 있다.
기술매체 등 호사가들 양자 스펙 비교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성비 측면에선 퀘스트3의 판정승이다. 비전 프로의 가격(미화 3500달러)은 퀘스트3의 7배에 달하지만, 그 만한 값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전 프로가 ‘값을 못한다’기보단, 퀘스트3의 성능이 그 만큼 뛰어나다는 해석이다.
이들 기술매체의 평가를 종합하면, 메타의 퀘스트3 VR 헤드셋은 애플 비전 프로에 비해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또 퀘스트3은 비전 프로만큼 언론이나 애널리스트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진 못했지만, 애플의 최고급 ‘공간 컴퓨터’보다 더 나은 기능들이 작동한다.
‘VR 게임’ 기능과 라이브러리, 퀘스트3가 우수
우선 VR게임 측면에서 보면, 퀘스트3의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는 테이블탑 게임을 위한 혼합 현실 그래픽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디지털트렌즈’는 “VR 게임에 관해선 (비전 프로가) 퀘스트3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며 “메타는 이미 수 년 동안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VR 헤드셋을 만들어 왔으며 주요 목적은 게임이었다”고 환기시켰다. 메타는 또한 VR 산업에 엄청난 돈을 투자, 상대적으로 사용자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들이 퀘스트 플랫폼용 게임을 구축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얘기다.
모든 퀘스트 헤드셋은 이전의 버전과도 호환된다. 퀘스트3은 퀘스트 2, 퀘스트1 등을 위해 제작된 게임을 실행할 수 있고, 2019년 이후 계속 성장하고 있는 라이브러리를 잠금 해제할 수도 있다. VR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수백 가지 게임을 통해 360°에서 다양한 게임과 함께 서라운드 사운드를 통한 몰입형 환경을 즐길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비전 프로’는 애플이 표현대로라면 ‘공간 게임’(VR 게임)이 몇 개밖에 없다. 사용자는 크고 평평한 창에서 아이패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애플 아케이드에는 심심풀이를 위한 대화형의 라이브러리가 있다.
그러나 비전 프로의 ‘공간 게임’은 많은 VR 게임을 헤드셋으로 옮기기 어려운 제한 사항이 있다. 예를 들어, VR 컨트롤러가 없어서 게임을 하면서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는게 헷갈린다. 또 썸스틱이 없다보니 가상 공간의 벽이 실제 벽보다 어떻게 하면 더 멀리 이동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테크레이다는 “그 때문에 비전 프로는 퀘스트3를 무색하게 할 만큼 충분한 처리 능력과 그래픽 품질을 갖추고 있지만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 경우에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디스플레이 품질은 비전프로, 시야각은 퀘스트3
비전 프로의 경우 이미 시야각이 예상보다 작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시야각은 VR 헤드셋의 디스플레이가 시야의 얼마만큼을 채우고, 내부의 어느 정도가 어두운 가장자리로 보이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이상적으로 VR 헤드셋은 가상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최대한 주기 위해 넓은 시야각을 확보해야 한다. 퀘스트3의 수평 시야각은 110°로서, 화면 가장자리가 전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비전 프로’의 경우 VR 헤드셋에 익숙한 일부 리뷰어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주위에 검은색 테두리가 보인다”는 코멘트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용자들은 체험 후기에서 “메타의 퀘스트3의 시야각이 더 뛰어나다”는 의견을 많이 내놓고 있다.
두 제품 모두 화면 가운데의 선명도는 훌륭한 수준이다. 특히 애플의 ‘비전 프로’는 메타의 퀘스트3보다 2배 이상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다만 작은 활자나, 정지된 이미지를 자세히 식별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 ‘비전 프로’의 가격이 비싼 이유다.
비전 프로는 또 퀘스트3의 LCD 패널보다 훨씬 더 넓은 동적 범위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그러나 OLED 기술에도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일단 사물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숙련된 VR 사용자들의 눈에는 ‘비전 프로’의 디스플레이엔 약간의 ‘모션 블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전 프로의 이미지 품질이 모든 헤드셋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 가성비를 종합해보면 역시 퀘스트3가 낫다는 평가다.
비슷한 기능에 가격은 1 : 7 차이
비전 프로의 가격은 미화로 무려 3,500달러이나, 퀘스트3는 불과 500달러다. 그럼에도 퀘스트3는 비전 프로의 모든 기능을 해낼 수 있다. 문서 스캔과 인쇄는 물론, 비전 프로가 게임 컨트롤러를 사용, 3D 영화와 2D Apple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게 한다면, 퀘스트3 또한 3D 영화를 보여주고 2D 게임용 게임 컨트롤러로 엑스박스 클라우드에 연결할 수 있다.
또 퀘스트3를 대규모 VR 게임 라이브러리와 VR 지원 게임 PC에 연결하면, 스트림 VR과 호환이 된다. 이는 비전 프로가 갖추지 못한 기능이다. 애플이 이를 극복하려면, 최소한 몇 년은 걸릴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렇다면 사용자로선 어떤 선택이 적절할까. 만약 비용에 관계없이 최고를 원한다면 애플 비전 프로가 적합하다. 시선 추적, 손동작과 제스처, 내비게이션, 이미지 품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전 프로가 뛰어나다.
그러나 아직 VR 헤드셋을 갖고 있지 않는 사용자라면 비전 프로의 가격 3,500달러는 부담스런 수준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퀘스트3 정도면, 훌륭한 선택이며 혼합 현실 헤드셋으로 더없이 훌륭한 제품”이란게 대체적인 평가다.
‘디지털트렌즈’는 “실제로 메타의 500달러짜리 퀘스트3는 어떤 면에서는 3500달러짜리 비전 프로를 능가하며, 결국 (퀘스트3를 구매하고 남는) 3천달러로 또 다른 곳에 지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퀘스트3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