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의 또 다른 핵심기술 ‘가상공학’

오프라인 재현 힘든 신제품․기술, ‘디지털 기술로 실제와 똑같은 상황서 검증’ AI 시뮬레이션, 데이터 등, 개발 기간 축소, 비용 절감, 시행착오 최소화

2023-12-18     전윤미 기자
'2023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전'에서 가상공학 기반이 기술을 출품한 업체의 부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해서 이를 바로 상용화할 수는 없다. 미리 그 실용성이나 안정성, 경제성 등을 실증하는게 중요하지만, 시장이나 응용되는 현장과 똑같은 상황을 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최근 스마트팩토리와 디지털트윈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가상공학’(Virtual Engineering)이 그 유용한 기술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와 똑같은 조건 변수하에서 작동”

가상공학은 실제 사용자들이나 시장 내지 적용된 작업장과 똑같은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다.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실제와 흡사한 조건 변수 하에서 작동시켜보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는 AI와 시뮬레이션,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요긴한 디지털트윈의 방안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는 제품 개발 기간을 줄이고, 제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으며 각종 시행착오를 사전에 제거하는 기술이다. 즉, “실물 제작 없이 제품 생산공정 모든 분야에서 가상 제작과 모의실험(simulation)을 하는 기술”로 요약할 수도 있다.

이미 미국 등 주요국에선 이같은 ‘가상공학’ 플랫폼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를 통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고,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결국 그 덕분에 디지털트윈의 속도나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를 활발하게 산업계에 보급하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품목들을 가상검증 소프트웨어를 활용, 기존의 공정·설계부터 시제품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단계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작시간, 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가상공학 시뮬레이션 기술은 가상의 공간에 소재 또는 제품을 3D 모델링함으로써 외부 하중 조건이나 환경 조건과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 신소재나 제품의 물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다.

(그림=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내 연구기관, ‘구조, 성형, 복합재, 필터, 유동 CAE’ 등 SW구축도

이 분야에서 독자적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다이텍연구원 섬유가상공학센터의 경우, ‘가상공학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한 16개의 CAE 소프트웨어를 구축한 바 있다. 즉, 구조, 성형, 복합재, 필터, 유동 등이다. 또 “소재 전공자와 기계공학 전공자의 협업으로 융복합 기술을 통한 CAE 기술지원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역시 지난 2017년부터 가상공학 플랫폼을 구축, 국내 소부장 기업의 디지털 전환부터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시뮬레이션, 데이터, AI 등 디지털 기술에 의한 가상공학을 활용하면, 기업은 제품개발이나 생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은 비용, 인력 등의 문제로 관련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진흥원의 설명이다. 이에 이 기관이 나서서 금속, 화학, 섬유, 세라믹, 기계 등 5대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가상공학을 적용하기 위한 소부장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기업에 가상공학 기반의 기술 컨설팅, 디지털 설계·해석 지원, 재직자 교육, 소재데이터 및 AI모델링 등의 기술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가상공학을 지원한 사례는 많지만, 특히 방열복 제조 전문기업인 ㈜성광테크 사례를 들기도 했다. 산업용 방열보호복은 소방, 제철, 유리 제조업 등에서 초고온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종전까지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표=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기술진흥원, 가상공학 사례 다수 제시

이에 성광테크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개발을 위해 가상공학 플랫폼 기업지원을 당국에 요청했다. 그 결과 이 분야 전문기관인 다이텍연구원의 시뮬레이션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통해 공정변수를 설정하고 이를 최적화했으며, 최종제품의 열전달·열유동 해석 등에 관한 도움을 받았다.

즉, 가상공학 플랫폼을 통해 ▲ 지능형 소재개발을 위한 소재데이터 AI 모델 구축, ▲가상공학 시뮬레이션을 통한 중소기업 설계 및 해석 지원, ▲새로운 소재의 부품 적용성 검증 등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화재·초고온 환경 대응용 방열보호복 제품개발에 성공했고, 제품 사업화를 통해 매출액 8천만원, 신규고용 3명, 특허출원 4건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진흥원은 해당 사례를 제시하며 “가상공학 플랫폼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창구”라며 “소부장 기업의 신소재 개발 혁신, 부품화 적용 지원을 위한 소재데이터 축적, 플랫폼(AI, SW) 구축 등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하는데도 가상공학 플랫폼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