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오를 때 ‘경계심’은 필수 덕목

무리한 투자했다가 ‘상투’ 잡으면 ‘끝장’... 과거 추락할 때 날개 없어

2023-12-14     김남주 대기자
김남주 대기자

가상의 공간에서 유통되는 암호화폐는 참으로 도깨비 같다. 느닷없이 위로 튀었다가, 영문도 모르게 급전직하한다. 그 변동성이 종잡을 수 없다. 가상자산에 돈을 넣은 사람들은 늘 불안하다. 가격변동을 살피느라 종일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만지지도 보이지도 않는 가상공간에서 갈 지(之)자로 활보하는 가상화폐의 움직임을 좇느라 투자자들은 매시간 좌불안석이다. ‘돈 놓고 돈 먹기’식의 극한 머니게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 각종 기술분석과 호재, 악재 등 재료 분석에 자기도 모르게 혈안이 되기 마련이다. 현실화폐가 중앙은행과 정부 등의 ‘보이는 손’에 그 가치가 오르락내리락해 그에 반발하면서 출발한 디지털자산은 외려 다양한 투기세력들에 의해 가격등락이 무상한 모습도 보인다. 그래서 암호화폐의 그 깊은 속내를 간파하긴 실로 지난하다.

최근 미국 금리 향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14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단숨에 3% 이상 상승했다.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8시30분 기준) 글로벌 평균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무려 3.4%나 껑충 뛴 4만2880달러(약 5560만원)를 기록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선 5925만원을 기록해, 6%의 김치프리미엄(글로벌 시세보다 한국에서 더 높은 값이 형성된 현상)이 붙었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중순만 해도 비트코인은 45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던게 이달 들어 600만원선을 치고 올라갔으며 지속해서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그 깊은 속내를 간파하긴 실로 지난하다.(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장기 전망에 또 하나의 파란신호등이 점멸하고 있다.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4만달러 수준에서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넘길 것이라는 월가 자산운용사의 전망이 나왔다. 미 증권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024 암호자산과 비트코인 전망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복귀하게 되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적대적 규제 접근법이 해체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약진을 내다봤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선을 돌파하면 시가총액은 2조달러까지 불어난다. 이들의 예상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선에 이르게 되면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가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이 될 것이라고 이들 애널리스트들은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대세국면으로 볼 때 상승기조다. 연초 대비 150% 이상 올랐다. 미국에서 토큰에 직접 투자하는 최초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규제당국의 승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내년에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비트코인 장기적인 상승 호재가 되고 있다. 연준은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4.6%로 제시했다. 지난 9월 전망치 5.1%보다 0.5%포인트 하향조정한 것이다.

비트코인 상승기조를 놓고 우리 증권가에서도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5일 비트코인이 2년만에 6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논쟁이 가열됐다.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비관적 분석이 나왔다. 반면 비트코인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낙관하는 분석가들은“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될 경우 신규 자금 유입이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말까지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진단한다.

언제나 그렇듯 비트코인 가격은 종잡을 수 없다. 오를 때는 누구나 웃을 수 있다. 그러나 폭락하면 우는 이들이 너무나 많게 된다. 지난 2016년 28.6% 폭락 때가 그랬고, 그 다음해인 2017년 12월의 대붕괴 때는 66.0%까지 바닥 모르게 추락했다. 갑작스런 한파 내습에 많은 이들이 코인에 환멸을 느꼈다. 언제나 그런 사태는 또 일어날 수 있다. 머니게임 구루(guru)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조언한다. 영혼까지 끌어다가 무리하게 투자하는‘영끌’이나 분수에 넘치게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군가 행여 코인벼락을 꿈꾸고 부나방처럼 달려들 기세라면 몇 해 전에도 그랬듯이 깊은 나락에 빠질 수 있음을 거듭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