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튜브 과몰입 현상 반성할 때 됐다

많은 부작용과 폐해 낳고 있다는 지적 일어... 효과적 대응책 수립해 나갈 적기

2023-11-23     김남주 대기자
김남주 대기자

요즘 사람들은 거의 종일 유튜브에 매달려 산다. 그냥 거기에 퐁당 빠져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고 할 정도로 그것은 나를 속속들이 파헤쳐 속내를 들여다보고 있다. 심지어 내가 무심코 던지는 말까지 새겨들을 수 있다고 할 정도다. 그래서 동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그냥 유튜브에 몰입해서 매일 보내는 모양새다. 이제는 인간의 조급한 성질에 맞춰 ‘숏폼’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어 더욱더 우리들의 도파민을 쏟아내게 만든다.

유튜브 과잉 시청 현상은 이제 하나의 사회적 신드롬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튜브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돼버린 것이다. 유튜브의 상업주의 전략을 고도화시키기 위해 최적으로 짜여진 알고리즘은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의 정신 건강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조회수와 트래픽을 늘려 광고를 통한 영업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고속 직진 중이다.

유튜브에 과몰입해 있는 우리들의 민낯이 수치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한달간 한국 유튜브 사용시간이 1000억분을 돌파했다. 15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우리나라에서 유튜브 앱 사용시간은 1044억분으로 집계된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톡(319억분), 네이버(222억분), 인스타그램(172억분), 틱톡(79억분)이 그 뒤를 이었다. 유튜브가 앱 사용시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2위인 카카오톡과 3위인 네이버와의 격차도 서너배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추이로 볼 때 유튜브 앱 사용시간은 지난 2020년 10월 671억분였던것이, 다음 해인 2021년 10월 814억분, 2022년 10월 913억분, 2023년 10월 1044억분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토종 카카오톡과 네이버 앱의 사용시간은 지난해와 비교해 뒷걸음질 친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톡의 앱 사용시간은 2020년 10월 283억분, 2021년 10월 308억분, 2022년 10월 335억분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다 올해 10월에는 319억분으로 내려앉았다. 네이버 역시 2020년 10월 207억분, 2021년 10월 222억분, 2022년 10월 233억분으로 오르막을 타다가 올해는 222억분으로 하락했다.

근래 들어서는 사람들의 조급성에 영합한 숏폼 콘텐츠가 난무하면서 이들에 강점이 있는 앱의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반영해 숏폼 서비스가 활성화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의 앱 사용시간은 지난 2020년에 비해 올해 각각 56%, 262%, 191%씩 늘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톡과 네이버가 각각 12%, 7%의 증가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카카오톡과 네이버도 숏폼 서비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빅테크 콘텐츠 플랫폼들이 사람들을 지배하면서 많은 부작용과 폐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자신의 입맛에 따라 개개인은 물론 사회를 조종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숏폼의 경우 어린이들이 과몰입에 빠지면서 자기제어 능력을 잃게 하거나 인내심을 키울 기회를 상실케 해 커다란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들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 유튜브 과몰입 현상에 대해 반성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치권이나 시민사회단체, 국민들 모두가 유튜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밀도 있고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이 국내 기업이 아니란 이유로 계속 수수방관 방치할 순 없다. 감시와 제재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유튜브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걸맞게 그 책임을 다할 제도적 기반 구축에 대해 고심해볼 시기임은 분명하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해서 각급 학교 등 교육기관이 적극 나서서 여론을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수립해 나갈 때이다. 만시지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이 어찌 보면 가장 빠른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