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소비자들 60%, 구매 후 “괜히 샀다” 후회
가트너 조사, 1년 남짓 사용 ‘불만족’, 공급업체 바꾸기도 “국내도 크게 사정 다르지 않을 듯”, 사용자 편의성 부족, 과다 비용 등이 원인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가트너는 31일 “구매자의 96%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 전에 공급업체 목록을 작성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60%는 지난 12~18개월 동안 불만족을 경험하여 소프트웨어 구매를 후회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는 비록 해외 사례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만큼 눈여겨볼만한 조사 결과다.
가트너는 그러면서 그런 후회를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과 자세한권장 사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SW 구매 후 왜 후회하고 이탈할까”
가트너는 소프트웨어 구매자가 후회하는 원인이 되는 제품 및 공급업체 관련 요인을 예시했다.
이에 따르면 제품 측면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소유 비용(33%)이 가장 많은 후회 원인으로 꼽혔다. 느리거나 복잡한 구현(32%) 역시 소프트웨어 구매자의 구매 후 후회를 유발하는 흔한 요인이었다. 많은 구매자(46%)들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사후 지원에 힘쓰고, 응답 시간 개선을 통해 소프트웨어 구현에 내재된 복잡성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가트너는 보도자료를 통해 “가장 큰 문제는 예상치 못한 비용이다. 투명성이 부족하다보니 고객들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웨어 제품 가격에는 사용에 필요한 제품 구현, 구성, 통합, 교육으로 인한 추가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고객들은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불만 가진 소비자 3분의 1, 공급업체 바꿔
또 후회를 경험한 설문 조사 응답자의 거의 4분의 1(24%)이 소프트웨어 계약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그 중 3분의 1(33%)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를 아예 바꾸기로 결정했다.
또한 구매를 후회하는 구매자 중 절반 이상(56%)은 “재정적 어려움이 비즈니스의 장기적인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원 수가 250명 미만인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그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에 대기업의 경우 51%가 재정적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업체가 소프트웨어 구매 후회를 줄이고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
가트너는 “이런 경우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선, 소비자들이 이탈하기 전에 소프트웨어 구매자의 불만 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두 가지 대응 전략을 조언했다.
우선 “최종 사용자를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 제품은 구현 및 사용의 용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순성을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이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복잡한 기술부터 시작, 나중에 사용자 고려 사항을 강제로 맞추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과도한 엔지니어링 제품을 개발하기 십상이다. 이로 인해 제품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사용의 용이성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사용자 만족을 보장하기 위한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제품에는 철저한 사용자 조사, 유용성을 판단하기 위한 제어된 A/B 테스트, 단순성을 위한 최적화, 소프트웨어 제품을 정리하는 명확하고 직관적인 디자인 언어 사용과 같은 조치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많은 SW업체들이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검증된 리뷰와 신뢰, 영업 역량 강화 등 대안
소프트웨어 구매자의 검증된 리뷰도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특히 “공급업체 목록을 작성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구매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단계이며, 구매자의 33%가 고객 리뷰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구매자는 신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리뷰 사이트를 참조하거나, 사용자 커뮤니티를 통해 공급업체 목록을 작성하곤 한다.
영업 역량도 중요하다. 이를 강화하려면 CRM 시스템, 채팅 소프트웨어,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 등의 지식과 도구를 갖추어 소프트웨어 구매자를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업 담당자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기능, 이점 및 잠재적인 과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지식은 잠재 구매자가 특정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도록 안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업팀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 외에도 제품 구현 방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구매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트너는 “제품 가이드, 데모 비디오, 셀프 서비스 도구 등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 것”을 권장했다. 실제 조사에 의하면 구매자가 공급업체 목록을 작성할 때 제품 평가판(33%)과 데모(30%)가 중요한 고려 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가트너는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이 “고객 상태 점수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전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도 주문했다. 또 예측 분석과 사용자 행동 추적을 활용하면, 문제가 확대되기 전에 이를 식별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어 고객 이탈을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