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법 통과, ‘날개’ 단 UAM 기술 현주소?
정부․지자체 견인, 이통3사, 현대․한화․카카오모빌리티 등 상용화 박차 상공망 통신, 교통관제, 버티포트 구축, 기체 제작․도입, 지상교통 연계 등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최근 ‘도심항공교통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존 법령에 얽매이지 않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미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해오던 사업에 더욱 동력이 실릴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특히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민간 기업들의 UAM 관련 기술 역량과 현주소가 관심을 끈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 9월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K-UAM 그랜드챌린지’를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기술, 인프라, 인력 등 역량 전반을 UAM 실증사업에 투입해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안전 운항 역량을 검증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024년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진행되는 실증사업 1단계에서 조비 기체(S4)를 활용해 소음 측정, 충돌 관리 등 비행 시나리오별 운항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SKT,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에 ICT역량 접목
SKT가 구축한 4G·5G 기반 UAM 특화 상공망인, UAM 운항 고도 300~600m 상공 통신 품질도 테스트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비’도 자사 기술 인력 등을 한국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앞서 지난 6월 UAM 기체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조비 에비에이션에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조비’의 기체를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SKT는 2025년으로 예상되는 국내 UAM 상용화 시점 이후에도 ‘조비’ 기체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T는 “‘조비’의 기체에 통신, 티맵(TMAP) 플랫폼 등 SKT가 보유한 ICT 역량을 접목할 계획”이라며 “SKT의 AI기술이 UAM의 상공망 통신, 교통관제, 지상교통 연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KT, 현대차․현대건설과 컨소시엄, ‘25년까지 상용화“
KT는 지난 2월 현대자동차,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 ‘K-UAM’ 실증사업을 한 바 있다. 그 결과 2025년 국내 U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UAM 통신환경은 물론 승객의 출발지 탑승, 이용, 목적지 도착 등 UAM 생태계 전 영역을 실증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교통수단 정보를 통합, 하나의 교통수단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 기반 육상 모빌리티 연계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지난해 10월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UAM 전용 5G 항공망을 구축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UATM 시스템과 UAM 통신 인프라,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개발하고,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는 UAM과 육상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MaaS 플랫폼을 구축하고, UAM을 이용하는 승객이 출발지에서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다양한 모빌리티를 연결해 이동하는 과정을 실증한다.
현대건설은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의 설계 최적화 방안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준도심·도심 지역에서 실현 가능한 버티포트 구축 모델 연구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상공망 품질 측정 솔루션’ 개발 등
LG유플러스는 지난 11일 통신시험장비업체 이노와이러스와 함께 UAM 운용 필수 기술인 ‘상공망 품질 측정 솔루션’을 개발한 바 있다.
‘상공망 품질 측정 솔루션’은 UAM이 다니는 300~600m 상공의 품질을 실시간 측정하고 분석해주는 것이다. 이는 UAM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서울교통공사와 ‘UAM 복합 환승 센터’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하철 교통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지향적인 UAM 복합 환승 센터를 구축하고 UAM 조기 상용화를 구현한다”는 취지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복합 환승 센터’를 도입하기 위한 제도 등 행정사항과, 버티포트 인프라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노선 운영을 위한 교통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UAM 제반 통신 기술을 실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슈퍼널), K-UAM 드림팀(한화시스템), 카카오모빌리티·GS건설(UAM 퓨처팀), 대우건설 등이 실증 사업에 참여하며 UAM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 UAM 기체 콘셉트 모델 공개
현대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문 계열사인 미국 슈퍼널이 이 분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에서 UAM의 인테리어 콘셉트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당시 공개된 신형 UAM 기체의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은 2028년 시장 론칭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는 “기존 항공기 디자인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동차 내장 디자인 요소를 차용해 직관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게 완성한 것이 특징”이란 평가다.
콘셉트 모델은 또한 나비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5인승으로 디자인되었다. 좌석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되었다.
슈퍼널은 UAM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내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UAM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현대위아와 ‘UAM 착륙시스템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데 이어, 17일에는 대한항공과 국내 UAM 운항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를 맺고 기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한화, 연말까지 UAM 기체 ‘시제기’ 개발
한화시스템도 UAM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방산·항공 기업 ‘허니웰’과 미래형 항공기체 체계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7월 체결했다.
이 회사는 2·3세대의 AAV 분야와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 관련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또 국내외 시장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고 수요를 창출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파리 에어쇼’에서 미국 오버에어(Overair) 사와 공동 개발 중인 6인승 UAM ‘버터플라이(Butterfly)’ 모형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UAM 전기추진체계를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2019년 7월 국내 최초로 “UAM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후 2020년 2월부터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모빌리티 버터플라이의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말 UAM 기체의 시제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우주항공 엔진 개발 노하우를 적용, UAM의 동력계가 될 ESS(에너지 저장 장치), 모터 등을 오버에어와 함께 개발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전기 추진 시스템은 ‘오버에어’의 에어택시 시제품(XP-1)에 장착되고, 성능이 검증되면 버터플라이에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GS건설, 대우건설 등도 적극 참여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 5월 영국 UAM 기체 제조사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UAM 서비스 국내 상용화, 글로벌 공동 사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 UAM 정책 방향에 따른 상용화 실행 전략을 구축하고, 국내 잠재 시장 규모를 분석하고, 기체 도입의 적정 규모를 도출하는 등 사업성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를 본격화할 것”이란 얘기다.
이 밖에도 국내 GS건설과 대우건설 등도 UAM 사업에 합류하고 있다. GS건설은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 파블로항공과 구성한 UAM 퓨처팀 컨소시엄을 통해, 지난 2월 버티포트 건설안(친환경·스마트·모듈러)를 공개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을 시작,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버티포트 설계·시공·운영과 버티포트 내 구축될 교통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는 회사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