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딜’, MS-액티비전 합병 사실상 확정

MS, 19개월 난항 끝 게임 공룡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성공 FTC제동, 소니 훼방 불구, 법원 MS 손들어줘, ‘英 규제당국도 양보’

2023-07-18     박문석 기자
액티비전의 베스트셀러 '콜 오브 듀티' 홍보 화면. (사진=씨넥스존)

[애플경제 박문석 기자] 게임산업 사상 ‘세기의 딜’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액티비전 블리자드사의 690억 달러 짜리 인수계약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그 동안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반대하고 미국 FTC가 제동을 걸면서 난항에 부딪혔지만, 미 연방법원이 FTC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면서 상황이 다시 급반전했다.

법원 ‘크게 경쟁 위축시키진 않아’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법원은 “(MS의 클라우드 게임시장에서의) 독점력은 더욱 강해지겠지만, 게임시장의 경쟁 자체를 크게 위축시킬 정도는 아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반면에 FTC는 법원의 이같은 결정을 뒤집을 만한 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CMA 역시 “영국 정부의 우려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한다는 취지의 파격적인 입장 변화를 보였다.

처음 인수 얘기가 나올 때만 해도 MS의 액티비전 인수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가능할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애초 예상과는 달리, 사안이 복잡해진 요인 중 하나가 영국 CMA의 격렬한 반대에 나선 때문이다. 물론 미 FTC가 제동을 건 탓도 있지만, CMA는 자국 시장 보호 차원에서 좀더 적극적인 반대에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액티비전 게임 시장이다. 특히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콜 오브 듀티’ 광팬들도 많다.

그렇보니 CMA는 “MS가 인수할 경우, 국내 게임 시장의 경쟁과 혁신을 줄이고, 게이머들의 선택권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CMA는 지난 4월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면서 양사가 설사 합병되더라도 자국 내에선 단일 기업으로 영업을 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만약 그런 명령을 위반하면 양사의 세계 전체 매출의 최대 5%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또 규제 당국은 MS와 액티비전이 영국 내에선 별도로 활동하도록 했다.

CMA, ‘독점 완화 조치’ 조건, 사실상 허용

그런 CMA가 지난 주 후반쯤부터 약간 낌새가 달라지다가, 결국 ‘조건’을 내걸면서 사실상 인수를 허용한 것이다. 다만 그 ‘조건’이 충족되는지에 대해 영국 법원이 판단할 예정이며, CMA는 별도로 오는 8월 29일을 조사시한으로 잡았다. 그 때까지 양사는 CMA가 시장 보호를 위해 내건 조건을 구비해야만 영국 내에서 영업이 가능하다.

게다가 MS의 액티비전 인수 게임을 복잡하게 만들었던 경쟁사인 소니의 ‘발목잡기’도 없어진 상태다. 만약 MS의 인수가 확정되면 소니는 자사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액티비전의 베스트셀러 ‘콜 오브 듀티’ 게임도 팔 수 없게 된다. 이 회사로선 치명적이 아닐 수 없다.

결국 1년 여 동안 이를 두고 옥신각신하던 끝에 최근 MS는 소니 그룹과 닌텐도에게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게임에 대한 접근권을 주기로 합의하면서 타협을 해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는 “10년 간 조건부 계약”으로 알려졌다.

MS, 세계 클라우드․모바일게임시장 왕좌?

본래 이번 인수 전략은 클라우드 게임의 왕자인 MS가 모바일 게임에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게임 회사가 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계약을 시도했지만, 19개월만에 비로소 가능해진 셈이다.

애초 합의된대로 만약 18일 가계약이 맺어질 경우, MS는 우선 액티비전에 3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 후엔 액티비전이 완전히 손을 털고 떠날 수 있도록 잔금을 모두 치르고, 인수인계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추후 그런 과정에서 계약 내용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게 되면, 분명 계약금(현재 690억 달러) 규모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면서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면서 “두 회사 모두 어떻게든 계약 성사에 필요한 최종적인 규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