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 세상을 프로그래밍하는 도구”

일부 전문가들, ‘스마트화’ 너머 다양한 인문학적 해석 ‘눈길’ “데이터의 시각화”, 또는 “가상 세계의 집합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 증강” 주장도

2023-07-12     전윤미 기자
'디지털트윈'에 대한 사회진화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등 다양한 인문학적 해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사진은 '2023 스마트팩토리전'에 출품한 업체의 부스.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디지털트윈의 진정한 함의는? 현실의 세계를 디지털 세계로 모방, 전환한다는 것 말고 또 있을까. 그러나 SW나 가상기술 전문가들은 각자의 경험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수사로 이를 새롭게 해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트윈을 프로그래밍하여 세상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좀더 적극적 해석도 뒤따르고 있다. 혹은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인터넷의 다음 단계라기보단, 차세대 인터넷이 탄생하는 과정”이란 인과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 밖에도 ‘데이터의 시각화’나, 반대로 “시각적으로 물리적 ‘쌍둥이’를 대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 IT전문업체 ‘ARPost’는 이처럼 디지털트윈의 사회진화론 내지 의미론적 해석을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청취,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물리적 객체로도 존재하는 가상 버전”

ARPost 스스로는 디지털 트윈을 “물리적 객체로도 존재하는 가상 버전”으로 정의한다. 물리적 객체로서의 가상 버전은 곧 “상호작용적이거나 동적이거나 심지어 시각적으로 ‘물리적 쌍둥이’를 대표할 필요가 없다.”고 주석을 덧붙인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미 학계나 기업에선 스프레드시트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디지털 트윈과 유사한 개념을 사용해왔다”고 돌이켰다.

또 유니티(Unity)의 로리 암즈 디지털 트윈 담당 부사장은 ‘ARPos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디지털 트윈을 사용해 왔다. 우리가 진화 또는 학습해 온 것 중 한 종류는 데이터의 시각화”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디지틀 트윈에 이르는 진화 과정을 “기술 못지않게 세대 변화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주장해 눈길을 끈다.

즉 “젊은 세대는 사고 방식과 운영 방식이 매우 다르고, 데이터를 소화하는 능력은 내가 25살 때 할 수 있었던 것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메타버스가 단순히 가상 세계의 집합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를 증강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렇다면 이는 많은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세상을 프로그래밍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도 있다”고 의미를 덧붙였다.

일종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로도 간주

미국의 한 SW업체 대표인 크리스 삭스의 경우 디지털 트윈을 일종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보기도 한다.

그는 “사물의 가상 표현이 있으면 그 표현 속에서 SW를 마치 사물 자체에서 실행하는 것처럼 구동할 뿐 아니라, 더 쉽고, 더 유용하고, 더 민첩하게 할 수 있다.”면서 “다시 말해 디지털 트윈을 프로그래밍하여 세상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된다”고 규정했다.

나아가서 그는 “가상 세계를 VR을 통해 백엔드에서 제어할 수 있으며, AR을 통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탐색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또 일종의 가상 세계를 만들면, 가상 세계에서 무엇을 결정하든 현실 세계로 다시 전송되는게 디지털트윈의 또 다른 효용이기도 하다.

그에게 월드와이드웹(WWW)은 ‘빅 데이터 저장소’로 인식된다. 그러나 디지털트윈은 웹을 업그레이드하되, “모든 것이 웹 페이지가 아니라 웹 에이전트가 되고, 문서가 아니라 모든 것이 프로세스가 되도록 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디지털 트윈에 대해 “장치에 의해 업데이트되는 데이터베이스의 행(行)이란 전통적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견해도 보인다. 이에 따르면 그보단 수직적으로 통합된 ‘스트리밍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란 주장이다.

앞서 유니티의 암즈 부사장은 “결국 디지털트윈은 ‘세계를 하나로 묶는 것’으로서, 실시간 데이터로 구동되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유용한 방법”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이는 가상과 실제 세례를 하나로 묶는 장치이자, 그런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