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세계 24개국, CBDC 발행, 유통”

“중국 등 11개국은 이미 상용화, 스위스․인도․브라질도 곧 발행” BIS 조사, “작년 이래 암화화폐 시장 불안․혼란이 더욱 필요성 높여”

2023-07-10     전윤미 기자
CBDC 이미지.(사진=디크립트)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2030년까지 24개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CBDC)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2년 말에 8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CBDC 발행 여부와 계획에 관해 설문조사를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흥국․선진국 등 86개국 조사”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IS가 조사한 대상은 신흥국과 선진국을 모두 아우른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현금을 점차 줄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디지털 결제에 관해 민간 부문에서 주도권을 갖는 것을 막기 위해 통화 체제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연구, 검토해왔다.

이들 중엔 시중의 현금을 디지털 화폐로 바꾸려는 계획이 다수인 가운데, 일부 중앙은행은 금융 기관 간의 거래를 위한 디지털 화폐도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BIS가 8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미 11개국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페를 발행, 유통하고 있다. 바하마, 동카리브해,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이 그런 사례다. 이들은 금융기관 간이 아닌, 민간 부문 결제를 위한 디지털 화폐를 상용화하고 있다.

특히 “토큰화 덕분에 9개국의 중앙은행들은 금융 기관들 간의 거래를 위한 ‘도매’ 측면의 CBDC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궁극적으론 국가 간의 결제 시스템을 중앙은행의 ‘도매’ CBDC로 교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스위스 국립은행은 지난 6월 말에 시범 케이스로 스위스의 디지털 거래소에 도매 CBDC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럽 중앙은행은 2028년 출시를 목표로 사전에 ‘디지털 유로’화를 시범적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이미 중국에선 약 2억 6천만 명 가량이 CBDC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인도와 브라질도 내년에 디지털 통화를 출시할 계획이다.

BIS는 또한 “중앙은행이 어떤 형태로든 CBDC에 관여하는 비율이 93%로 증가했으며, 응답자의 60%는 안정적인 코인이나 암호화폐 자산의 출현이 이런 추세를 가속화했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불투명성이 CBDC 부각

또한 지난 해 이후 계속되어온 암호화페 시장의 불투명성과 혼란도 중앙은행 CBDC의 필요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5월 불안정한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 사태와, 11월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붕괴, 암호화폐 제공업체를 지원하던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뱅크 등 은행들의 파산 등이 이어졌다.

이는 전통적인 금융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암호화폐 시장에겐 직격타를 가했다. 그 와중에 암호화 자산들이 무더기로 매각되거나, 추락했다.

그래서 이번 BIS 조사에선 응답자의 40%가 “중앙은행이나 공공기관에서 소비자 또는 기업들 간의 스테이블 코인이나, 암호화 자산의 거래 행태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BIS는 특히 “이들 민간 스테이블코인이나 암호화폐가 결제에 널리 사용될 경우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면서 “이로 인해 중앙은행의 CBDC 발행의 동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