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거래소 바이낸스, 코인베이스의 '시련'

美SEC, 바이낸스․코인베이스 고발, 11개주 당국 “거래중단 명령” 미국 ‘Binance.com’ 접속, 암호화폐 미등록 오퍼․판매, 미등록 거래, 브로커 활동, 청산소 운영 등 혐의…암호화폐 시장 사흘째 널뛰기

2023-06-07     김향자 기자
바이낸스 이미지. (사진=디크립트)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미 연방 당국이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양대 글로벌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에 나서고, 이로 인해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폭락과 회복을 거듭하는 등 국제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6일 코인베이스(COIN)는 연방보안법 위반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소(SEC)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이미 하루 전에도 바이낸스 역시 당국으로부터 역시 고소를 당하면서,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해온 양대 거래소들이 줄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바이낸스, CEC창펑 자오, 나란히 피고발

'디크립트',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종합하면, 미 연방당국은 바이낸스와 CEO 창펑 자오가 미국 내 사용자들의 ‘Binance.com’ 접속, 암호화폐 미등록 오퍼 및 판매, 미등록 거래, 브로커 활동, 청산소 운영 등을 차단하지 못했다는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SEC 당국은 “자오와 바이낸스측이 거래 규칙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이를 회피하고 고객과 투자자를 위험에 빠뜨리기로 작정했다”면서 “이 모두가 자신과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월간 사용자만 수천만 명에 달하고, 수십억 명의 거래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 때문에 바이낸스에 대한 법적 조치는 그 자체만으로 암화화폐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SEC는 7일 한 발 나아가서, 바이낸스의 미국 내 자산 동결을 위한 긴급 명령을 법원에 요청했다. 만약 법원의 허가가 나면, 미국 내 자산의 해외 이전이 불가능하고, 모든 자산의 기록이 보존되어야 한다.

미국 내 바이낸스 자산 동결도

자산 동결은 ‘Binance.US’의 운영과 관련된 두 개의 지주 회사인 ‘BAM Management US Holdings’와 ‘BAM Trading Services’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원 허가가 날 경우 바이낸스에 속한 해외 자산, 특히 중국에 있는 자산을 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 또 미국 고객은 법정 통화든 암호화폐든 해외에서 바이낸스를 통해 거래한 자산을 미국으로 다시 이전해야 한다.

바이낸스의 두 지주회사와 CEO 창펑 자오는 법원에 ‘예비 가처분 신청’을 하지 말아달라는 소송을 낼 경우도, 그 이유를 소상하게 밝혀야 할 의무가 주어졌다. 또한 SEC의 고발장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바이낸스 측 피고인들이 관련 기록을 파기, 변경 또는 은폐하는 것도 철저히 금지된다.

SEC는 바이낸스의 불법 행위를 지적하며 “고객 자산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용 가능한 자산의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동의가 필요하다”고 법원에 촉구하고 있다.

이에 바이낸스는 즉각 SEC의 고발 조치가 “부당하고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SEC의 이런 부당한 규제는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코인베이스 이미지. (사진=디크립트)

코인베이스, 각종 불법 묵인으로 거래 중단 명령

그런 가운데, 코인베이스 역시 미국 내 11개 주 당국으로부터 거래 중지 명령을 받았다. 이로써 사실상 모든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코인베이스는 바이낸스에 대한 SEC의 고발 조치가 있은 다음 날인 6일 새벽 앨라배마 증권거래위원회(ASC)로부터 다른 10개 주와 함께 거래 중단 명령을 받았다.

이 조치에 합류한 주는 앨라배마 주를 비롯,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켄터키, 메릴랜드, 뉴저지, 사우스캐롤라이나, 버몬트, 워싱턴, 위스콘신 등이다. 이들 여러 주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태스크 포스가 코인베이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이다.

이에 SEC도 7일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거래소, 중개인, 불법 청산 기관을 차단하지 않음으로써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판정, 새로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SEC 감시단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또는 증권을 판매하기 위한 등록 절차를 밟지않고, 이들 11개 주 주민들에게 특정 지분 프로그램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SEC의장, “암호화폐 애초 있어선 안돼”

SEC가 이처럼 양대 거래소들을 고발한 직후 게리 겐슬러 SEC 회장은 “암호화폐 산업의 전체 비즈니스 모델이 ‘법규 위반과 미준수 위에 구축되어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의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지 않다”고까지 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도 전통적인 금융 질서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여러 기능을 결합한 것”이라며 사실상 암화화폐 시장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흘 째 국제 암호화폐 시장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이미 5일 바이낸스가 고소당한 직후 하락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연거푸 코인베이스도 법적 조치를 당하면서, 이튿날인 6일에는 3개월 만에 최저치인 25,500달러 미만으로 급락했다가, 다시 빠르게 회복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코인베이스가 고발되면서, 카르다노의 ADA, 폴리곤의 MATIC 등 증권으로 볼 수도 있는 13개 토큰까지 포함해 지난 24시간 동안 모두 5%나 하락했다.

또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7일 13% 이상 하락하여 50.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미국 제3순회항소법원은 이들 거래소가 SEC의 조치에 반발, 청원을 한데 대해 양측에게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명령했다. 또 코인베이스에 대해 7일 이내에 입장을 소명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