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건설’이 자리잡기 위한 ‘조건’?
표준화된 생산체계 구축, 사용자와의 피드백, 스마트홈 플랫폼 구축 등 “AI, IoT 등 단순한 ICT기술 도입만으로 생산성 보장 못해”
[애플경제 박문석 기자]건설산업에 ‘스마트건설’이 일부 실현되거나, 도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 실용단계와는 거리가 멀다는게 대부분 현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면 그 이유가 뭘까. 여러 분석이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수요자와의 피드백과 표준적인 생산체계 부재, 스마트홈 등 스마트건설 상품의 플랫폼의 부존재 등을 가장 많이 꼽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우영 연구위원은 특히 “스마트 건설상품은 수요자의 피드백이 가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기초한 상품화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못함을 지목했다.
최근 펴낸 연구보고서에서 그는 또 “(AI, 드론, IoT 등의 정보통신기술이 도입되어도) 표준적인 생산체계라는 하드웨어 환경이 구축되지 않으면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생산성 향상은 가능해도, 건설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이미 컴퓨터 시스템에 의한 CIC(Computer Integrated Construction)와 로봇을 이용한 건설자동화, 그리고 2000년대 초반에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른바 ‘CIC’ 건설시스템이다.
그로부터 한층 진화된 형태가 오늘의 스마트건설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IoT, 드론, VR/AR/MR/XR, 3D프린터 등 첨단 기술을 건설 프로세스에 적용하기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건설산업 생산성 혁신을 도모한다 취지에서 점차 건설업계에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스마트건설, 건설산업 발전 기여 못해”
그러나 현재까지도 스마트건설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나, 전반적인 건설산업의 발전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우선 스마트홈 또는 인텔리전트홈이나, 유비쿼터스 시티 등 정보통신기술의 단순한 접목에만 치중한 것이 한계라는 지적이다. 앞서 김우영 연구위원은 “표준이 없는 상태에서 그저 자유로운 설계만으론 대량 생산체계가 어렵고, 오히려 수작업을 증가시킴으로써 생산성을 정체시키곤 했다”면서 “개별 스마트 장비들은 특정 업무에 대한 효율성은 달성할 수 있지만, 건설산업의 전체 생산성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즉, 개별 스마트 장비의 운영과 전체 건설 생산성이 따로 분리되어있는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생산 프로세스 관점의 스마트건설은 BIM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트윈과, 건설 ‘제조업화’ 관점의 생산체계 전환, 그리고 ECI 기반의 발주 방식 융합으로 새로운 생산체계로 전환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디지털트윈’ 성공한 제조업 사례 참조해야”
이에 따르면 특히 디지털 트윈이 활성화된 제조업의 경우를 참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즉, 제조업이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여 온 것은 반복적이고 표준적인 생산체계가 밑바탕이 된 때문이다. 그러므로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같은 환경으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드론이나, VR/AR/MR, 인공지능 등 다양한 스마트기술만으로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즉 표준적인 생산체계라는 하드웨어 환경이 필수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생산성 향상에 그칠 뿐이다.
특히 인텔리전트홈과 유비쿼터스시티 등 디지털화 건설상품은 그 자체보다는 수요자의 피드백이 가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에 기초한 상품화가 가능할 때 비로소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조언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로 사용성 계속 높여야”
또한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건설장비와 시스템은 비용도 훨씬 많이 들고, 유지관리비도 크게 증가한다. 이에 “그런 비싼 디지털 기술들이 거주자의 편의성을 충분히 보장하도록 하고, 이를 이해 건설사가 늘 파악하면서, 필요한 경우 수시로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 등은 첨단의 스마트기술만으론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즉 이를 사용하는 수요자와의 피드백이 가능한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이 선결조건이란 얘기다. 김 연구위원은 이를 ‘스마트폰’에 비유하기도 했다. 즉 “스마트폰은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함으로써, 사용자 피드백이 쉽게 이루어지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즉 스마트홈과 같은 상품을 공급한 이후에도 이를 플랫폼으로 구축해 거주자들이 다양한 거래행위에 관여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스마트 건설상품의 사용성과 거주성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만 스마트 건설의 생산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