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투명, ‘생성AI’ 탓? ‘클라우드 시장’ 크게 위축

AWS․애저․GC 등 글로벌 CSP, 지난 4분기 이어 금년도 ‘성장세 하락’ 기업들 ‘온프레스 강화, 클라우드 투자 신중’…“이란 추세 오래 갈 것” “글로벌 빅테크, 클라우드 투자보단 생성AI 개발에 주력”

2023-05-08     김향자 기자
클라우드 시장 이미지. (사진=셔터 스톡)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초대형 생성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최근 ‘WSJ’ 등에 따르면 AWS, 구글 클라우드, MS 애저 등 세계 3대 클라우드 메이저의 매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에 아마존은 생성AI 모델인 ‘베드락’을 개발, 출시하는가 하면, MS는 GPT 기술을 접목한 ‘Bing AI’, 구글은 나름의 생성AI모델인 ‘바드’를 개발, 출시했거나 할 예정이다.

보기에 따라선 클라우드 사업보다는 아예 LLM 기반의 생성AI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2월 분기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성장세는 현저하게 둔화되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밝혀진 1분기 실적은 그 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이들 빅테크의 주력사업이었던 클라우드 분야 대신, 이제 투자자들은 다른 기술(생성AI 등)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만한 상황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생성AI로 주가 상승, 그러나 클라우드 매출 급감

시장분석기관인 팩트셋(FactSet),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 등에 의하면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구글의 클라우드는 지난해 총 1,5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금년 들어 지난 3월 집계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하긴 했지만, 직전의 12월 4/4분기보다 평균 4% 포인트 성장률이 떨어졌다. 팩트센은 이에 대해 “(클라우드 사업에 관한) 사상 최저 성장률”이라며 “6월의 2/4 분기는 총 수익 증가율이 20%, 즉 임계값 아래로 떨어지는 등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 중 AWS는 이미 4월에도 이미 16%에 달했던 1분기 수익증가율보다 크게 떨어진 11% 증가율에 그쳤고,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역시 1월부터 3월까지의 성장률은 2015년에 AWS가 클라우드 부문을 분리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었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빅테크 3사 등의 클라우드 매출 구조.(사진=테크리퍼블릭)

비용 절감 위한 대규모 감원, 부동산 매각 등 이어져

이에 아마존은 최근 몇 달 동안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이미 사상최대 규모인 약 18,000명을 감원한데 이어, 지난 4월말까지 약 9,000명을 해고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선 클라우드 컴퓨팅 유닛인 AWS, 광고, 스트리밍 유닛인 트위치 등이 두루 망라되었다.

또한 특정 기기 사업 등 수익성이 없는 부문이 타깃이 되었고, 클라우드 관련 특정 프로젝트들도 폐쇄되었다.

지난 3월에는 HQ2로 알려진 아마존의 워싱턴 D.C. 인근 대규모 기업 부동산 프로젝트 건설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에는 클라우드와 디지털헬스를 접목한 사업부를 폐쇄하고 피트니스 트래커 등 관련 제품을 중단했다. 급기야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부터 1분기까지 전 세계의 자사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인 약 146만 명을 줄였다. “그나마 감원조치가 가장 확실한 구조조정의 수단이고, 시장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유력한 방안”이라고 아마존은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마존의 최고 경영자 앤디 재시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AWS는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더 신중하게 하기 때문에 ‘목전의 단기적인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영진들은 이를 보완할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낙관적”이라고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었다.

대신에 아마존은 챗GPT 출시에 자극을 받은 나머지, 자사 나름의 생성AI 모델인 ‘베드락’을 개발하는 등 AI 부문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이는 MS 역시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은 지속적인 냉각 조짐을 보이며 침체되고 있는 반면에 ‘Bing AI’ 등의 기술혁신 덕에 MS 주가가 최근 급반등을 보이고 있다.

앞서 1월 중순에 MS의 최고 경영자인 새티야 나델라는 “챗GPT 기술을 제품 전반에 적용할 것”이라며 AI 부문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그 후 주가는 21%나 뛰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나스닥 전체 상승폭의 2배였다. 알파벳의 주가는 그 후로도 16% 오르는 등 AI 사업 덕분에 꾸준한 상승세를 시현했다.

클라우드를 공급하는 빅테크들의 주가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사진=월스트리트저널)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다. 대표이사인 앤디 제시는 자사의 생성 AI 모델인 ‘베드락’을 직접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이 밝혀지기도 전에 사실상의 ‘과대 광고’ 덕분에 주가가급등했다. 아마존은 “생성 AI가 "고객, 주주, 그리고 아마존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공표했다.

반면에 클라우드 부문은 갈수록 쇠락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문회사인 ‘오펜하이머’ 관계자는 최근 아마존의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사업에 대한 추정치를 다시 하향 조정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향후 경기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관망하는 바람에, (멀티 클라우드보다는) 기존의 온프리미엄 인프라에 더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실제로 지난 4일 구글은 “클라우드 사업에 소요되는 일부 비용을 (Bing AI 등) 핵심 검색 부문으로 재할당하고 있다.”면서 “이런 재할당 분류를 통해 2022년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 손실을 올해는 10억 달러 이상 절감함으로써, 해당 사업 부문이 하루라도 빨리 수익성에 진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이 인용한 스위스 UBS 은행의 분석가인 칼 카일스타드도 클라우드 시장의 앞날을 매우 비관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지출을 줄이고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런 클라우드 시장의 대기업 고객들은 이젠 사상 유례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클라우드 부문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매우 오래 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