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M 기술로 ‘완전자율로봇’? “그러나 문제 많아”

SLM으로 스스로 항로 조정, 위치 파악…반면에 “통신과부하 우려” 중앙집중식 ‘협력형 SLAM’ 보다 ‘분산 협력형 SLAM’ 유리, 역시 단점 많아 “단일 데이터 통합, 중복 데이터 처리, 무인이동체 간 동기화 처리 과제”

2023-04-20     김향자 기자
'2022 로보월드'에 등장한 자율주행 로봇 공정으로 본문의 '완전 자율 로봇' 관련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로봇 등 무인이동체가 어떠한 원격제어나 물리적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항로를 조정하고, 자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명실상부한 완전자율 이동이 가능한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기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현행 SLAM 기술의 제약조건이 많아 해결 과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들이 제시하는 중앙집중식 또는 분산형 SLAM기술 모두가 이처럼 해결해야 할 필요․충분조건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여러 무인이동체의 ‘협력형 SLM’이 바람직

이에 관해 가장 심층적인 분석을 가한 전자통신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을 통해서도 공개된 해당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선  수많은 무인이동체들이 자기들끼리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협력형 SLM 기술’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연구원은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패킷 손실이나 지연의 복원력을 높일 수 있는 무인 이동체간 통신 기술, △무인 이동체 간 높은 통신 대역폭을 제공하는 통신 매체, △무인 이동체들의 연산 오버헤드를 감소시키는 ‘연산 오프로딩’ 기술, 그리고 △동적인 객체의 인식 및 지도(map) 기술 등이 성숙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론적으로 SLAM 기술은 로봇과 같은 무인 이동체가 시각 센서 등을 통해 스스로 환경과 위치를 파악하고, 지도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이는 GPS 같은 위치 인식 시스템도 필요없다. 그래서 “SLAM 기술은 알려지지 않은 실내의 내비게이션, 동굴이나 광산의 탐사, 재난 현장의 실종자 탐색과 현장 지도 작성 등에 유용하다”고 한다.

왕기철 책임연구원은 “특히 SLAM 작업을 다수의 무인 이동체들이 협력적으로 수행하면 한층 빠르고 효율적이 될 수 있다.”면서 “소위 ‘협력형 SLAM’으로서, 이는 다시 중앙집중 방식과 분산 방식으로 구분된다”고 소개했다.

중앙집중과 분산방식의 협력형 SLAM 기술의 구조. (그림=전자통신연구원 재구성)

중앙집중 방식, 지도․위치정보 서버로 전송돼

중앙집중 방식은 각 무인 이동체가 생성한 지도와 위치 정보가 중앙 서버로 전송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중앙 서버는 다시 무인 이동체들의 동선과 지도를 생성하게 된다.

문제는 이 경우 지도와 동선, 즉 이동 궤적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통신이나 연산의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그로 인한 통신 장애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는 몇 가지 기술이 현재 연구 중이다. 그 중 대표적인게 소위 ‘Swarm MAP’(군집 지도) 방식이다. 이는 다양한 비주얼 ‘SLAM 기술’들을 통해 서버와 무인 이동체들 간에 지도 생성을 위한 동기화를 위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모듈로 설명된다. 즉, “무인 이동체들은 자신들이 생성한 지역 지도들을 서버에 전송하고, 서버는 자신이 통합한 지도를 다시 무인 이동체들에게 배포”하는 방식이다.

‘Swarm MAP’ 방식은 또 여러 무인이동체들 가운데, 우선 순위가 높은 것들의 지도와 위치추정 작업을 먼저 처리함으로써, 정확성을 기하고 오류를 최소화하는 모듈도 있다. 이 밖에도 가상의 ‘키 프레임’들을 기존의 ‘키 프레임’들에 끼워 넣고, 핵심 ‘키 프레임’들을 다시 추출함으로써 지도 크기를 줄여 병목현상은 줄이고, 지도는 정확하게 생성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버와 무인이동체 간 교환하는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점은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고 연구원은 짚었다. 여전히 충족해야 할 충분조건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중앙집중식 'SWARM MAP' 시스템 구조.(그림=전자통신연구원)

중앙집중의 ‘Swarm MAP’ 방식 등 제안

연구원이 제시하는 중앙집중시 협력형SLM 기술의 문제점 해소 방안으론 ‘Swarm MAP’ 방식 외에도 무인 이동체들이 서로 만날 경우 자동으로 지도를 통합하는 ‘조우(근거리 접촉, 만남) 기반 방식’도 있다. 이는 동적인 프레임에 따라 무인이동체 간의 조우를 인식하고, 지도를 통합한다. 그러나 역시 “프레임 생성과 전송에 따른 연산이나 통신 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협업 가능한 무인 이동체의 수를 증가함으로써 ‘중복성’을 최소화하고, 이에 따라 역시 지도 통합의 속도를 높이고 정확도를 증가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열악한 통신 환경에서는 성능이 저하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RAMA-SLAM’이란 방식도 있다. 이는 시작점으로의 복귀를 감지하고, 정확한 위치를 추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서버에 통신상의 문제나 병목지점이 생기는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협력형 SLAM 기술의 완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분산방식, ‘무인이동체 자체 생성 지도와 위치 정보 상호교환’

그런가 하면 ‘분산 방식’도 있다. 이는 각 무인이동체들이 자체적으로 생성한 지역 지도와 위치 추정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무인이동체가 일관된 전역 지도와 이동 궤적을 생성하여 공유하는 방식”이란 설명이다.

이는 4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우선 무인이동체가 서로 감지하고 위치를 인식, 추정하는 모듈이 있다. 또 지역지도를 작성하는 지도 작성 모듈, 그리고 무인이동체 간 협력을 위한 데이터처리나, 협력적 경로를 계획, 설정하는 모듈도 있다. 이와 함께 실제 통신을 수행하는 통신 모듈도 있다.

연구원은 “분산 방식에서는 지도나, 위치추정 정보가 각 무인이동체에서 생성되어 공유되므로 연산이나 통신 부하가 골고루 분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중앙집중식 협력형 SLAM기술과는 다른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무인이동체들 전체에 분산된 정보를 일관된 하나의 데이터로 통합하는 방법과, 중복된 데이터의 처리, 그리고 무인이동체 간 동기화 문제를 처리하는 기술이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우 기반의 분산방식 협력형 SLAM 시스템 구조.(그림=전자통신연구원)

분산방식의 문제점 대안 ‘3가지’, “그러나 역시 한계”

이에 연구원은 대략 3가지 대안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선 개발자의 이름을 딴 ‘마두이(Mahdoui)’ 방식의 경우 각 무인이동체끼리 서로 통신상황을 파악하면서 경로계획을 수정하고,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이는 “무인이동체간 통신이 두절되어도 잘 동작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이 역시 무인 이동체의 위치나 궤적 정보, 지역지도, SLAM 역할 정보, 이동 목표점 설정 정보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교환해야 한다는게 문제로 지적된다.

역시 개발자 이름을 딴 ‘Cieslewski’방식도 거론된다. 이는 일단 무인이동체들이 촬영하는 과정에서 다른 무인이동체들이 있는 장소로 인식되는 이미지들만 전송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무인이동체들의 위치를 추정하고, 통합된 지도를 정교하게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통합 지도 생성을 위해 교환되는 데이터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역시 통신 환경이 열악하면 지도의 품질이 저하”된다는 게 문제다.

또 다른 ‘키메라 멀티’(Kimera-Multi) 방식도 있다. 이는 분산 시작점으로의 복귀를 감지 하는 모듈, 분산 궤적을 추적하는 모듈, 그리고 지역 메시 최적화 모듈로 구성된다. 이들 간의 유기적 연결과 협력을 통해 밀집된 의미론적 3차원 메시 지도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왕 책임연구원은 “이는 실시간으로 의미론적 3차원 메시 모델을 생성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통합 지도 생성을 위해 더 넓은 통신 대역폭이 필요하다는게 과제”라고 역시 한계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