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투자자의 날’…머스크 “2030년, 2천만대 판매”
미래 비전과 전략 ‘마스터 플랜 파트 3’ 발표, “10개 모델 개발, 출시” 트위터 인수에 불안한 투자자들 달래기? “책임자급 브레인들 총출동 소개” “30년까지 1750억달러 투자, 멕시코 공장 신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테슬라가 “2022년 약 130만 대에서 2030년까지 연간 200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1일(현지시각) 본사가 있는 미국 오스틴에서 일종이 오픈하우스 행사인 ‘테슬라 투자자의 날’을 개최, 이같이 밝혔다. 테슬라의 또 다른 임원은 이를 위해 “최대 약 1,75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며, 그 중 약 280억 달러는 이미 지출한 상태”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각종 기술매체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행사는 테슬라가 미리 예고한 ‘마스터 플랜 파트 3’를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일종과 비전 발표와 함께 향후 테슬라의 시장전략을 압축, 발표하는 연례 행사다. 시장의 관심은 우선 언제 어떤 모습의 차세대 테슬라 모델이 나올지, 또 관심이 높은 ‘사이버 트럭’은 어떤 모양일지 등이다.
시장전략 압출, 발표하는 연례행사
그러나 머스크는 이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다만 그는 “테슬라가 2030년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총 10개 정도의 모델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라인업은 4개의 승객 모델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말 이전에 사이버 트럭 ‘픽업’인 5번째 모델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이날 공개된 프로젝트이자 비전이라고 할 ‘마스터 플랜 파트 3’은 한 마디로 앞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다양한 설계와 엔지니어링을 구현하는 것이 골자다. 자크 커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이벤트에서 “자동차 산업에서는 비용 관리 능력에 따라 생존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고 비용절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차세대 차량에서 비용을 50%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지난 1월 이후 테슬라는 기존 출고 차량 소매가격을 20%나 인하하는 등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는 후발 전기자동차들을 견제하기 위한 테슬라의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테슬라의 ‘덤핑’은 경쟁사들을 압박했고, 그들 중 일부도 각자의 사정에 맞는 할인이나 가격 인하로 대응하고 있다.
“향후 어떤 스펙의 전기차 출시할까가 관심”
그런 가운데 이날 행사에서도 머스크는 미국과 중국, 독일 등에 이어, 멕시코 북부 산업도시 몬테레이 인근에 새로운 제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들 모든 공장에서 앞으로 더욱 생산량을 계속 늘려할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는 특히 “테슬라가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기 위해선 과연 어떤 새롭고, 저렴한 승용차를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방법과 시기가 소비자들과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시장에선 가장 저렴한 테슬라의 가격은 4만 달러 이상이다. 머스크는 이미 지난 2021년 “곧 2만5천달러짜리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많은 테슬라 주주들은 최근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과도하게 에너지를 쏟으면서, 고연 그가 자동차 제조업체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이날 행사장에선 이를 의식한 때문인지 머스크는 본사와 해외공장과 지사, 계열사 등을 망라한 12명 이상의 책임자들을 일일이 소개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그 중엔 자크 커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 외에도 설계 책임자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충전 인프라 리더 레베카 티누치,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리더 콜린 캠벨 등 쟁쟁한 전문가들이 포함됐다.
계열사 책임자 등 12명 일일이 소개
특히 오랜 기간 중국 현지의 최고 책임자였던 톰 주도 소개되었다. 머스크는 굳이 그를 지칭하며 “그가 현재 세계의 생산, 판매, 서비스를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험난한 미․중 관계 속에서 중국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시장을 운영할 수 밖에 없는 고충이 스며있는 제스처인 셈이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하고 있음도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로봇들이 돌아다니며 벽에 걸려 있는 예술작품의 천을 벗기는 등의 작업을 담은 영상을 재생했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로봇 활동은 자동차 사업보다 더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되풀이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와 테슬라는 또 AI와 함께 우주개발도 강조했다. 기술매체 테크크런치는 “테슬라의 운영을 ‘최대 규모’로 확장하겠다는 막연한 목표로 ‘마스터플랜 파트 3’을 언급하면서 특히 AI를 기반으로 한 주제를 펼쳐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계열사인 스페이스X와 ‘보링 컴퍼니’가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들 “섣부른 ‘완전자율주행’으로 곤욕” 지적도
그러나 많은 외신들의 관심은 역시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현재와 미래다. 특히 ‘사이버 트럭’에 대해선 “연방 안전규제 당국이 사이버 트럭 시스템이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음을 상기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리콜 조치된 ‘완전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베타 역시 새롭게 업데이트해야 할 상황”이라고 짚으며, “그 문제가 해결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전까지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이벤트로 인해 2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2.77달러로 상승했다. 이는 비록 지난 가을 거래 수준이지만 사상 최고치의 절반 정도를 기록한 수치다. 덕분에 12월에 ‘세계 최고 부자’는 타이틀을 빼앗겼던 머스크는 다시 이번 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1위를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