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져 가는 트위터, ‘감원, 또 감원…끝없는 적자’
머스크, 최근 또 200명 감원, 인수 후 ‘전체 직원 4분의 3 해고’ 전문인력 대거 빠져나가, 기술과 운영 삐그덕 “사용자․광고주 급감” 전․현직 불문 “비정한 머스크”에 불만 팽배, “생산성과 사기 최악”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지난 주말 다시 일론 머스크가 200명의 트위터 직원을 해고하면서 다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로써 종전에 7500명에 달했던 직원 숫자가 이젠 180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문제는 지나친 감원과 조직 축소 등으로 트위터가 그 기능을 크게 상실하거나, 다양한 문제나 고장이 발생해도 대처를 제때 못하거나, 광고주가 떨어져 나가는 등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혼돈의 트위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기술매체를 포함하여 블룸버그, 뉴욕타임즈, WSJ 등 유력 외신들은 지난 27일 이후 트위터의 공식적인 감원을 앞다퉈 보도하는 한편, ‘트위터의 불안한 내일’을 예상하기도 했다. 특히 뉴욕타임즈는 “(트위터의 잇단 구조조정 이후) 트위터 운영 중단(블랙아웃)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반복적인 감원은 트위터의 문제들을 해석하고 대처할 충분한 사람들이 없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감원 더 이상 없을 것” 약속 뒤집어
지금까지 전체 직원의 4분의3 이상을 해고한 머스크는 지난 달만 해도 “더 이상 감원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갑작스레 일부 직원들이 사내 이메일에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서 전격 감원이 또 다시 현실화되었다. 다음날 머스크는 “수많은 광고주들이 떠나가고, 매일 4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감원이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이미 이같은 징조는 사측이 일주일 전부터 트위터 직원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차단하면서 감지되었다. 회사의 내부 채팅 메신저인 ‘플랫폼 슬랙(Slack)’이 오프라인으로 전환되어 직원들이 서로 채팅하거나 회사 데이터를 조회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적잖은 직원들은 회사 이메일 계정과 노트북에서 로그아웃(접속 불가)된 것을 발견했다. 해고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런 ‘인건비 줄이기’ 위주의 경영전략은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게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미 그 동안 대량 해고로 인해 트위터의 다양한 기능을 온라인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반인 기계 학습 전문가, 사이트 신뢰를 가름하는 품질관리자, 데이터 과학자, 엔지니어 등이 대거 회사를 나갔다. 수익 창출의 직접적 역할을 하는 ‘수익화 인프라 팀’마저 30명에서 8명 이하로 줄었다.
트위터 위상 높인 최고 전문가들도 대거 쫓겨나
특히 트위터의 명성을 높여온 최고의 전문가 그룹들도 대거 쫓겨났다. 화면 공유 및 화상 채팅 앱 ‘스쿼드’를 공동 설립한 후 트위터측과 합병했던 에스더 크로포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트위터와의 합병 후 ‘스쿼드’ 앱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결국 ‘토사구팽’ 처지가 된 것이다. 그 밑에서 ‘스쿼드’의 다양한 디자인을 만든 하랄두르 토르라이프손도 쫓겨났고, 크로포드 외에 트위터가 수 년 동안 인수해온 작은 기술 회사의 설립자들도 이번에 모두 내쫓겼다.
이에 대해 지난 2021년 트위터가 인수한 기술업체 ‘우에노’의 관계자는 “(트위터가 인수한 기술회사) 창업자 중 몇몇은 인수협상 당시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도 대량의 주식과 보너스가 지급되는 바람에 해고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즈’에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런 행위는 또 다른 ‘자충수’를 부르고 있다. 대량 해고로 인해 많은 기능과 매뉴얼이 사라지거나 변화하면서 많은 대형 광고주들이 광고를 중단했다. 또 시민․사회단체들도 머스크의 이런 “폭력적인 해고사태”를 비판하거나, 불매운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지난해 트위터를 사들여 수 천명의 직원을 내쫓은 후 많은 사용자들 간에는 이를 비판하는 해시태그 ‘#RIPTwitter’나, ‘#GoodbyeTwitter’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주에도 “트위터에서 ‘도주’하는 광고주들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수익 감소'를 초래했는데, 이는 ‘운동권 단체’(시민단체)들이 광고주들을 압박하고 있기때문”이라고 엉뚱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와 트위터는 떠나간 광고주들에게 다시 읍소를 하는 한편, 새로운 ‘트위터 블루’ 구독 서비스나, 알고리즘 기반의 새로운 ‘피드’ 버전, 그리고 조회 수를 반영하는 새로운 기능 등을 출시했다. 그러나 사용자와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일반 여론도 악화, 각종 사고․오류 잇달아
오히려 갈수록 버그나 각종 결함, 혹은 블랙아웃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 국제인터넷장애 감시단체인 영국의 ‘넷블록스’에 따르면 인터넷 장애 현상이 2022년 한 해 동안 9건이 발생한 데 비해, 트위터는 2월에만 최소 4건의 광범위한 장애를 경험했다. 이 회사를 그만 둔 연구원 출신들은 “버그도 크게 늘어나서 사용자들이 트윗을 올리는데 애를 먹는 현상도 줄을 잇고 있다.”고 폭로하고 있다.
머스크의 이런 조치로 인해 트위터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크게 악화되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를 유지하는 핵심적 역할을 해온 수십 명의 엔지니어들이 쫓겨난 것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또 머스크가 트위터의 주요 데이터 센터 3곳 중 하나를 폐쇄한 것도 패착으로 지적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폐쇄와 함께 서버와 클라우드 스토리지와 같은 회사의 백엔드 기술을 연구하는 팀을 추가로 대폭 줄이고, 해당 분야를 감독하는 책임자들을 해고했다.
이로 인해 예측불가한 돌발 상황을 분류, 해석하고 대처할 만한 충분한 인력이나 제도적 지식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직원들만으론 돌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에 이 회사를 떠난 트위터의 한 엔지니어는 “예전에는 소소한 결함이 생긴 경우는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 도처에서 트위터가 완전히 다운되는 사태가 빈번하다”면서 “그런 심각한 사태가 터져도, 이를 해결할 만한 지식과 시스템에 정통한 사람들은 더 이상 사내에 없는 실정”이라고 WSJ에 털어놓았다.
최근에도 서툰 지식을 가진 직원의 실수로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초에 한 트위터 직원은 자세한 분석도 없이, 그저 스팸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서비스에서 데이터를 삭제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트윗을 할 수 없거나, 서로 메시지를 보낼 수 없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로 인해 트위터 엔지니어들은 문제를 진단하고, 백업과 함께 저장된 데이터를 복원하는 데 몇 시간이나 걸렸다. 그 바람에 글을 올리려고 했던 전세계의 수 많은 사용자들에게 그 동안 “트윗을 할 수 없다”는 오류 메시지만 전해졌다. 이 사태는 당시 모든 국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트위터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기도 했다.
남은 직원들도 “서투른 업무 맡아 불안”
이런 사고는 그 후로도 비일비재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엔 또 다른 엔지니어가 애플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자들의 트위터 프로필 변경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또 일시적인 중단사태가 발생했다. 본래 이런 경우는 사용자 하위 집합에서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하는게 그간의 관행이었다. 그러나 해당 엔지니어는 이런 관행을 무시하고, 트위터의 라이브 오디오 서비스인 ‘스페이스’ 수정 작업부터 함으로써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본인인 트위터 엔지니어 리 컬버는 나중에 트윗을 통해 “어이쿠, 내가 실수로 트위터를 다운시켰다”고 털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머스크가 새로운 기능으로 트위터 매뉴얼을 바꾸면서 사이트에 ‘더 심각한 오류’ 나타나고 있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그 때문에 트위터 사용자는 물론, 팔로워 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로서 영향력이 그 만큼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그 동안 차단되었던 (불량) 사용자들의 트윗이 아무런 설명 없이 그들의 피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비판하는 사용자들도 많다.
결국 이같은 무분별한 대량 감원은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런 비난과 항의의 목소리는 전․현직을 가리지않고 회사 안팎에서 일고 있다. 살아남은 직원들마저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감독하고 있으며, 뚜렷한 리더십도 없어 불안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가 지난해 글로벌 인프라의 상임 책임자를 해고한 이후 아직 후임자가 없다. 내부 시스템 및 통신의 변화로 인해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졌다. 애초 사내 채팅 플랫폼 ‘슬랙’은 기술문제나 당면현안에 대한 노하우와 정보를 소통하는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는 바람에 ‘기술혁신’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협업의 수단이 없어지자시피 했다는 불만이 높다. 이에 사측은 마지못해 지난 27일 ‘ 슬랙’을 다시 온라인으로 복구했지만, 분위기가 전과 같지 않다는 얘기다.
독선적인 머스크 경영스타일에 사내․외 불만 극에 달해
직원들은 이에 경영자로서 머스크의 처신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머스크는 이른바 밀실 내지 비선 조직을 통해 직원들을 평가하거나, 사실상 서로 이간질을 시키는 전략을 구사, 갈수록 불안과 불신이 팽배한 실정이다.
해고 명단이 확정된 지난 26일 아침의 분위기는 트위터의 이런 왜곡된 직장 풍토를 여실히 보여준다. “자고 일어나니 해고”임을 알게 된 트위터 직원들은 고별 메시지를 올리기 위해 플랫폼을 사용했고, 남은 사람들은 본인의 신원을 노출시키기 않기 위해 암호화된 메시지로 떠나는 동료들을 위로했다. 동료들끼리 마음 터놓고 위로도 주고받지 못하는 세태가 된 것이다. 해고 대상자들은 그 전날 밤, 업무 이메일 계정과 관련된 구글 채팅 서비스에 접속하지 못하게 차단되었다.
이처럼 ‘비인간적’인 면모의 머스크는 그럼에도 “금년 연말에는 트위터가 대략 현금 흐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한 해 동안 약 3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고 큰 소리를 쳤다. 그의 말처럼 된다고 해도, 이는 트위터가 공개적으로 수익을 밝힌 마지막 해인 2021년의 51억 달러 수익보다 약 20억 달러 적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머스크의 호언마저 주류 언론과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그래서 “트위터가 파산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지난해 11월 이후 운영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