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양자’ 암호 시장 경쟁 날로 치열

양자컴퓨터로 무력화될 사이버 보안, 이에 대응한 보안 기술 경쟁 ‘양자 암호’,‘포스트-양자 암호’ 관련 기술 특허출원 폭증 1위 미국 등에 이어 한국 4위, 특허 출원 증가율은 2위 기록

2023-01-09     김향자 기자
(사진=전자통신연구원)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양자컴퓨터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이는 자칫 기존의 모든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한 포스트-양자 기술의 특허출원이 매년 급증하고 있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특허청에 따르면, 포스트-양자 암호 관련 특허출원은 2011년 이후 연평균 17.3%씩 증가해 10년 만인 2020년에는 4.2배나 늘어난 219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자컴퓨터가 현대의 정보통신 분야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사이버 보안의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특허청의 해석이다.

이에 따르면 각국은 양자컴퓨터의 공격에도 안전한 암호체계 개발을 앞다퉈 서두르고 있다. 현재로선 ‘양자 암호’와 ‘포스트-양자 암호’가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전자는 현대의 암호체계와 같은 디지털 정보를 이용하지 않고, 양자컴퓨터에서 사용되는 물리적 양자상태를 이용하는 암호 방식이다. 후자는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도록 수학 문제의 복잡도를 대폭 높인 형태의 암호 알고리즘이다.

STATISTA(2021)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 따르면 그 중 ‘포스트-양자’ 암호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2026년에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247조원)의 11%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런 가운데 특원출원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31.6%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16.2%), 중국(13.2%)이 그 뒤를 이었고, 우리나라는 10.2%로 4위를 차지했다. 그 중 일본의 출원량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중국(연평균 43.6%)과 한국(연평균 40.3%)의 출원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포스트-양자’ 암호는 어떠한 수학 문제에 기반하고 있는지에 따라 격자, 해시, 다변수, 코드, 타원곡선 등 대략 5종류로 구분된다. 그 중 격자 기반의 암호 방식이 32.0%로 가장 많이 출원되었다.

내국인들의 격자 기반 기술분야 출원량(2011~2020)은 69건으로, 미국(90건)과 일본(76건)보다 다소 적지만, 최근 5년간의 출원량은 세계 2위(59건)를 기록, 1위인 미국(62건)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 만큼 국내의 양자 암호 관련 기술 연구가 활발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체 출원을 출원인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는 포스트-양자 암호 기술 개발은 기업이 주도(80%)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38.8%)과 연구소(10.1%)의 비율이 높은데, 이는 연구개발이 주로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주요 출원인으로는 네덜란드의 1위 필립스(73건)가 가장 많은 출원을 했으며, 그 뒤를 2위 소니(72건), 3위 인텔(63건), 4위 IBM(43건), 5위 후지쯔(35건) 등이 차지했다.

국내 출원인으로서는 9위 크립토랩(25건), 16위 삼성(18건), 20위 서울대(12건), 23위 조선대(11건) 순으로 출원을 많이 했다. 이에 비해 격자 기반 기술 분야에서는 4위 크립토랩(25건), 6위 삼성(14건), 11위 서울대(7건), 고려대(7건) 순으로 나타나, 우리 기업·대학의 약진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