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건설도 MG, 머신 컨트롤, IoT로 디지털화”

수동 굴삭기, 지게차 벗어나, 머신 가이던스, 자율 주행, AI 접목 국내 건설업계 일각, ‘스마트 도로 건설 장비’ 개발과 상용화 추구 해외에선 SaaS 형태로 제공, 도로포장 다짐 공사장비에 IoT 접목

2022-11-22     박문석 기자
사진은 '스마트팩토리전'에 출품된 현장 제어 시스템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박문석 기자]흔히 굴삭기, 지게차 중심으로 이뤄지는 도로 건설현장의 자동화, 디지털화의 필요성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이미 미국과 독일 등에선 머신러닝과 AI, IoT를 접목한 디지털 자동화가 상당 수준 발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 차원의 디지털 기반 도로 건설현장 자동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선 ▲장비 관제, ▲자동화된 장비를 활용한 현장시공, ▲현장 데이터 수집·정제, ▲데이터 분석·예측 등의 디지털화 단계가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로건설 과정의 디지털 데이터가 플랫폼에 저장되어 분석되고 기술 개발의 원천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단계적 디지털화의 방법론을 토대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최근 스마트 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로 건설 현장에서도 건설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증가되고 있다.”며 핵심적인 기술 몇 가지를 사례로 들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선 가장 기초적인 도로 건설현장 자동화 기술은 운전자에게 장비의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머신 가이던스 (MG, Machine Guidance)기술이 대표적이다. 또 장비의 위치정보뿐만 아니라 장비 제어가 가능한 머신 컨트롤(MC, Machine Control) 기술, 그리고 운전자 없이 MC 기술이 적용된 건설장비를 원격 제어하는 기술,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자율주행과 자율시공이 가능한 완전 무인화 등이 개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oT 및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건설 플랫폼 기술이 개발되고,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은 현장 적용성을 확보한 플랫폼은 부족한 실정이란 지적이다. 즉 “국내의 경우 건설장비는 굴삭기와 지게차 위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굴삭기 중심의 MG 및 작업 자동화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해외 선진 장비보다 MG 및 MC 장비의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등의 건설장비 제조업체들은 자사 굴착기에 수입산 MG 기술을 사용자가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출시하며, 빠르게 자체 MC 기술 상용화에 노력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또한 자율 주행과 인공지능, 관제 분야에 대해 정부가 주도하는 R&D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종합 건설 시공사 중심으로 지능화 기술을 작업장 안전 관점에서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내 시공 현장에선 각종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 분석, 예측, 공유를 위한 건설 특화 플랫폼이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의 각종 환경이나, 사람, 중장비 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IoT 기술로 실시간으로 수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나아가선 이를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 기술로 정제한 후, 사무실과 시공현장의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한 공유를 위한 ‘지능형 IoT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선 이같은 수요에 걸맞은 디지털화가 실용화 단계에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핀란드의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건설 플랫폼인 ‘인프라킷(Infrakit)’은 도로포장이나 철도건설 같은 건설현장 특화 IoT 서비스 플랫폼 기업답게 도로·철도 등 인프라 건설에 특화된 서비스를 아예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제공한다. 오피스 데스크톱 버전과 모바일 버전 등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도록, ‘N-Screen’에 특화된 인프라 건설 관리 기능을 2D MAP과 3D 모델링 공간 맵핑 기술을 활용하여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의 건설 특화 플랫폼 회사인 테나(Tenna) 역시 각종 건설 중장비의 ‘Fleet Management’를 비롯, 건설 장비와 도구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효율적인 제어·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ONE Platform’이라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도로 건설분야 중장비 전문 기업인 ‘Wirtgen Group’의 경우는 특히 도로포장 다짐 공사용 중장비에 IoT 기술을 접목했다.

그 결과 도로 품질의 실시간 현황을 확인하고 리포트하기 위한 ‘Witos Paving 솔루션’을 출시, 북미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Witos Paving’은 도로포장의 품질데이터를 IoT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그 품질 요소를 판별하여 현장 시공 관리자에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리포트하는 기능이다.

이 외에도 캐터필러(Caterpillar), 코마쯔(Komatsu) 등 해외 주요 건설장비 제작사들도 범용 장비인 굴삭기를 비롯한 다양한 장비에 머신 가이던스를 접목하는 등 자동화 장비 상용화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트림블(Trimble)이나 라이카(Leica)와 같은 센서 솔루션 공급업체는 MG와 MC 기술을 위주로 한 애프터마켓용 제품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건설기술연구원은 “도로 건설현장 자동화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조건은 공사의 자동화 및 품질관리의 디지털화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ICT 기술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건설장비를 활용하여 도로공사를 자동화하고, 장비와 연동하여 시공품질을 실시간으로 디지털화하여 평가·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국내 도로건설 장비의 디지털화 기술의 필요․충분조건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시공 자동화’에 대해선 “인구 고령화와 숙련자 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작업측량 공정을 없앰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건설장비 작업 자동화, 자율주행 및 원격제어 기술”로 정의했다. 또 ‘품질관리 디지털화’도 강조하면서 이는 “도로 시공의 작업 연속성을 확보하고, 품질관리 데이터를 획득하며 효율적인 분석작업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품질관리 업무의 자동화·최적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기계산업의 소재·부품·제어시스템 등 자동화와는 달리, 스마트건설 시대에는 자동화된 건설장비를 활용하기 위한 작업공간 인식기술, 작업모드 및 시나리오 생성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즉, 시공 현장의 각종 데이터에 대한 수집·모니터링·분석·예측·공유를 위한 건설 특화 플랫폼이나 솔루션이 중요하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