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기기 간 연동 ‘매터’, 스마트홈 대중화 앞당겨
글로벌 표준 단체, 최근 ‘매터’ 1.0 버전 공개, 기술 실용화 눈앞에 가정 내의 디바이스, 플랫폼끼리 서로 연동시키는 스마트홈 ‘표준’ 스마트전구, 도어락, 스위치 등 소형 IoT기기에서 대형 IoT기기․로봇으로 발전 예상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스마트홈 시장이 발달하면서 그 연결 표준인 ‘매터(Matter)’가 IoT와 초연결을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제조사가 서로 다른 가정 내의 디바이스, 혹은 각기 다른 플랫폼끼리 서로 연동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홈 표준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매터’는 스마트홈을 대중화시킬 첨병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이에 글로벌 표준 단체인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는 지난 4일 ‘매터’ 1.0 버전과 함께 테스팅 도구, 인증 프로그램 등을 공개, 스마트홈을 위한 초연결 기술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CSA는 스마트홈 기기 호환을 위한 개방형 통신 프로토콜 규격을 개발하고 표준화하는 단체다. 이미 애플·구글·아마존·삼성전자·LG전자·화웨이·샤오미 등 500개 이상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매터’는 한 마디로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홈 사물인터넷(IoT) 통신 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더넷과 와이파이, 스레드(Thread) 기술을 이용해 IoT 기기 간, IoT 기기-스마트홈 플랫폼 간 연동과 제어를 지원한다.
즉,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개별 디바이스가 IP주소를 가짐으로써 각 디바이스 간에 IP를 기반으로 하는 통신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집안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양한 가전제품이나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을 경우, 제조원이 서로 다른 이들 제품들끼리 연동되어 IoT에 의한 작동과 제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앞서 연초에 열린 ‘CES 2022’에서도 구글·아마존·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이 매터 표준 도입을 시사하여 관심을 끈 바 있다. 그 후 ‘매터’는 헬스케어, 자율주행, 인공지능과 함께 주목할 만한 기술 트렌드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CSA가 이번에 공개한 1.0 버전은 초기 단계 표준이긴 하다. 이는 스마트 전구나 도어락, 스위치 등 비교적 간편한 소형 IoT 기기에 적합하며, 앞으로 대형 IoT 기기나 로봇 등에도 적용할 버전으로 업데이트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매터’를 매개로 한 연동 기술은 이른바 ‘D.N.A’ 기술과 함께 본격적인 스마트 홈 기술의 도약을 촉진하고 있다. 즉 거주 공간 내 발생 데이터에 기반한 관리·분석·알림 서비스, 그리고 원격지 제어와 통합 관리가 가능한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솔루션이나, 근거리 통신 기술표준 등이 발달하고 있다. 이런 경우 ‘매터’와 같은 기술이 고도화된 초연결 기술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런 추세는 IoT 기술을 한층 고도화함으로써 스마트 홈 생태계를 통합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스마트 홈이 플랫폼화됨에 따라, 건설사, 통신사 등이 시장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각축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우 ‘매터’에 의한 IoT, 즉 각기 다른 디바이스 간의 초연결이 실용화될 경우 매우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어떤 서비스 플랫폼에도 표준화된 방법으로 디바이스를 붙일 수 있게 되고, 결국 큰 수익을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은 적극 ‘매터’ 연동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
반대로 가전제품 생산업체 등 다바이스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스마트홈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고 판단, 매터에 의한 연동과 초연결에 대해 비교적 소극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역시 매터를 기반으로 다른 중소형 디바이스를 수용할 경우 더욱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9.2~6)’는 다시금 이같은 초연결 시대를 실감하게 한 행사라는 평가다. 당시 전시회는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홈 등 초연결성이 가전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매터’와 같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활용해여 제품을 서로 연동해 조작할 수 있는 기술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한편 초연결 기반의 스마트 홈 시장은 2025년경엔 세계적으로 약 1,823억 달러(약 2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 국내 시장은 2019년 약 70조원 규모에서 2025년 115조원으로 매년 8.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2025년에는 전체 세대 가운데 스마트 홈 보급률 71.6%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