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처럼…“오픈메타버스가 ICT산업의 필수”

“대중이 메타버스 참여, 네트효과 일으켜야 기술과 산업 발전” 기업 수익창출의 필수 요건…“많은 기업들 폐쇄형 메타버스 고수” 메타, 로블록스 등 게임업계 ‘개방형’ 외면, “현실은 개방 추세”

2022-10-26     이보영 기자
지난해 동대문플라자에서 열린 '메타버스 패션쇼'의 한 장면.(사진=서울시)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오픈소스가 ICT기술 발전의 동력으로 부상하듯, 최근엔 이른바 ‘오픈 메타버스’가 강조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이른바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생태계를 정부 차원에서 구축한 이후 한층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메타(페이스북)이나 로블록스 등 글로벌 메타버스 기술 기업들은 이에 매우 소극적이란 지적도 뒤따른다.

오픈 메타버스는 코딩과 앱 개발이 ICT시대의 보편적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그 대중화를 위한 오픈소스와 노코드가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며 확산되는 것과 같다. 메타버스 시장이 날로 급성장하면서 생활 곳곳에 스며드는 현상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각종 시장분석기관들의 시장 전망치에서도 잘 드러난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5년이 되면 세계 메타버스 시장은 2021년도의 6배 이상인 2,8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확장현실(XR) 즉 메타버스 기술이 창출할 수익과 가치가 2025년에는 476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흔히 메타버스는 분산과 사용자 중심의 웹3.0, 즉 제2의 인터넷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그런 만큼 특정 기업이 메타버스를 제어하기가 쉽지는 않다. 만약 그와 관련된 기술과 시장을 기존의 빅테크 등이 제어하거나 장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에 관한 분석 자료를 제시한 시장분석기관인 IRS글로벌은 “이는 특정 기업이 인터넷을 제어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만약 독점하는 데 성공한 회사가 있다면 어떤 국가나 정부보다 강력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오픈 메타버스의 가능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게임회사인 에픽게임즈, 로블록스, 크루서블 등이 메타버스 기술의 선두에 서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여전히 ‘클로즈드 메타버스’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를 자사의 성장을 위한 기반 기술인양, 상호 자체를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꾼 경우가 대표적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마치 메타버스가 자사의 전유물이라도 되는 듯, “메타가 메타버스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럴 경우 필연적으로 “마이크로버스 또는 폐쇄형(closed) 메타버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서 메타의 페이스북은 그간 VR을 넘어 XR기술을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2014년에는 오큘러스를 인수했고,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한 CTRL-labs를 인수했다. 또 웨어러블 기기 Fitbit이나 게임 개발 엔진 Unity에 대해서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결국 웹3.0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사업의 완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페이스북의 ‘야심’을 고려하면, 결코 오픈소스처럼 일반 대중과 메타버스 기술을 공유한 ‘오픈 메타버스’를 지향할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도 “메타는 사명을 바꾼 후 지속적인 경기 침체 속에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런 가운데 메타의 생존 목표는 결국 독보적인 메타버스 사업의 완성”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메타가 오픈 메타버스를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IRS글로벌도 “지금까지의 페이스북의 역사나, 인수 과정, 조직 체제 등을 생각하면, 오픈된 메타버스를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페이스북은 SNS 플랫폼 중에서도 매우 공격적이며 다른 플랫폼과는 협력하지 않고 경쟁사를 인수하여 하나의 에코 시스템으로 만들어버리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런 모습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이 만드는 메타버스는 결국 배타적이고 폐쇄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클로즈드 메타버스’가 아닌, ‘오픈 메타버스’를 지향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메타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에 참여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고, 모든 당사자가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통일된 아이덴티티와 소유권을 가진 디지털 자산, 오픈 스탠더드 및 프로토콜, 분산형 거버넌스, 국제적이며 유동성 있는 경제ㆍ통화가 필요하다”는 IRS글로벌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