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가로지른 해상교량, ‘AI드론’이 안전지킨다
AI기술로 정사영상 판독, 3D 모델링 구축 후 정확하게 안전점검 건설․토목업계 개발 직전 단계, 전국 100여 곳 대형해상교량에 적용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바다를 가로지르는 대형 해상특수교량의 유지․관리는 매우 위험하고 난이도도 높은 일이다. 이에 최근 건설․토목업계에선 AI드론으로 예방적 유지관리를 하려는 움직임이 도입되고 있다. 해상특수교량은 안전점검이나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상인데다, 높은 주탑 외부의 균열이나, 케이블 외부 손상 등 정밀안전점검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AI 등을 활용하여 손상 등을 자동으로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 국내 특수교(케이블교)는 1973년 남해대교(현수교)를 시작으로 국내 최대 경간장(1,545m)을 보유한 이순신대교, 진도대교, 돌산대교, 올림픽대교, 행주대교(1995년) 등 100개 이상의 특수교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해상특수교량은 과거 교량 붕괴사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후 보수보강보다 예방적 유지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따라서 해상특수교량의 환경적·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고 주탑 균열, 보강거더, 케이블 외부 손상 및 이상거동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했다. 특히 해상특수교량의 손상 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등장한 것이 AI드론에 의한 정밀한 안전점검이다.
드론과 AI를 활용한 점검 기술은 우선 드론으로 이미지를 촬영한 후 영상제작, 손상평가, 데이터 관리에 사용된다. 드론 촬영 이미지를 이용하여 정사영상과 3D 모델을 제작하며, 인공지능(AI) 모델에 입력하여 손상된 부분을 가시화한다. 여기서 정사영상은 영상정보 등에 대하여 높이차나 기울어짐 등 지형 기복에 의한 기하학적 왜곡을 보정하고 모든 물체를 수직으로 내려다보았을 때의 모습으로 변환한 영상이다.
AI기술로 정사영상과 3D 모델링에 손상 위치를 반영하여 갱신한다. 그 후 사용자는 대상이 되는 교량에 대한 3D 모델과 정사영상을 통해 손상위치를 판별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 모델이 판별한 결과를 사용자가 검토하여 손상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실제 이를 개발하고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해상특수교량 점검사각지대(주탑부)에 대한 드론 촬영을 진행했다. 이때 드론을 주탑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주탑부 각 면 방향을 따라 오르내리며 반복 촬영하여 다양한 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손상탐지를 위한 AI 활용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즉, 해상특수교량 주탑 균열을 탐지하기 위하여 의료 분야에서 x-ray CT 영상의 정밀분석에 사용되는 ‘encoder-decoder’ 구조의 의미론적 분할(semantic segmentation) 모델인 ‘UNet’을 사용하였다. 또한손상탐지 알고리즘의 딥러닝을 위하여 데이터 세트를 이용하기도 했다. 다양한 형태의 균열(9,600여 장)과 비균열(1,400여 장)을 이용했으며, 균열 픽셀과 비균열 픽셀을 ‘gray scale’에서 255와 0으로 레이블링 된 이미지를 이용했다. 연구원은 이를 위해 “심층 신경망 학습을 위하여 전체 이미지 중 80%인 약 9천 장의 이미지를 사용하였으며, 테스트와 검증을 위해 각각 전체 데이터의 10%인 약 1천 장의 이미지를 사용하였다”고 밝혔다.
그런 과정을 거친 끝에 ‘UNet’ 기반 균열 탐지 모델을 이용하여 해상특수교량 주탑부 촬영 이미지를 입력하여 손상을 탐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경우 촬영한 이미지의 해상도를 재설정하지 않고 원본 해상도를 이용하여 결과를 도출했다. 이미지 중앙부에 있는 1600×800 픽셀 해상도의 관심 영역에 국한해 손상부위를 탐지했다. “실제 드론 촬영으로 얻은 이미지에서 발생한 균열은 미세하고 조도변화가 심하여 육안으로 탐지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한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경우에 AI 모델을 사용하여 미세한 균열이 탐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국내 건설․토목업계에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비롯해 이처럼 AI기술을 활용한 교량 안전점검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원의 경우도 지금까지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학습 데이터 세트를 증가시켜 인공지능 모델의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 동안 대형 해상교량은 육안 또는 보조수단인 망원경, 내시경 등의 장비를 동원해 품질상태와 손상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 한계가 명확한 만큼, AI드론을 통해 완벽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건설기술연구원은 “해상특수교량 점검의 사각지대에 대해 드론을 이용하여 안전점검을 위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AI 모델을 이용하여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안전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렇게 개발된 점검기술은 사전에 좀더 정확한 시설물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