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지갑 ‘3파전’…애플․구글월렛 맞서 ‘삼성월렛’도 출시
디지털 키, 탑승권, 신분증 등 보관, 지문 인식 및 암호화 최근 애플 WWDC, 구글월렛 출시 등에 ‘대항마’로 공개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애플이 WWDC를 통해 애플월렛이나 아이폰 13을 비롯한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인 직후인 16일 삼성도 ‘신개념’의 디지털 지갑(삼성 월렛)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이는 카드, 디지털 키, ID 등을 저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매셔블, 테크크런치, 테크리퍼블릭 등 기술 매체들도 일제히 이를 비중있게 보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16일 “사용자가 선택한 디지털 키, 탑승권, 신분증 등을 한 곳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삼성 지갑’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월렛은 삼성페이와 삼성패스를 하나의 안전한 플랫폼으로 결합한 것이다. 해당 모바일 지갑은 지난 2월 처음 삼성 언팩 행사에 출시되었을 때는 냉소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완전히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 월렛’은 ‘애플 월렛’이나 ‘구글 월렛’ 등을 다분이 염두에 둔 ‘대항마’ 성격이 짙다. 이는 특히 ‘애플 월렛’과도 상당한 점에서 유사하다. 애플 월렛처럼 결제 정보와 예방접종 기록을 포함한 개인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애플 월렛 앱도 앱은 사용자가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주 ID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애리조나와 메릴랜드주의 사용자가 이 기능에 가장 먼저 액세스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애플월렛은 현재 암호화폐 정보 보관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삼성 월렛은 또 최근에 발표된 구글 월렛도 겨냥하고 있다. 구글 월렛은 사용자들이 신용카드, 로열티 카드, 디지털 ID, 환승권, 콘서트 티켓, 백신 카드 등과 같은 것들을 저장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안드로이드와 웨어 OS 앱이다.
삼성은 “오늘(16일)부터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및 스페인의 갤럭시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9 Pie 이상을 실행하는 삼성 페이 지원 갤럭시 폰에서 삼성 페이 또는 삼성 패스 앱을 열어 새로운 삼성 월렛으로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삼성 월렛은 사용자들이 결제 카드, 로열티, 멤버십 카드 등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 블록체인 월렛’과도 통합해 사용자가 암호화폐의 가치를 확인해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 월렛은 또 앱과 서비스에 로그인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생체 인식 데이터로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삼성패스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회사측은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과 같은 중요한 서류를 보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면서 “올해 말, ‘삼성 월렛’은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일부 기관의 학생증과 같은 공식 ID를 지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삼성 월렛’은 다양한 스마트 기능도 갖추고 있다. BMW, 제네시스, 현대 등 일부 모델의 디지털 자동차 키를 지원하는 기능도 있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자동차를 잠그고 잠금 해제하고, 엔진을 시동하는 작업을 ‘삼성 월렛’을 통해 편리하게 해낼 수도 있다.
이 기능은 2020년 7월 이후 제조된 BMW 1-8 시리즈, X5, X5 M, X6, X6 M, X7, Z4, iX3, iX, i4 등 여러 모델에서 사용할 수 있다. 2021년 9월 이후 출시된 제네시스 GV60 모델, 2021년 12월 이후 출시된 G90 모델, 2022년 5월 이후 출시된 현대 팰리세이드 모델에서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들은 예약한 대한항공 항공편 탑승권을 삼성 지갑에 저장할 수 있는데, 다만 다른 항공사의 탑승권을 추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삼성월렛’은 또 사용자의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지문 인식 및 암호화로 보호된다. ‘삼성 월렛’의 중요한 핵심 아이템들을 디지털 및 물리적 해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내장된 ‘시큐어 요소’, 즉 격리된 환경에 저장된다는 점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