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일으킨 장본인은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

‘코인데스크 코리아’, ‘웁살라 시큐리티’ 합동 조사와 취재 결과 ‘공개’ “본인 또는 테라폼랩스, 루나파운데이션의 ‘지갑’으로 몰래 대규모 ‘작전’”

2022-06-15     이보영 기자
사진은 테라 루나 사태의 전말을 파헤친 웁살라 시큐리티의 관련 보도 내용의 삽화 이미지.(사진=웁살라 시큐리티)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물의를 일으킨 ‘테라-루나’ 사태를 일으킨 원인과 그 장본인이 밝혀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보안 회사인 ‘웁살라 시큐리티’와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최근 전문성을 살려 치밀한 조사를 펼친 끝에 ‘불가사의한 A지갑’을 그 주범으로 지목했다. 특히 공동 조사를 편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단독’ 보도를 통해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 테라에 치명타를 입힌 거래를 일으켜 ‘공격자’로 지목받고 있는 지갑이 사실은 권도형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관리하는 지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혀 주목된다.

특별취재팀까지 꾸린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웁살라 시큐리티는 일단 “불가사의한 ‘A 지갑’을 발견했다”면서 “테라 루나 ‘폭발’의 주범으로 부각된 핵심 계정인 ‘지갑 A'가 사실상 테라폼랩스(TFL)나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본인 또는 관련 당사자가 소유 또는 통제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일련의 온체인 자료가 공개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테라 붕괴 사태가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소행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는 뜻”이라며 “테라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도 이러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웁살라시큐리티와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지난 5월7일 테라 폭락 사태 이후 한 달여 동안 온체인 데이터 포렌식 기법을 통해 테라 프로젝트 붕괴 원인을 조사해왔다. “특히 세계 여러 분석업체가 공히 공격자 지갑으로 지목하고 있는 ‘A지갑’(0x8d47f08ebc5554504742f547eb721a43d4947d0a)의 거래 내역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A지갑’은 문제의 디지털 지갑에 편의상 붙인 이름이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1월부터 테라가 제어하는 A지갑은 수십억 달러 상당의 테라USD(UST)를 매직 인터넷 머니(MIM)로 교환하고 있으며 이후 테더(USDT)로 교환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USDT는 다시 TFL이나 LFG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다양한 거래소 계좌와 암호화폐 거래사로 이관됐다. “거래소의 사용자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는 거래소나 암호 거래 회사 내에서 자금의 최종 용도가 불분명하지만, 우리는(웁살라 시큐리티,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추가 조사를 위한 잠재적인 단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두 기관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관심 지갑이 확인되었다며 공개했다. 즉 △A지갑 : 0x8d47f08ebc5554504742f547eb721a43d4947d0a △지갑A(T) : terra1yl8l5dz4jhnzh6jxq6pdezd2z4qgmgrdt82k △바이낸스 사용자 계정 메모 : 104721486 (terra1ncjg4a59x2pgxvqy9qjyqprj8lrwshm0wht5) △바이낸스 사용자 계정 메모: 100055002(11ncjg4a59x2pgvqy9qjyqprlj8lrwshm0wleht5) △공탁자 : terra13s4gwzxv6dycfctvdfuy6r3zm7d6zklynzj5 (LUNC DAO), terra1t0an4m6t47rp3mj57rdfzw6lw8erxjppgwgwp △교환지갑 A : 0xa046a8660e66d178ee07ec97c585eeb6aa18c26c △교환지갑 A : 0x21ec2dbb3bfd2210a84bbc924466a70betddd572 등이다. 이에 두 기관은 “우리는 온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라-루나 폭발 사고 당일까지 이러한 지갑이 취한 조치와 주소 간의 연결, TFL/LFG 제어 지갑과의 연결을 검토할 것”이라고 밟혔다.

특히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지갑 A’의 정체에 대해 좀더 분명하고도 상세한 보도를 이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매체는 14일 단독 보도를 통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생성된 지갑 A는 협정세계시(UTC) 기준 5월7일 오후 4시32분경 만들어졌다.”면서 “미국 달러화에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UST가 가치 연동에 실패한 첫 디페깅이 일어난 것과 같은 날”이라고 모종의 ‘의도’가 있음을 내비쳤다.

또 “테라폼랩스는 이날 오후 9시44분경 그동안 테라 블록체인의 유동성을 유지해주던 디파이 서비스 커브(Curve)에서 UST 약 1억5000만개(약 1억5000만달러)를 빼냈다”면서 특히 “권도형 대표는 이를 두고 “커브에서 1억5000만달러 상당의 UST를 뺀 것은 더욱 안정적인 UST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당시 해명한 사실을 환기시켰다.

그러나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다시 같은 날 오후 9시57분경 지갑 A는 약 8500만 UST를 커브에 넣고 또 다른 스테이블 코인 USDC로 교환했다. 테라폼랩스가 일시적으로 커브에서 UST의 유동성을 제거한 지 불과 13분 만에 지갑 A가 대규모 UST 거래를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린데스크 코리아’는 다시 “지갑 A는 UST를 교환해 얻은 USDC를 북미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로 보냈다. 이 거래를 전후해 대량의 UST가 세계 여러 거래소로 입금되며 디페깅이 가속화됐고, 결국 뱅크런이 일어났다.”면서 “그 때문에 세계 여러 블록체인 분석 기업들이 지갑 A를 공격자 지갑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때는) 이 지갑이 테라를 무너뜨리려는 월스트리트 금융기업의 지갑이라는 음모론이 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지갑 A의 주인을 파악하기 위해 웁살라시큐리티와 함께 지갑 A의 자금 출처를 추적했다. 그 결과 또 다른 지갑(terra1yl8l5dzz4jhnzzh6jxq6pdezd2z4qgmgrdt82k)이 지갑 A에 대량의 UST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편의상 이 지갑을 ‘지갑 A’와는 다른 ‘지갑 A(T)’라고 불렀다. “지갑 A(T)는 테라 블록체인에서 생성된 지갑으로 웜홀(Wormhole)을 통해 UST를 이더리움 기반 UST로 바꿔 지갑 A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음을 밝히고, “웜홀은 이더리움, 테라, 솔라나, 폴리곤 등 서로 다른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가상자산을 교환해주는 디파이 서비스”임을 환기시켰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다시 “지갑 A(T)의 모든 거래 내역을 살펴보니 특이한 움직임이 포착됐는데, 지갑 A(T)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로 UST를 꾸준히 보내고 있었다.”고 전하면서 “테라 블록체인은 하나의 지갑 주소에 여러 사용자의 UST를 모아서 전송한다. 그래서 거래소는 사용자마다 아이디와 같은 기능을 하는 숫자를 부여한다. 이를 테라에서는 ‘메모(Memo)’ 기능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웁살라 시큐리티는 지갑 A(T)가 바이낸스에 보낸 UST의 메모를 일일이 확인한 결과, 지갑 A(T)는 사용자 메모 ‘104721486’으로 올해 1월5일부터 5월25일까지 1억2359만7800여개의 UST(약 1억2359만7800달러)를 보낸 사실을 알아냈다. 또 지갑 A(T)가 바이낸스로 보낸 UST 거래내역 중 가장 큰 규모는 5월7일 오후 9시40분에 이체한 1억825만1326개였음을 밝혀냈다. 이는 “테라폼랩스가 커브에서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제거(오후 9시44분경)한 것과 비슷한 시간”이라는 코인데스크 코리아의 보도다.

이런 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바이낸스 사용자 메모 '104721486'으로 UST가 입금된 내역을 보도했다. 즉, 지갑 A(T) 외에 바이낸스 사용자 메모 ‘104721486’와 거래를 한 지갑을 전수조사한 결과 ‘terra1gr0xesnseevzt3h4nxr64sh5gk4dwrwgszx3nw(terra1gr)’과 ‘terra13s4gwzxv6dycfctvddfuy6r3zm7d6zklynzzj5(terra13s)’를 비롯한 여러 지갑이 등장한 것이다. 특히 “terra1gr은 테라폼랩스가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의 지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지갑”이라며 “terra13s는 권도형 대표가 테라 붕괴 이후 새로 만든 테라2.0의 검증인(밸리데이터) LUNC DAO의 지갑인데, 이 지갑들은 서로 수천만개에서 1억개에 이르는 LUNA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결국 이런 취재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온체인 포렌식을 통해 발견한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바이낸스 사용자 메모 ‘104721486’ 지갑, LFG 지갑, LUNC DAO 지갑, 지갑 A(T), 지갑 A(T)로부터 UST를 공급받은 지갑 A가 모두 동일한 소유자의 지갑이거나 하나의 집단이 관리하는 지갑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면서 “테라폼랩스 또는 LFG가 스스로 테라를 붕괴시키는 자금거래를 한 셈”이라고 결론지었다.

(자료 : 코인데스크 코리아, 웁살라 시큐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