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메타버스 시장은…“디지털경제 패권 걸고 진검 승부”
글로벌 빅테크가 시장 선점, 국내 기업들도 만만찮은 경쟁력과 기술로 도전 암호화폐 접목한 신종 플랫폼도 활발, “콘텐츠․플랫폼․인프라․IP가 승부의 관건” 국내 스타트업들도 K-콘텐츠, 가상기술, 게임 기술을 무기로 시장 공략 중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메타버스 가상세계 생태계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메타와 MS, 애플,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군 간의 경쟁은 물론,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이더리움 등 암화화폐를 결합한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유니티, 하이버, 엔씨소프트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메타버스 시장을 장악하는 자가 ‘디지털 경제’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메타버스 시장은 인프라와 메타버스 플랫폼, 콘텐츠, IP 등과 같은 핵심 요소를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옛 페이스북에서 상호까지 바꾼 메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은 플랫폼 구축을 비롯하여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 등을 망라하며 시장을 앞서가고 있다.
메타는 이미 2014년 VR 제조사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일종의 선견지명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런 저력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킬러앱 ‘Horizon’을 선보이면서 가장 먼저 메타버스 시장에 나섰다. 애플도 이에 질세라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하면서 곧 A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MS는 콘텐츠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2014년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비디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개발자 모장 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후 2015년에는 증강현실 HMD 홀로렌즈를 통해 XR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구글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AR 기기 구글 글래스를 출시한 이후 2016년 ‘Cardboard’라는 스마트폰 기반의 VR 툴킷을 선보였다. 지난해엔 3차원 영상대화가 가능한 ‘구글 스타라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기업들도 메타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텐센트는 SNS 플랫폼에서 게임, 온라인 광고, 클라우드, 핀테크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게임개발, 퍼블리싱, 라이브스트리밍 분야에서 나름대로 글로벌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산업경제리서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아우르는 한편, 위챗, 스포티파이 등 콘텐츠 기업들에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메타버스 플랫폼과 암호화폐를 접목한 신흥 플랫폼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샌드박스(SAND)가 있다. 이는 플레이어가 NFT와 샌드(플랫폼 상의 유틸리티 토큰)를 활용하여 게임 경험을 구축하고, 소유하며 수익화할 수 있는 가상 세계다. 그 핵심은 플레이어가 NFT의 형태로 디지털 자산을 만들고, 이를 마켓플레이스에 업로드하여 샌드박스 게임 메이커를 통해 게임 속에 통합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샌드박스가 지닌 ‘메타버스성’은 이제 게임 차원을 넘어 가상세계가 ‘랜드’로 만들어져 있어 플레이어가 구매할 수 있게 한다. ‘랜드’는 샌드박스 메타버스 상의 부동산 자산을 구성하는 디지털 요소로서 그 기능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이다.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는 고유 토큰 MANA를 사용해 가상세계 내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이를 자신의 의도대로 개발하는 것이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구축된 가상세계 플랫폼으로서, 공동의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탈중앙화(디파이) 원장으로써 토지 소유권을 증명하기도 한다. 즉 가상세계에 각 토지 구획 콘텐츠를 나타내는 프로토콜이자, 유저와 컨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P2P 네트워크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가상 부동산 메타버스 플랫폼인 ‘디센트럴랜드’그 ‘메타버스성’으로 인해 유저가 오리지널 컨텐츠를 생성하고 고유의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디지털 토지 구획 소유권에 중점을 두는 플랫폼”이라고 특징을 요약하고 있다. 아무래도 게임 성격이 짙은 ‘The Sandbox’와 달리 ‘디센트럴랜드’는 NFT 가상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DJ Deadmau5와 Paris Hilton 등 80여 명의 뮤지션과 셀럽들이 참여하는 4일간의 음악페스티벌을 진행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공연을 감상하고 플랫폼 토큰 MANA로 NFT 수집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비롯해 시장 경쟁이 뜨겁다. 그 중 네이버는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분야에 가장 먼저 도전한 케이스다.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웹툰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그 밑천이 되고 있다. 특히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개발한 ‘제페토(ZEPETO)’는 가상현실 기반 플랫폼으로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가상공간 에서 사용자의 고유 아바타를 통해 현실과 유사한 일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안타 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는 코인(Coin)과 젬(Zem)이라는 자체 재화를 통해 플랫폼 내 결제가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큰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또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여 가상 캐릭터 의류를 제공하는 마케팅 플랫폼으로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이 밖에도 국내의 다수 중견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게임 개발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유니티(UNITY)는 글로벌 수준의 대중적인 서드파티 게임 엔진으로 위상을 굳히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메타버스를 통해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 태블릿, PC, 콘솔, AR/VR 기기에 활용되는 3D 콘텐츠 제작용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월간 활성화된 엔드 유저가 무려 27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HYBE)도 콘텐츠 기반의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는 유력한 기업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인사이트가 인용한 ‘좋은정보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0년 유가증권 상장 전후로 YG, JYP 엔터테인먼트 등과 협업을 통해 K-POP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회사 ‘위버스(Weverse)’를 세웠다. 또 네이버와 지분 스왑 등을 시도, 아티스트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할 뿐 아니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목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니지’ 시리즈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평정한 엔씨소프트도 메타버스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K-POP 메타버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출시하고 게임뿐 아니라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유니버스’는 아티스트와 팬들이 소통하면서 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체 ‘스튜디오(Studio)’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직접 꾸미고, 아티스트의 헤어, 의상, 소품 등을 스타일링하거나 조명과 배경, 카메라 앵글까지 직접 선택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도 있다. 또 자체 플랫폼 기반의 라이브 콘서트 ‘유니-콘’에서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등 확장현실(XR)이 적용된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도 활발하게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평가원의 인사이트를 보면 그 중 ‘자이언트스텝’은 광고 VFX(Visual Effect) 사업을 시작으로 게임, 영화, 영상 제작 등의 영상 처리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콘텐츠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회사는 가상인간, 실감형 콘텐츠를 생산해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AI 기반의 리얼타임 콘텐츠와 VFX, CG 제작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스코텍엔터테인먼트와 벤타브이알 등 다수의 스타트업들도 메타버스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스코텍엔터테인먼트는 세계 최초로 VR 건슈팅 게임을 상용화했으며, VR복합문화공간인 VR SQUARE를 개설했다. 벤타브이알은 교육용 메타버스인 ‘벤타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역사 유적지, 미술작품 등을 XR 실감 스캔이나 모델링한 것으로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이다.
<자료 : 과학기술평가원 ‘인사이트’,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