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창업생태계

2022-03-03     오준일

방글라데시는 비록 개발도상국이지만,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고 인재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역동적인 나라다. 방글라데시의 창업생태계를 살펴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첫번째로 주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와 주요대학의 창업프로그램, 방글라데시 정부지원 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방글라데시는 1억 6천5백만명의 인구에다, 인도와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뱅골만에 있는 국가다. 2월 21일 (월)은 방글라데시 국경일이었다. 또 UNESCO가 제정한 국제모국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이었다.

2021년 창업한 방글라데시 스타트업 기업은 2,000여개다. 인구나 산업군에 비해서 스타트업 창업은 많지가 않은 편이다. 터키가 3만개인 것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그 중 스타트업 양성 및 투자기관으로 ‘Startup Bangladesh’가 있는데, 이는 10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다. 창업 프로그램은 3개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와 연계되어 있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Startup Bangladesh’의 강점이다.

‘Starup Bangladesh’는 Idea(Innovation Design and Entrepreneurship Academy)라는 기관에서 창업교육도 하고 있다. iDEA는 방글라데시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이기도 하다.

또 다른 창업 투자 및 양성기관은 ‘Grameenphone Accelerator’이다. 이는 1983년 치타공대학교 (University of Chittagong)에서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무함마드 유누스에 의해 설림된 그라민 은행이 대주주로 있다. 그라민 은행은 사회적 기업이자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고 있다. 무함마드 유누스는 특히 마이크로 크레딧으로 이를 주도하면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이크로 크레딧을 제공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지만 무함마드 유누스는 이들에게 소액 대출을 하는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것이다.

‘Grameenphone Accelerator’는 통신사인 그라민 통신의 투자를 받아서 이미 6기의 창업교육을 통해서 44개의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다카 카스트(Dhaka Cast) 등 스타트업 기업의 엑설레이팅을 지원하고 있다.

‘SBK Tech Ventures’도 창업 투자 및 양성기관으로 이름이 높다. 이 기관은 2021년 11월에 출범한 신생 창업 투자회사다. 방글라데시 국내에서 초기 창업 단계의 투자를 하고 있다. 주요 투자 분야는 에듀테크, 핀테크, 블록체인, 재생에너지, 인공지능 분야 등이다. 방글라데시 전체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의 액셀러레이터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Ygap accelerator’도 역시 활발한 창업 투자 및 양성기관이다. 이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 재무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트캠프를 통해 스타트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방글라데시 대학들의 창업교육도 비교적 체계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그중 ‘NSU 대학교(North Sourh University)’는 방글라데시에서 창업 교육을 가장 적극적이고 열심히 운영하고 있는 다카 사립대학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NSU SBE(School of Business & Economics)’ 중심으로 창업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곳 NSU 대학교 학생들의 창업교육은 NSU 졸업생 출신의 창업 선배들이 멘토링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 만큼 NSU는 방글라데시에서 등록금이 비싼 사립대학으로 명망을 높이고 있다.

이 대학에는 ‘NSU Startups Next’라는 별도의 창업공간이 있다. 이는 NSU SBE 건물 9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 대학에서 인재 양성에 힘쓰는 대부분의 교수들은 미국, 영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후 방글라데시로 돌아와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들이다.

2001년에 설림된 ‘BRAC University’ 또한 방글라데시의 유명 사립대학으로서, MIB (Mapped In Bangladesh)를 통한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 방글라데시 공과대학인 ‘BUET’(Bangladesh university of Engineering and Technology) 역시 적극적으로 창업교육에 임하고 있다. 이곳엔 579명의 교수와 5636명의 학부생이 재학 중이다. 공과대학 특성상 공대 학생들의 창업을 인큐베이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포딜 대학교 역시 창업대학으로 유명한 방글라데시의 사립대학이다. 다포딜 그룹이 운영하는 다포딜대학교 (Daffodil International University)는 창업학과 재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자금을 종잣돈으로 삼아 창업을 하고 있다.

다포딜 그룹은 컴퓨터, 정보통신 등 ICT 계열사가 많은 그룹이다. 다포딜그룹의 CEO인 ‘모하마드 누루자만(Mohammad Nuruzzaman)’은 다포딜 대학교의 창업한 학생들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한편 방글라데시 중앙은행과 ‘BRAC Bank’는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방글라데시 창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 공유자동차 스타트업인 ‘Pathao’는 고젝(Go-Jek)으로부터 1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핀테크, 에듀테크 기업 등의 투자도 활발한 편이다. 그래서 방글라데시의 창업생태계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오준일(과학기술정보통신부 SW200 고성장PD, Koica-ODA 방글라데시 다카대학교 SW창업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