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메타노믹스’ 선언…실천적 메타버스 비전 발표

‘소유경제’, ‘Defi에서 DAO로’, ‘메타우주 속의 작업’, ‘산업 전반으로 기회 확대’ 등 구체적 전략과 비전 제시…“실체없는 막연한 개념” 지적받은 메타, 아마존 등과 대조

2022-02-18     김홍기 기자
J.P모건의 홈페이지 캡처 화면.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미국의 금융기관 중 최초로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J.P 모건이 17일 ‘메타노믹스’란 개념을 제시, 관심을 끌고 있다. ‘메타버스로 주어진 기회’라는 브리핑 자료를 통해 J.P 모건은 ‘메타노믹스’라는 아젠다 위에서 자사의 메타버스 사업이 펼쳐질 것이란 비전을 공개한 셈이다.

메타플랫폼(페이스북)이나 아마존, 애플 등 기존 빅테크들의 경우, 각자의 메타버스 전략이 막연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J.P모건은 ‘메타노믹스’라는 구체적 비전을 제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모건은 ‘메타노믹스’의 하위 개념으로 ‘소유경제(Ownership Economics)’, ‘DAO’(Decentralization Autonomous Organization), ‘메타우주 속의 작업’, ‘산업 전반으로의 기회 확대’ 등 4가지를 꼽았다. 이는 그 동안 “실체없는 마케팅 사기”라는 혹평까지 들으며, 그 실체가 막연하다는 지적까지 받아온 메타버스에 대한 전례없이 명확한 개념 정리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본래 메타노믹스는 새로운 용어나 개념은 아니다. 지난 2007년에 미국 코넬 대학교수인 롭 블룸필드가 이 용어를 구사하면서 강좌를 연 적이 있다. 당시 블룸필드가 다룬 많은 ‘메나노믹스’라는 주제가 이번에 J.P모건에 의해 다시 소환된 것이다. 특히 J.P모건의 ‘메타노믹스’는 블룸필드보다 더욱 현실적이고 실체가 분명한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는 점에서 크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J.P모건은 ‘메타노믹스’에 대해 “거의 모든 시장 영역에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구체적으론 “온라인 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든 아바타나, 자신이 입고 있는 것을 바꾸고 싶을 때, 살 수 있는 것”이라며 “가상으로 검색한 후 선택할 수 있는 디지털 브랜드 의류 전시실이나, 미술관과 같은 작은 사업을 해도 된다”고 했다. 또 “최신 혹은 위대한 컬렉션을 전시하거나 가상 개인 클럽을 전시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J.P모건의 ‘메타노믹스’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소유경제’다. 이에 대해 J.P모건은 물리적 부동산 시장과 디지털 부동산 시장 사이의 유사성을 들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웹 3.0’의 등장으로 소유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가상의 집을 개인의 소유로 하고 싶은 경우 디지털 자산으로 토큰화된 집이나 땅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센트랜드와 같은 이더리움 기반 플랫폼은 이미 판매되고 있다.”고 환기하면서 “사람들이 개발할 수 있는 가상 부동산은 크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했다.

실제로 J.P모건에 의하면 미국에서 가상 부동산의 경우 2021년 한 필지의 평균 땅값이 6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주요 웹에선 6월에 6천달러하던 것이 12월엔 1만2천달러로 뛰어올랐다. “이는 일부 기업들도 구매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고, ‘가상 상점’과 같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가상 공간을 늘린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소유경제 다음으로 J.P모건이 주목한 것은 ‘DeFi에서 DAO로’라는 최근의 경향이다. 이에 따르면 가상 부동산 시장은 신용, 주택담보대출, 임대 계약을 포함한 실제 세계에서 이제 ‘탈중앙화 금융(DeFi)’ 세계로 변해가고 있다. 즉, 블록체인 토큰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세계에서 자산 거래와 탈중앙화된 금융 회사들이 자율적인 거래를 이어가는 것이다. 다른 말로 이는 ‘분산형 자치 조직(DAO)’이다. 즉, DAO는 원본 대차대조표를 다중 인증 지갑에 연결, 저당권을 설정하는 등의 자산 거래도 가능하게 한다.

‘메타노믹스’의 본질적 기능은 역시 ‘메타우주’에서 일과 활동을 하는 것이다. J.P모건은 “공급과 수요의 역동성이 더 많은 사람들을 메타 경제로 내몰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필요로 할 것이고 생성될 것”이라며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기회들도 더욱 늘어나고, 가상 환경에서 소비되는 제품들이 생성되며, 창조적인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파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나이키 사례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나이키는 디지털 및 물리적 상품을 함께 거래한다. NFT 소유자들은 NFT와 일치하는 물리적 운동화를 받고, 아바타, 공간,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경매에선 스니커즈 운동화 가격이 한 켤레에 1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메타버스 공간에선 ‘긱’ 노동자들의 활동도 많아진다. 예를 들어 가상 파티나 가상 음악 공연 등을 하기 위해선 가수나 DJ를 고용할 수 있다. 때론 “가상 콘서트는 물리적 콘서트보다 수익성이 더 높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포트나이트에서 열린 주요 콘서트는 4천500만 명의 사람들이 관람했고, 상품 판매를 포함하여 약 2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이처럼 메타버스 우주에선 가상 세계에서의 광고 경험을 비롯해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수많은 플랫폼이 등장한다. 실제로 “게임 내 광고 지출은 2027년 184억 1천만 달러에 이를 예정”이라는게 J.P모건의 예상이다.

J.P모건은 또 “‘메타노믹스’는 산업 전반으로 (메타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의 기회를 확대해갈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과 소비자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기업과 기업 간의 거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도 크다. 이를 위해 J.P모건은 새로운 장비와 부품을 구매하는 제조업체를 사례로 들었다.

현재는 이런 거래는 브로슈어나 이메일을 받는 것에서 시작한다. 정적인 2D 사진이 포함된 PDF를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곤 한다. 그러나 메타버스에선 사용자가 직접 가상 시뮬레이션 등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가상 환경에 데모룸이나, 공단을 건설할 수도 있다. 거대한 규모의 공장이나 산업 공간에 대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로봇 시스템과 물리적 환경이 상호 작용하게 할 수도 있다.

J.P모건은 또 “메타우주의 가장 큰 가능성 중 하나는 그것이 대규모로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라며 “신흥 시장이나 개척 시장의 소비자를 위해 시장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확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저소득 국가의 근로자들이 서방 세계의 기업에서 (가상 공간을 통해)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가상의 이민을 가서 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도 있는 등 VR 세계가 한껏 펼쳐지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대규모로 기회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모든 도시에 점포를 두는 대신, 주요 소매업체는 글로벌 허브를 건설할 수 있고, 수백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메타우주에 있다”면서 “메타우주에선 또 게임, 스포츠 베팅, 그리고 스포츠도 큰 변화를 촉진할 것이며, 라이브 스포츠를 위한 현금 없는 디지털 게임을 지원하는 인프라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은 이런 진단과 함께 자사의 ‘메타노믹스’ 비전을 다시금 분명히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우주에서 현실과 같은 작업 공간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또는 포트나이트에서의 콘서트처럼 쌍방향 디지털 세상이 제공하는 기회는 끝이 없다”면서 “메타우주는 어떤 식으로든 모든 인간 삶의 구역으로 침투할 것이며, 앞으로 수 년 내에 시장 규모가 1조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회사는 그러면서 “유연한 금융 생태계를 통해 사용자는 데이터 센터와 데이터 센터 간에 원활하게 연결할 수 있게 한다. 물리적 및 가상 세계, 즉 지불 및 금융 인프라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상호 운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자사의 ‘메타노믹스’ 전략의 일환을 소개했다. 결론적으로는 “이를 위해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새로운 기술을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토큰화와 디지털 아이덴티티를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지속적인 혁신과 금융 거래 및 지불을 조직하는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비전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