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3.0’이란게 있기나 한가?…실체 두고 논란

“디지털 자산 이외의 효용은 없어…사기나 다름없는 마케팅 수법” “빅 테크 권력 탈피, 블록체인․가상세계 결합, 부가가치 창출 분산형 웹”

2022-02-14     전윤미 기자
사진은 웹2.0 시대의 모바일과 인공지능을 소개하는 이미지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대안으로 새로 등장한 웹 3.0의 실체와 효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웹 3.0 예찬론자들은 이는 메타버스와 함께 ‘차세대 인터넷’의 총아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다. 더욱이 분산(디파이)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산업적 결과물을 창출하는 유용한 도구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그 실체 또한 모호하다”며 비판적 시각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마케팅을 위한 실체가 없는 사기 수법”이란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그 때문에 웹 3.0 회의론자들과 예찬론자들 간의 대립이 격화되며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격론이 펼쳐지거나, 웹 3.0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가 맞서고 있다.

‘위키백과’ 해설에 의하면 웹 3.0은 컴퓨터가 시맨틱 웹 기술을 이용하여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웹 기술을 말한다. 여기서 ‘시맨틱 웹’은 컴퓨터가 정보자원의 뜻을 이해하고, 논리적 추론까지 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웹지능화 내지 개인화된 맞춤형 웹이다. 기존의 수동적인 인터넷을 뛰어넘는 능동적이고 지능화된 웹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시장 분석 및 컨설팅 전문업체인 ‘스트라베이스’는 이에 대해 “특히 해외에선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들이 웹 3.0이 기존 거대 플랫폼이 장악한 시장에서 새로운 승자를 만들어낼 기회로 여기고 있다.”면서 “최근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웹 3.0에 관한 담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특히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중앙집중형 인터넷의 대안으로 웹 3.0이 등장했다. 이는 초기부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분산형 웹”이라는 기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트위터나 레딧(Reddit) 등과 같은 일부 기업은 이미 웹 3.0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의 일부 벤처캐피털 기업들도 웹 3.0에 주목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스트라베이스’는 그래서 “벤처캐피털이 주도하는 웹 3.0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지만, 웹 2.0의 폐쇄적 구조를 혁신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들을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그러나 웹 3.0에 대한 한껏 부푼 기대도 여전하다.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메타버스 컨셉트가 NFT와 결합할 경우, 향후 웹 3.0 시대를 열며 1조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시 말해 가상세계와 결합된 웹 3.0이 분산화 기반에서 개인의 부와 부가가치를 무한 증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특히 블록체인 업계를 중심으로 부상한 웹 3.0은 데이터가 분산화되어 저장되고 데이터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이란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반의 웹 3.0라는 것은 그 실체가 여전히 불분명한 마케팅 사기일뿐”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특히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창립자이자 현재 ‘블록’ 창업자인 잭 도시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은 최근 ‘월스크리 저널’의 ‘테크’ 섹션이나, ‘블룸버그’이 미니 인터뷰 등을 통해 웹 3.0에 대한 자신들의 부정적 견해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잭 도시는 현재 ‘웹 3.0’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유력 벤처캐피털사들에게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또 트위터를 통해 ‘웹 3.0’에 대한 비판을 주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웹1.0이나 웹 2.0의 경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직관적인 편리함’을 선사했지만, ‘웹 3.0’은 디지털 자산의 거래 외에는 사람들에게 주는 긍정적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반의 ‘웹 3.0’이 디지털 자산의 거래 이외에 사람들에게 어떤 효용을 가져다줄 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면서 “‘웹 3.0’ 예찬론자들이 주장하는 ‘권력의 분산화’도 대부분 이론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또 “아무리 처음엔 흥미롭고 놀라운 기술이라고 해도, 늘 의도치 않은 부작용과 결과가 뒤따를 수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여 사용된다고 해도, 웹 2.0의 폐쇄적 구조나 빅테크의 독점 등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고 했다.

그러나 앞서 ‘스트라베이스’는 별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웹 3.0’은 사람들이 시공간과 금전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다수의 IT 종사자들이 이미 잘 정착된 웹 2.0 기업을 벗어나 웹 3.0을 추구하는 이유”라고 이를 긍정하는 시각을 소개하기도 했다. 즉, “‘웹 3.0’의 핵심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의 ‘리브랜딩’이며, 이러한 기술은 중앙 권력이나 인간의 개입 없이 상호 간 거래를 검증하고 기록하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스트라베이스는 특히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과 벤처캐피털사들의 말을 빌려 “과거에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 비트코인 거래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디지털 예술이나 디지털 토지, 그 밖의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물건의 거래에 사용되고 있으며, 다른 게이머에게 팔 수 있는 디지털 아이템 획득을 통해 실제 돈을 벌 수 있는 플레이투언 게임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웹 3.0’ 지지자들은 “‘웹 3.0’이 단순히 디지털 자산의 수집이나 거래를 넘어 인터넷 전체를 재창조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특히 메타플랫폼의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플랫폼으로부터 주도권을 되찾고, 플랫폼을 구축하여 사용하는 사람들이 소유권도 갖게 될 것이라는 개념”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선 긍정적 전망과 평가가 다소 우세한 가운데, 그 ‘실체없음’과 무용함을 주장하는 시각도 여전히 팽배해 양자 간의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