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세계 3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세계 게임시장 제패” 노려

‘콜 오브 듀티’나 ‘오버워치’ 등 인기 게임들, MS의 Xbox에 귀속 “장차 닌텐도 인수도…” 예상, “궁극적으론 ‘메타’ 견제하며 메타버스 시장 공략 ”

2022-01-20     전윤미 기자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 '콜 오브 듀티'.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3위의 게임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약 700억 달러에 인수할 것으로 하면서 세계 게임 시장의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콜 오브 듀티’나 ‘오버워치’ 등의 인기 게임들도 MS의 Xbox에 속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MS 자체가 로불룩스나 닌텐도, 소니 등을 추월하며 최대의 게임 왕국으로 도약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선 이를 통해 메타(페이스북)를 견제하며, 메타버스 시장을 장악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MS의 조치는 전문가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획기적인 거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선 양자의 흡수 병합이 최총적으로 이뤄지기까진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몰라 아직은 성사 여부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MS 게이밍의 CEO 필 스펜서는 18일(현지 시각) 엑스박스 와이어에 올린 블로그 글에서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캔디 크러쉬 등을 만든 개발자들(회사)이 가까운 미래에 엑스박스 팀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발표, 이를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면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합친 게임 사업은 그 규모가 얼마나 될까? 게임업계 전문가들이 대충 추정한 바에 의하면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게임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소니보다 약간 못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년 이후엔 소니를 추월하여 닌텐도에 이은 세계 3위에 랭크될 것으로 추산되었다.

2013년, 엑스박스 원을 출시한 후 MS의 게임 사업은 부침이 있었다. 그럼에도 역대 CEO들은 게임산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인수․합병 등 다양한 도전을 계속해왔다. 직전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가상 월드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MS로 하여금 윈도우를 제외한 모바일과 플랫폼 사업에 힘을 실어주었고, 특히 젊은 층을 사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 엑스박스와 PC게이머들에게 비디오 게임 제작사 클라우드 도구를 판매하고, 게임 구독료 수입에 주력했다. 당시 나델라는 또 마인크래프트 게이머, 링크드인 구직자, 깃허브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같은 다양한 사용자 커뮤니티를 확보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2020년, MS는 게임 콘텐츠의 최상위 그룹에 간 큰 배팅을 했다. ‘엘더 스크롤 앤 둠’ 출판사인 제니맥스 미디어(ZeniMax Media Inc.)에 75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틱톡, 핀터레스트, 디스코드를 인수하려는 공작은 실패했다. 이런 노력은 게임 회사가 제공하는 거대한 오픈 월드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그런 끝에 마침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천문학적인 금액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MS의 이런 인수 합병 노력은 이제 목표를 달성한 것인가. 전문가들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MS는 최근 라인업을 크게 늘리기 위해 모장, 닌자 이론, 옵시디언, 인실, 더블 파인, 임펄션 게임즈,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등을 두루 인수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그런 기세라면 MS가 장차 닌텐도와 합병하지 말란 법도 없다‘고 가정했다. 물론 아직은 이런 발상에 대해 게임업계는 ‘웃어넘기는’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로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적지 않다. 1월 14일 현재 닌텐도의 순자산은 593억 9천만 달러이지만, MS는 결국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이번에 인수계약이 맺어지게 된 것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측의 시장 분석 결과이기도 하다. 블리자드는 “텐센트, 넷이즈, 소니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와 넷플릭스 등이 등장하게 됐다”면서 “우리는 다음 몇 년 동안 그것을 검토하고 있었고, 우리의 생산 계획에 대해 실행할 수 있는 수천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AI,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특별히 구축된 클라우드 및 사이버 보안 등에는 필요하지만, 자사에겐 없는 분야이며, 굳이 이를 확보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이란 판단이다.

당분간 액티비전은 MS의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독립적으로 계속 운영된다. 그러나 MS는 2023 회계연도에 모든 것을 마무리 짓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공식적으로 엑스박스 팀의 일부가 될 것이고, 엑스박스 게임 목록에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MS는 특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 등과 같은 대형 AAA 프랜차이즈를 인수하는 데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또한 모바일 게임 개발의 본거지란 점도 더욱 그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