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소용없어? “중국 2030년엔 세계 1위 반도체 강국”

미국의 온갖 견제와 차단 불구, 반도체 산업이 급속 성장세 구현 중국 정부 ‘반도체 자립’ 위해 화웨이, 샤오미 등과 천문학적 투자 “당장 2224년부터 한국, 미국 이은 세계 3위에 랭크” 전망도

2022-01-15     전윤미 기자
사진은 중국 선천 박람회장 전경.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미국이 온갖 수단을 다해 제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오는 2024년이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에 랭크될 만큼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기관인 IC인사이츠나 세계반도체산업협회(SIA), 디지털 매체인 ‘디지타임즈’ 등 해외 언론과 관련 기관들은 “미국 정부의 집요하고도 강력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0년부터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대만과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전망과 분석을 종합하면 이런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면 중국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 동안 급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SIA는 “그 결과 2030년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24%에 도달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IA 블로그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산업은 2020년에 무려 30.6% 성장했다. 팹리스, IDM, 파운드리, 반도체 조립·시험(OSAT) 부문에서 각각 연간 36%, 23%, 23%의 경이로운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은 2020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9%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대만을 앞질렀다. 이런 속도라면 멀지 않아 일본과 유럽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디지타임즈’는 특히 “중국의 팹리스 반도체 서브세그먼트는 반도체 수출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2015년 10%에서 16%로 세계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미국,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 내역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웨이퍼 용량에서 중국이 전 세계 전체의 26%를 차지했고, OSAT 상위 3개 외주업체가 총 35% 이상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IC인사이츠와 SIA는 특히 “중국은 이미 2021년에 28개의 추가 팹 건설 프로젝트에 260억 달러의 신규 자금 지원을 발표했는데, 대부분 성숙한 가공 노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그 이유를 천문학적 수준의 정책적 지원으로 돌렸다. 즉 “정부 보조금과 유리한 세제 혜택에 힘입어 민간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돈을 쏟아부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샤오미, 알리바바 등 가전업체나 이들의 OEM 업체들은 칩을 자체 설계하여 SMIC나 화홍과 같은 국내 파운드리 제조업체들이 제조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IC 주권과 자급자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SIA는 또 “2020년 한 해에만 1만5000개에 가까운 반도체 스타트업이 설립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GPU, EDA, FPGA, AI 컴퓨팅 등 하이엔드 칩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IC 설계 기업”이라고 밝혔다. SIA가 인용한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반도체 분야에서 35만개 이상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80%가 최근 5년 이내에 등록됐으며, 30%가 지난 12개월 이내에 등록됐다. 멀리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끊임없이 신생 반도체 기업들이 줄지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 신생 스타트업들은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군이 지원하는 풍부한 자금 외에도 화웨이 등 현지 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화웨이 역시 '허블기술투자펀드'를 통해 중국 반도체 공급망 기업 56곳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미(美) 실리콘 생태계가 (중국 내에) 형성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물론 미국이 SMIC나 화웨이에 강력한 제재를 가한 것이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막아내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반도체 관련 기술매체들을 종합하면 중국의 반도체 미래는 장밋빛이다. 향후 3년간 중국은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다른 반도체 강국들이 지금의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어떻게 될까. 그럴 경우 2024년까지 중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 점유율 17.4%를 차지하며 11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SIA는 전망했다.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시장점유율에서 미국과 한국에 이어 3번째로 큰 반도체 강국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반도체 소비 측면에서도 중국이 지난 10년간 3배 증가율을 기록했다. ‘디지타임즈’가 인용한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소비 시장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20% 미만에서 2019년 60%로 성장했다. 이를 두고 SIA는 “미국의 지배력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급부상은 미국 기업들이 과점 우위를 누리고 있는 반도체 제조장비, 전자설계자동화(EDA) 도구 등의 분야에서는 아직 역부족”이라면서도 “미국이 부채로 인한 연구개발(R&D) 예산의 제약과, 반도체 인재 부족,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 증가 등으로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