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AI가 대출 심사…‘AI 대출 솔루션’ 확산
AI․빅데이터로 정확한 시세 파악, 대출 리스크도 정확히 판별 대출심사시간, 종전의 10분의 1 ‘합리적이고 신속․정확한 대출 가능’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금융권에서 AI기술을 활용한 대출 심사 시스템이 점차 실용화되고 있다. 이미 디지털 금융의 차원에서 각종 IT기술을 금융업무에 적용하는 경우는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신용정보를 기반으로 대출 창구에서 대출 수요자에 대한 다각도의 ‘환경’과 조건을 고려한 대출 심사에도 AI기술이 접목,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주 킨텍스에서 열린 ‘2021디지털대전환엑스포’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여럿 등장했다. AI와 대출심사를 결합한 기법은 대체로 유사한 포맷과 내용을 갖고 있다. 그 중 “국내 최초”임을 강조하는 한 시중은행의 경우가 전형적 사례다. 이는 ‘최적의 부동산 데이터 커스터마이징’이란 메시지를 내건 빅데이터 기법이다.
대출을 신청한 개인이나 기업에 대해 AI분석에 의한 다각도의 데이터 마이닝이 이뤄진다. 여기엔 학군정보, 지역정보, 매물정보,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실거래가, 부동산 공동데이터 등이 기반이 된다. 그런 다음 부동산 매매가격 예측 모듈과 부동산 경락가격 예측 모듈을 구축한다. 즉, 대상 물건이 얼마에 팔리고, 만약 나중에 경매에 넘겨질 경우 어느 정도 가격선에 낙찰된 것인지 등을 미리 예측해보는 것이다.
또 부동산 유동성 평가 및 예측 모듈, 부동산 현금 흐름 정밀평가 모듈도 이런 절차의 연장선이다. 다음 단계로는 AI에 의한 자동권리분석 모듈이나 등기부등본 분석 모듈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연어 처리와 유료경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담보 대상 물건의 실거래가를 산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이를 통해 담보 물건에 대한 개별 분석은 물론, 관리 변동에 따른 프로세스, 부동산 지식 DB 등을 구축한다. 또 사용자 알림 기능과 운영․관리 프로세스, 연체 발생시 출구 전략 분석 등도 이행하도록 설정한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한 해당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 동안 KB국민은행 시세와 은행 자체의 신용평가 제도에 의존해오던 것보단, 훨씬 더 정밀하고도 현장 밀착형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대출심사는 물론, 각종 자산 관리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이렇게 구축된 AI대출시스템은 대출 창구에서 담보가액을 신속,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개인의 경우도 담보가격 산출 프로세스를 단순화함으로써 신속한 대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대출 실행 후에도 담보에 대한 권리변동을 추적하기 쉽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런 시스템을 가동해본 또 다른 제2금융권 관계자는 “최대로 10분의 1로 대출에 걸리는 업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오차율도 3.22%에 불과했다”면서 “더욱이 최근 비대면으로 가능해진 담보대출 심사에는 매우 유용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보통 대출심사를 위해 부동산 공부를 개별 조회하고, 실거래가 위주의 시세파악을 통해 대출 시점의 객관적 가격이나 담보가액을 평가하는데는 어려움이 뒤따랐다. 또 해당 물건의 권리변동, 즉 후순위 대출이나 압류, 가압류 등과 같은 경우를 실시간으로 변동, 추적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AI대출 시스템을 적용한 후엔 이런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출심사를 위한 서류 조회와 심사는 물론, 부동산 공부 데이터의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해졌고, 권리변동 상황도 AI로 미리 조회하고 그 위험도까지 사전에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평소 30분 이상 걸리던 기본적인 심사 시간이 불과 3분으로 줄어들게 되었다는게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같은 편리함과 이점으로 인해 AI 대출 솔루션은 금융기관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